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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안부
이언주
달아실 202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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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가능의 세계
빈집 재생 프로젝트
고스팅
조드
파랑주의보
모두의 안부

발문 _ 고스트하기, 노마드하기 ? 구효서

저자 소개 1

1998년부터 대만과 중국 여러 도시에서 거주하다가 2023년 돌아왔다. 2011년 서정시학으로 등단, 시집 『그림자 극장』을 펴냈으며 세종 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 2018년 재외동포 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소설 창작을 시작했다. 2019년 무영 신인문학상, 202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했다. 같은 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받아 소설집 『크라잉 게임』을 출간했으며, 인천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로 『모두의 안부』를 출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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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133*200*20mm
ISBN13
9791172070847

출판사 리뷰

구효서 소설가는 발문 〈고스트하기, 노마드하기〉에서 이언주의 소설을 “비존재를 통해 현재의 관계를 비추는 서사”로 읽는다. 고스팅은 관계를 파괴하는 행위가 아니라, 기존 관계의 규범과 위계를 벗어나기 위한 탈주이며, 사라짐은 타인과의 연결을 완전히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 가능성을 향한 이동이다. 이때 인물들은 고립된 개인이면서도, 역설적으로 서로의 상실을 통해 연결된다. 이언주의 소설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실종, 고스팅, 죽음, 귀신과 유령의 이미지는 단순한 설정이 아니라, 현대 인간관계의 단절과 정서적 소외를 형상화한 은유다.

한편, 이언주의 소설집 『모두의 안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인간실격』에서 다자이는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 실패한 개인의 내면을 통해,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 상태를 고백문 형식으로 드러낸다. 『모두의 안부』 속 인물들 역시 사회적 규범과 관계의 언어에 끝내 적응하지 못한 존재들이다. 그들은 웃음과 예의, 정상성의 가면을 쓰지 못하거나 쓰기를 거부하며, 그 결과 관계의 바깥으로 밀려난다. 이언주의 소설에서 반복되는 실종과 고스팅은 다자이가 말한 ‘인간실격’의 현대적 변주로 읽힌다. 인간관계에 실패한 개인이 스스로를 삭제하거나, 사회로부터 지워지는 방식이다.

물론 두 작품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인간실격』이 자기 파괴적 고백을 통해 존재의 붕괴를 밀어붙인다면, 『모두의 안부』는 붕괴 이후에도 남는 생의 감각, 그 가능성에 주목하며 우리에게는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언주 작가는 말한다. “삶은 여전히 견디기 어렵고, 관계의 단절 속에서 유령처럼 떠돈다 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삶에 타인의 삶에 안부를 물어야 한다.”고. 그의 소설집을 덮으며 니체의 “아모르 파티(Amor Fati)”를 떠올리는 까닭이다.


“잘 지내?”
잘 지내느냐고 묻는 말에 굳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수도 없고,
잠자코 나는 자신에게 되묻는다.
“정말 괜찮은 거야?”

스무 해 가까이 해외를 떠돌며 살았다. 아직도 잠이 들면 어디론가 떠나고, 길을 잃고 헤맨다. 중심에서 멀어져 있던 시간만큼 세상은 낯설기만 하다.
어느 날, 지인에게서 『크라잉 클럽』에 가입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멈칫하고 서서 한 글자 한 글자를 곱씹으며 읽었다.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 때문에 눈물이 나려 했다.
소설 공간에서, 밤이 되면 이국의 카페에 모여 우는 사람들. 낮이 되면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우사모(우는 사람들 모임) 회원과 함께하겠다니…….
누구나 마음에 뚫린 구멍 하나씩 껴안고 살아가는 모양이다. 국외자인 그들을 보며 ‘친밀한 우리’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위안이 될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힘을 내 다시 쓰기로 했다.

여섯 편의 중·단편을 묶어 소설집을 내게 되었다. 교정을 보며 찬찬히 다시 읽었다.
현재는 해남으로 가겠다고 했다. 나도 현재를 따라나섰다. 해남은 땅의 끝답게 멀고도 멀었다. 비행기를 탔더라면 지구 반 바퀴를 날아갔을 시간에 겨우 닿을 수 있는 거리였다. 그러나 바닷가의 특별한 인상이 없었다. 땅끝까지 가려면 또다시 차를 갈아타야 했다.
지친다, 정말.
현재의 탄식이 귀에 맴도는 듯했다.
환경이 바뀌면 글도 달라질 거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달라질 것이 없었다.
가도 가도 길은 끝나지 않고,
길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다.

문득, 사람들의 안부가 궁금하다.
모두가 덜 외로웠으면 좋겠다.

2025년 겨울
백련재에서 이언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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