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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귀신 이야기 엿들은 소금 장수
2. 이랴 이랴 3. 나귀 그림 타고 도망간 사람 4. 개미와 물새와 땅깨비 5. 저승에 갔다 온 이야기 6. 왕이 된 머슴 7. 자린고비 이야기 8. 진사댁 셋째딸과 하인 9. 꼬리 짤린 토깡이 10. 금벵이와 은금이 11. 꽁지 빠진 메추리 12. 도깨비 터 13. 탑돌이와 신흥사 14. 문바위와 도적 떼 15. 신립 장군 16. 은항아리 17. 충신문, 열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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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충주시 노은면 문성리에 김씨 성을 가진 한 총각이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었습니다. 총각은 소문난 효자로 가난한 살림에도 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섬겼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어머니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습니다. 총각은 백방으로 약을 구해 온갖 정성을 다 기울였지만 아들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병세는 하루하루 깊어 갔습니다.
김 총각은 지성이면 감천, 즉 지극한 정성이 있으면 하늘도 감동한다는 옛말을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혹시 좋은 약을 구할 수 있을까, 어머니 병을 고칠 수 있는 귀인이라도 마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저잣거리를 헤매고 있었습니다. 정말 지성이면 감천인가 봅니다. 그 곳을 지나던 한 늙은 스님이 사연을 듣고는 말했습니다. "10년 이상 묵은 칡주를 구해서 마시면 효험이 있소." "정말입니까. 스님? 그런데 그 귀한 것은 어디서 구할 수 있습니까?" "두리봉으로 올라가 보시오. 가 보면 저절로 좋은 일이 생길 것이오." "스님, 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스님은 어느 절에서 오셨습니까?" "저 산너머에 있는 조그만 암자에서 왔소." 삿갓을 쓴 스님은 한 손으로 삿갓을 약간 들어올리고는 또 한 손으로는 지팡이를 짚은 채로 두리봉 뒷산을 가리키더니 홀연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pp.140~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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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지혜와 재치가 담긴 이야기 보따리
옛이야기는 오랜 세월을 사람들의 입에서 귀로 전승되면서 걸러진 이야기이다. 마치 체로 거르면 좋은 알곡만 남듯이 말이다. 그래서 많은 옛이야기에는 조상들의 훌륭한 얼이 담겨 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야기도 지금까지 사람들 속에 살아남을 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 오랜 세월을 닦여 온 것이라고 생각하면 틀림이 없다.
소를 끄는 소리 <이랴이랴>, 까마귀 그림으로 나랏돈을 훔친 <나귀 그림 타고 도망간 사람>, <개미와 물새와 땅깨비>, <꼬리 잘린 토깡이>, <꽁지 빠진 메추리>는 모두 웃음을 자아내는 이야기로, 너무 웃어서 허리가 잘록해진 개미나 삐쳐서 주둥이가 기다랗게 나온 땅깨비 등 동물들이 재미있는 생김새를 하게 된 까닭을 들려준다. 동시에 사람들의 교만함을 빗대어 풍자하고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옛날에는 내어놓고 돈이나 지위나 이런 것들이 사람을 대접하는 기준이 되어서 원래 하늘 아래 사람은 다 평등하고 귀한 존재라는 소중한 명제를 무색하게 하는 일들이 많았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이야기에서나마 사람의 귀천이 신분이나 돈에 있지 않다고 은연중에 암시하는데, 젖머슴이 임금님의 사위가 되는 이야기 <왕이 된 머슴>, 갖은 고생 끝에 드디어 부모를 다시 만나 행복을 찾는 총각 이야기 <진사댁 셋째딸과 하인>, 금벵이와 은금이의 아름다운 사랑 <금벵이와 은금이>는 이런 이야기들이다. <저승에 갔다 온 이야기>, <귀신 이야기 엿들은 소금장수>는 저승과 귀신의 입을 빌어 지금의 생활을 더 충실하게 하고 부모에게 효도할 것을 강조하는 이야기이다. <자린고비 이야기>같이 충청도에는 자린고비 이야기가 여러 가지로 전해오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풍족한 사회는 다 근본이 자린고비와 같은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열이면 열 사람이 다 돈을 물쓰듯 써버리면 나중에는 모두 거지가 되므로 아끼고 절약하라는 교훈이 담겨 있다. 아울러 <도깨비 터>에서는 단호하게 교만한 부자를 혼내준다. <탑돌이와 신흥사>에 나오는 호랑이는 서양의 예수님과 닮은 데가 있다. 그 호랑이는 스스로 죽기를 자원했고 죽기로 약속되어 있었다. 그리고 죽었다. 이 이야기를 만들고 다듬어온 사람들의 생각이 호랑이에게 투영되어 있는 것이다. 열려라 참깨와 비슷한 전설인 <문바위와 도적 떼>와 <은항아리>는 욕심꾸러기에 대한 교훈이 공통적으로 들어있다. <신립장군> 이야기는 임진왜란 설화로 잘 알려져 있다. 충주의 지형적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왜군에게 대패한 후, 남한강 열두대 강물에 뛰어들어 패장으로서 생을 마감한 신립 장군은 젊은 시절 신립을 사모한 한 여인의 청을 거절했기 때문에 여인의 원혼이 신립을 왜군과의 전투에서 패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 온다. <충신문 열녀문>은 함흥차사로서 겪었던 박순의 일화를 엮은 것으로 그의 아내는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자결했는데, 이들의 사랑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어 왔으며, 지금도 충주 음성에 두 사람을 기리는 사당이 남아 있다. 열일곱 편의 이야기 모두 구수한 내용과 함께 교훈을 담고 있는데, 이야기를 즐겼으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널리 널리 퍼뜨린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