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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저자 : 라바테
1997년에 시에라시(市) 만화축제 그랑프리 『과일 속의 벌레 한 마리』, 샤를르와시(市) 최고작품상『과일 속의 벌레 한 마리』, 블르와시(市) 신(新)공화국상『과일 속의 벌레 한 마리』, 블러디 매리상『과일 속의 벌레 한 마리』, 1998년 뒤르뷔 스트립상『이비쿠스』1권, 이브 샬랑상, 셍테티엔느『이비쿠스』1권, 1999년 카날 BD상『이비쿠스』1권, 아탕시옹 탈랑상『이비쿠스』1권 엥테르나시오날 BD상, 제네바『이비쿠스』2권, 2000년에는 앙굴렘 국제만화제 최고작품상『이비쿠스』2권을 수상했다.
역자 : 이재형
한국외구어대 불어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고, 같은 대학, 상명대, 강원대 강사를 지냈다. 지금은 프랑스 몽펠리에에 거주, 이곳 대학에서 만화이론을 공부하며 유럽권 만화를 소개, 번역하고 있다. 『그림을 잘 엮으면 만화가 된다』(윌 아이스너).『니코폴』(엥키 빌랄).『이비쿠스』(라바테) 등의 번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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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쪽수확인중 | 93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057521

책 속으로

파스칼 라바테는 영화, 비디오, 조각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난 뒤 스물여덟 살의 나이에 직업적인 삽화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을 1997년 『과일 속의 벌레 한 마리』를 발표하고 나서이다. 그가 이때까지 그린 10여 편의 작품을 통해 일관되게 묘사해온 주제가 집약된 이 작품은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함으로써 비평가들뿐만 아니라 대중들로부터도 인정을 받았다. 늘 그렇듯이 흑백으로 그려진 이 작품은 작크 따띠(Jacqres Tati)의 영화들처럼 프랑스인들의 언뜻 평범해 보이는 일상생활을 통해 그 이면의 드러나지 않는 바램과 비열함, 실망, 놀람, 실수 등의 온갖 자질구레한 감정들을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번 2000년 앙굴렘 국제만화제에서최고 작품상을 받을 『이비쿠스』에서 작가 라바테는 한편으로는 비겁한 행동과 비열한 계산을 통해 성공을 추구하고 또 한편으로는 돈과 섹스, 마약, 알콜에 탐닉, 파멸해가는 한 인간의 운명을 쫓아가도록 우리를 초대한다.

라바테는 인간의 장점보다는 단점과 결점에, 인간의 삶보다는 생존에 더 천착하는 작가다. 『이비쿠스』의주인공 씨메온은 뭔가 수상쩍고 잔혹한 일종의 반영웅(anti-heros)으로서 우리를 죽음과 즈오가 일상적으로 만연해 있던 한 시대의 혼란 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작가가 인간존재에 대해 가지고 있는 관점은 어둡고 비관적이지만, 동시에 사실적이고 매혹적이다. 돈키호테를 뒤집어 놓은 것 같은 이 시니컬하고 기회주의적인 시메온은 그 유명한 레온 톨스토이와 동명이인(同名異人)인 작가 알렉시스 톨스토이가 창조해낸 등장 인물이다

(라바테는 1926년 러시아에서발행된 이 원작을 1993년 벼룩시장에서 우연히 발견해 3프랑을 주고 샀다고 한다). 돈 한 푼 없이 절망 속에 빠져 있던 하급 회계 사무원 시메온은 혼돈과 소요 속에서 별의별 이상야릇한 일화를 다 겪고 난 뒤에 배신자이면서도 한없이 매력적인 부호가 된다. 그리고 온갖 위험과 타락한 자들의 계략, 비열한 악의를 기적적으로 통과하면서 네프조로프는 '말하는 해골' 이비쿠스 그 자체로 변모되어 가는 것이다.

라바테는 물론 이 이야기의 배경과 맥락은 상정해 놓았지만, 주로 시메온이라는 주요 등장인물에 최대의 중점을 두고 있다. 그 자신으 말에 따르면, 그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이야기의 배경이라기보다는 인간 그 자체"인 것이다. 그는 말하자면 엿보기를 좋아하는 사람(voyeur)이다. 이야기는 주로 집 밖에서 전개되지만, 작가의 시선은 항상 그의 내부에 머물러 있다(처음에 등장하는 섹스 장면이라든가 몽환적 상태, 코카인을 너무 많이 해서 부어오른 얼굴, 그리고 이어지는 불안한 기다림...). 우리 주인공은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항상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서, 정신분열증의 기미까지 엿보인다. 그리하여 삶 그 자체보다 더 잔인한 악몽은 점차 병적인 환각으로 바뀌어간다.

모두 5백 개의 원판그림(planche)으로 구성될 이 '인간희극'에서작가 라바테는 에이젠슈쩨인과 폰 스트로헴, 프리쯔 랑을 원용한 듯, 그 시대의 분위기가 충실하게 재현되어 있다. 또한 딥포커스, 대(大)프레이밍, 숏, 역(逆)숏, 장면 연결 등 영화에서 배운 기법들을 그대로 만화에 적용하였다. 또 그림 스타일은 코브라 예술운동이라든지 오토 딕스, 게오르그 그로츠, 수틴 등 표현주의파의 영향을 강하게 엿볼 수 있다. 한 맏로 말해서 라바테는 이 작품에서 새로운 기법을 적용함으로써 놀라운 시각적 효과를 얻어낸 것이다.

회색조(灰色調)가 풍부해지고, 그림 윤곽선은 뚜렷하지 않으며, 등장인물들의 형태는 길게 늘어나거나 둥글둥글해져서 그로테스크하게 보이기까지 하낟. 배경과 등장인물들이 꼭 무중력 상태로 떠 있는 듯 윤곽이 흐릿하게 변형된 그림들은 이 주인공의 기이한 모험을 이야가하는데 이상적이다. 라바테는 담채(淡彩)와 아크릴 기법을 절묘하게 혼합함으로써 이야기 자체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표현주의적 화풍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하여 모스크바 길거리의 두려움과 추위가 그대로 배어나는 듯하고, 등장인물들은 깊이를 갖고 우리 눈앞에서 사랑 움직이는 듯하다. 이같은 화법은 예를 들면 등장인물들의 강렬하면서도 인간적인 시선에서 인상적으로 드러난다. 꼭 화장을 한 것 같은 그들의 눈은 『노스페라투』나『저주받은 자 엠』등에서처럼 표현주의적 기법으로 처리되어 있어서 마치 유령을 보는 듯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

정신적 가치가 예전같지 않게 되어 퇴폐해가는 20세기 초의 러시아를 뛰어난 흑백 화풍과 놀라운 틀짜기 솜씨로 재현해낸 서사시『이비쿠스』는 말 그대로 걸작이다. 형식으로 보나 주제로 보나 만화사에 획을 그은 작품인 것이다.

리뷰 총점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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