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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네가 제일 멋있다고 말해주자
최은숙
문학동네 200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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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세상에서 네가 제일 멋있다고 말해주자
2. 승일이의 졸업
3. 영감 불알
4. 고천문
5. 저를 용서하신다면 베란다에 빨간 끈을 묶어주세요
6. 빵 먹는 처녀와 청학동 총각
7. 내 사랑 내 곁에
8. 귀이개에 관한 추억 하나
9. 목천의 봄
10. 학교 밖의 학교, 우리 마을 이야기
11. 진짜는 소리없이 저잣거리에 숨어 있다
12. 내 몫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보태기 위해
13. 열흘간
14. 안녕하십니까? 친절한 교사 최은숙입니다
15. 다시 봄을 맞이하며
16. 최정화와 아이들
17. 나는 희망을 바라본다
18. 천덕꾸러기의 생명력
19. 경화
20. 순례자의 질서와 꿈
21. 우리들은 동창생
22. 땔감
23. 길 위에서
24. 나의 낡은 집
25. 할머니의 유산
26. 빛나는 꿈의 계절

저자 소개

저자 : 최은숙
시인. 1966년 총남 연기 출생. 한남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 충남 목천중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시집 『집 비운 사이』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6쪽 | 380g | 153*224*20mm
ISBN13
9788982813337

책 속으로

충남 태안군 남면 신장리 1구에 있는 '신월향토박물관'에 갔을 때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그것이었다.

'진짜는 소리도 없이 저잣거리에 숨어 있구나.'

언젠가 남면에 사는 아저씨 한 분이 꽃과 나무들을 키우는 데 아무리 마음에 드는 게 있어도 산에서 다짜고짜 뽑아오는 법이 없이 가을에 씨앗이 여물기를 기다려 그 씨앗을 필요한 만큼 덜어온다는 말을 들었다. 또 그는 시를 좋아해서 한 번은 최고 시속이 고작 70킬로미터 나오는 고랫적 트럭 '쎄렛스'에 박카스 한 통을 싣고 하루 종일 털털거리며 전북 임실 사는 김용택 시인을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온종일 또 탈탈거리며 돌아왔다는 이야기 한 도막도 소문 결에 들었다. 입에 웃음이 빙긋 물어지고 맘이 훈훈해지는 얘기들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그분이 옛날부터 써오던 농기구, 그릇, 기계 따위들을 모아 작년 12월 마을에 조그만 생활박물관을 열었다고 한다.

가을 햇살이 맑은 10월 셋째주 토요일에 풍물반, 과학발명반 학생들과 안면도행 직행버스를 탔다. 해수욕철도 멀찌감치 물러나 추수가 한창인 때라 우리 학생들밖에 손님이 없었다. 기사 아저씨는 생활박물관이라는 건 처음 듣는다며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한참을 달리더니 몽산포 앞턱에서 급정거를 했다. '신월향토유물관'이라는 문패를 달고 아담한 이층짜리 양옥이 길가에 서 있었다(신월은 신장리의 옛 이름이라 한다). "저게 뭔디 그려." 기사 아저씨도 목을 빼고 모양새를 짯짯이 훑어보더니 "돌아갈때도 학상들 데리러 올 테니 회사에 전화해주슈"하고 빈차로 떠났다.

---p.94

출판사 리뷰

현직교사 최은숙의 따뜻한 교실일기
현직 중학교 국어교사이자 시인인 최은숙이 산문집 『세상에서 네가 제일 멋있다고 말해주자』를 펴냈다. 현재 충남 목천중학교 국어교사로 재직중인 저자는 시골의 작은 학교들을 무대로 오월의 햇살 같은 아이들을 그들의 마음자리로 내려가 그려내고 있다. 마을 전체가 학교의 풍경을 이루며 교실 안팎이 따로 없는 시골 학교 특유의 정황도 손에 잡힐 듯 그려져 있다. 교육현장의 현실은 곧잘 품었던 이상과 동떨어져 있기 일쑤인데, 저자는 그때그때의 당혹과 분노를 숨김없이 말한다.

"아침마다 출근 준비를 하느라 법석을 떨면서 어떻게 하면 리얼하게 병가를 내고 하루 쉬어볼까" 궁리하는 평범한 생활인의 모습도 솔직하다. 이런 솔직함에,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내려는 저자의 성실성이 더해지면서 아름다운 글쓰기의 한전범을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교실붕괴'가 운위되는 요즘의 현실에서 더없이 소중한 교육현장 보고서가 되고 있다. 그것은 부족하고 모순투성이인 대로, 교실이 아이들의 꿈을 감싸안고 품어내는 포기할 수 없는 마당임을 다른 어떤 논리적 언설보다 구체적이며 감동적으로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집 『집 비운 사이』를 상자한 저자는 소설가 한창훈씨의 부인이기도 하다. 주부습진을 과시하며 전업주부를 자임한 한창훈씨의 안모습을 훔쳐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학교는 끔찍하지만 그속에서도 울고 웃고 자신을 발견해내고, 삶을 통째로 나누는 그들이 있으므로 절망의 접점이 곧 희망"이라고 말하는 저자. 그러나 그는학생은 없고 성적과 순위만이 존재하는 우리의 교육 현실에 직접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소박한 듯, 선생님과 학생이 마음을 열고 서로 신뢰하면 얼마든지 즐겁고 아름다운 교실이 될 수 있다는걸 생활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교실은 여전히 미래를 위해 살아 있음을 말한다. 여름방학 보충수업을 강요하지 말자고 말했다가 '싸가지없는 젊은 것'이 되기도 하고, 교육현장의 현실을 무시한 '교육사업'에 분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점심 시간에는 엄정화가 아닌 '최정화'가 되어 댄스의 여왕이 되고, 딱딱한 졸업식을 동료 선생님들과 결성한 '오합지졸' 사물놀이패의 공연을 통해 신명나는 축제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청국장에 숟가락 하나 턱 하니 놓고 이웃집에 모여 앉아 두런두런 얘기를 할 때면 선생님이 아닌 옆집 아줌마다.

이런 그녀의 글을 시인 이정록은 "온기가 자글자글하다. 한 땀 한 땀 털실로 든 겨울옷 같다"고 말한다. 이 책 속에는 아랫목이 있고, 고구가 삶아 놓은 소쿠리가 있고, 하교해서 돌아온 아이가 책가방 집어던지고 놀러 나가는 소리가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담백한 이야기들. 페이지 구석구석에서 나는 구수한 사람 사는 냄새는, 아파트 철문을 굳게 닫고 사는 우리 도시인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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