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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9
마주 앉아 47 빛의 무게 81 먹을 잇다 117 블렌딩 145 다완 175 블랙 207 해설 그림자를 그리고 빚는 이들의 연대기-조형래 236 작가의 말 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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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유 작가의 문장은 간결하지만 밀도가 높고 내면의 미세한 결을 섬세하게 비춘다. 겉으론 잔잔하지만 안에는 오래 눌러둔 감정의 떨림이 흐른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상실과 불안을 안고 하루를 살아간다. 작가는 그들의 침묵 속에서 희미한 숨결을 읽어내며 삶을 체념이 아닌 미세한 빛의 흔들림으로 그려낸다. 그의 세계에서 인물들은 한 조각의 기억, 한 줄기의 빛, 혹은 사라진 목소리를 붙잡듯 시간을 살아간다. 그들은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만의 언어로 삶의 결을 만들어간다. 그래서 소설을 읽고 나면 인물들의 시선이 오래 남는다. 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삶은 여전히 반짝인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전한다. - 문순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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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유의 소설은 색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빛과 색이 먼저 감정을 불러내고, 그 감정이 다시 인물을 움직이게 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를테면 그의 노란빛은 따뜻함보다는 임종 직전 어머니 앞에 나타난 ‘노란 새’처럼 부재의 상징이자 잔열의 이미지다. 희망이 아닌, 잃어버린 희망의 온도를 드러내는 무늬에 가깝다. 회색과 잿빛 또한 다르지 않다. 병실 바닥과 지친 얼굴의 빛바랜 윤곽, 일상에 내려앉은 먼지의 색까지― 이 잿빛 명도는 눈물이나 분노보다 더 오래가는 감정, 견디는 자들의 시간을 뜻한다. 그리고 곳곳에 번지는 검은색. 이 검정은 어두운 기억의 가장 깊은 층위와 맞닿아 있다. 과거의 폭력과 상처의 응어리, 사라지지 않는 기억의 다른 이름이며, 한 번 묻으면 쉽게 지워지지 않는 얼룩처럼 우리의 결핍을 도드라지게 드러낸다. 이 밝음과 어둠, 명도와 채도의 변주는 과연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송은유는 그것이 우리가 우리 자신을 드러내는 유일한 지도, 빛보다 빛이 스며들지 못한 자리를 그려내는 지도라고 믿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이 소설집은 하나의 색채학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우리 마음속 어딘가에 남아 있는 미세한 명암의 결을 더듬어 구분하는 색채학. 송은유는 지금 그 색채의 근원을 묻고 있다. - 이기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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