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에 대해서 우리는 결코 다 알 수 없다. 안다고 말하는 소설은 거짓말이리라. 하지만 그가 머물렀던 장소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그 장소가 허름한 집이든, 작은 방이든, 풀숲이든, 동굴이든 상관없다. 그 장소를 끝내 재현해낼 수만 있다면, 우리는 그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유영은의 소설은 바로 그 믿음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그의 인물들은 더듬거리며 쓰레기 수거함을 청소하고, 인공 숲을 거닐고, 함께 걷던 골목으로 다시 들어선다. 그 작은 차이, 그가 부재한 공간의 미세한 어긋남이 낯선 정동을 불러온다. 그리고 우리에게 묻는다. 기억의 구조와 감정의 구조, 공간의 구조는 사실 서로 닮아 있는 것이 아닐까? 그것들이 닮아 있다면 그 안에서 계속 머물러도 괜찮지 않을까? 그 덧없는 마음이 유영은 소설의 에너지가 되었다. 사라진 사람과 잃어버린 시간을 끝내 밀어내지 않고, 함께 살아갈 자리를 마련하는 것. 이 소설은 바로 그런 집이 되었다. 그 집에 많은 독자들이 찾아와, 저마다의 상처와 상실을 잠시 내려놓고 함께 머무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