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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심란한 날에도 기쁜 날에도
│아침의 햇 쿠키│?지구를 구할 수는 없지만 │계란 대체재│?사랑을 수호하는 마법사들 │치아바타│?바쁘게 한가로운 │보늬밤│?오늘 내게 가장 좋은 것 │망해도 괜찮은 베이킹│?일단 양말부터 꿰매보세요 │비건 크림│?너무너무 미운 맛 │키쉬│?짓는 사람,?파는 사람,?먹는 사람 │통밀빵│?우리의 홀가분한 얼굴 │두유 요거트│?요거트를 빌려 드립니다 │포리지│?일어나 뭐라도 먹어야지 │아침의 빵│?춥고 긴 밤을 통과해야 할지라도 │빵과 다이어트│?나의 최우선 과제 │꿈의 부엌│떡국 그릇과 행복의 상관관계 │천연발효종│누구의 것도 아닌 확실한 내 것 에필로그?│?다르게 사랑하기로 했다 딴딴?+│?빵 생활에 흥을 돋우는 간단 비건 요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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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라운 반죽이 알려준 희망의 모양
반드시 잘 해내지 않아도 괜찮은 것, 타인의 성과를 훔쳐보며 씁쓸한 뒷맛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일이 하나쯤 있다면 인생이 조금은 더 괜찮아질까. 이 책의 저자는 먹고사는 일에서 벗어나 망쳐도 그만, 조금 맛이 없어도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비건 베이킹에서 그 답을 찾았다고 이야기한다. 치아바타를 굽기까지 나는 바쁘게 한가롭다. 냉장고의 반죽이 휴식하는 동안 뭉친 승모근을 풀거나 눈에 거슬렸던 가스레인지의 묵은 때를 닦으며 시간을 보낸다. 오븐을 켠 뒤에는 빵이 타진 않을까 애태우느라 책의 같은 페이지를 읽고 잊고 다시 읽기를 반복한다. 싱크대에 기대어 앉아 원고 마감과 엄마의 환갑 중 어느 쪽에 더 일정을 할애할 수 있을지를 저울질하던 날에는 치아바타가 무슨 대수인가 싶어 낙담하다가도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빵 익는 냄새에 마음이 금세 풀리고 말았다. _ <│치아바타│ 바쁘게 한가로운 > 중에서 밀가루의 보드라운 감촉을 손끝으로 느끼며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들을 떨쳐내는 동안, 빵 굽기에 알맞게 반죽이 부풀어 오를 때까지 어쩔 수 없이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뜨거운 기운이 뿜어나오는 오븐에서 갓 나온 빵을 꺼내는 순간의 뿌듯함을 느끼는 동안 자신을 지탱을 해준 사사로운 것들에 대해서 가만히 생각해보게 되었다. 책에는 빵을 만들며 느끼고 생각한 것들 말고도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되게 해준 반려묘 옹심이, 계절과 나란히 걷는 기쁨을 알려준 산책, 재철 재료를 맛보는 만족감을 안겨준 채식, 언젠가 살고 싶은 공간을 꿈꾸게 해준 부엌 같은 일상 곳곳에 세워둔 사랑스러운 삶의 기둥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별안간 마음이 뜨거워질 때마다 내가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오븐이었다. 내일은 나를 덜 미워할 수 있으리라는 낙관, 다른 누군가 되어 보고 싶은 막연한 꿈, 글을 쓰지 않아도 괜찮은 자신에 대한 상상은 오븐이라는 작고 귀여운 문을 통해 빵의 모습으로 실현되곤 했다. 홈베이커들은 안다. 힘 있게 부풀어 오른 빵의 존재감이 어찌나 어마어마한지. 잠시 등을 대고 앉아 눈을 붙이고 싶어진다. 나는 빵이 품은 그 태산 같은 기운을 빵력이라 부른다. _ <│천연발효종│누구의 것도 아닌 확실한 내 것 > 중에서 나를 지탱하는 건 어쩌면 지극히 일상적인 것들인지도 모른다.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채 사는 동안에도 그 존재들은 나의 삶에 조용한 응원을 보태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선택한 삶의 방식에 따라 빵을 굽는 날들 속에서 보이지 않는 응원의 힘을 흠뻑 느꼈다. 사랑스럽고 든든한 삶의 기둥들이 나를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자신을 쉽게 미워하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