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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연의 (하)
두 기둥 사이에서 꿈을 꾸다
정인생 저 / 장순용 역
들녘 200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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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나는 먹지 못하는 쓴 오이가 아니다
2. 난초꽃이 이름 모를 꽃들과 함께 피었구나
3. 나의 길은 다했다

저자 소개

역자 : 장순용
고려대학교 사학과 졸업. 동대학원 철학과와 국역연수원을 수료하고, 태동고전연구소 지곡서당을 수료하였다. 보림선원 백봉 거사 문하에서 참학. 현재 명상과 불교를 비롯한 동양사상에 관한 책을 번역, 기획하고 있다. 편저로『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말라』『나를 찾으려 애쓰지 말라』『지혜는 어리석음을 먹고 자란다』『도솔천에서 만납시다』『선이란 무엇인가?』『같은 물을 마셔도 뱀에게는 독이 되고 소에게는 젖이 된다』『이야기 고사성어』등이 있으며, 역서로『세속에서의 명상』『유마경』(현장본),『반야심경과 생명의학』『장경일람집』『유식이란 무엇인가』등이 있다.
저자 : 정인생
청나라 말기 화북의 서원에서 공부했으며, 산동성 임기의 지방지를 편찬하는 일을 하였다. 공자에 관한 중국 최초의 소설인『공자연의』는 현재 중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공자 연구서로 각광받고 있다.
추천 : 최창규
최익현 선생의 4대 장손으로, 1937년 충남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교수(1967~1988년), 국회의원(11~12대), 율곡사상 연구원장 및 이사장, 민족사관정립위원장, 독립기념관장(3대)을 지냈다. 현재 성균관 관장 및 국제퇴계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근대한국정치사상』『한국의 사상』『새 한민족사』『민족과 조국 그리고 역사』『한민족의 주체성과 한국사의 정통성』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99쪽 | 529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5272097

책 속으로

자로는 사례를 한 뒤 물러나 공자를 뵙고 작별 인사를 했다. 공자가 물었다.
'너에게 수레를 선사할까, 아니면 교훈이 되는 말을 선사할까?'
'교훈이 되는 말을 내려주십시오.'
'강력한 힘이 없으면 스스로 목적에 도달할 수 없고, 인내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공을 세울 수 없으며, 충실하지 않으면 친한 이가 없고, 신뢰를 잃으면 회복하기 어려우며, 겸손하지 않으면 예를 잃게 된다. 이 다섯 가지를 능히 행할 수 있다면 다른 것은 구할 필요가 없다.'

--- p.

공자는 제자들과『춘추春秋』를 지었고,『시』『서』『예』『주역』을 정리했지만, 가끔 한가할 때는 수레를 타고 밖으로 놀러나갔다. 어느 날 바깥에 나갔다가 문득 사냥꾼을 만났는데, 그는 나무 위에 있는 까마귀 한 마리를 향해 화살을 쏘았다. 다른 까마귀들은 '까악, 까악' 하며 날아올랐는데, 그리 멀리 가지는 않았다.

땅에 떨어진 까마귀를 주우러 사냥꾼이 달려가자 다른 까마귀들이 그 뒤를 울면서 쫓아갔다. 이에 기분이 나빴는지 사냥꾼은 죽은 까마귀를 밭에다 던져놓고 그곳을 떠나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 떼의 까마귀들이 사냥꾼을 쫓아가지 않고 밭 가운데 내려앉아 죽은 까마귀를 둘러싸고 구슬피 울었다. 마치 장례식을 치르는 것처럼 슬프기 짝이 없었다.

이때 괭이를 메고 지나가던 농부가 이 모습을 보고는 밭에다 까마귀를 묻어주었다. 그러자 까마귀떼는 잇따라 날아오르더니 나무에 앉았다.

이 광경을 보고서 공자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자하가 물었다.
"선생님께선 왜 한숨을 쉬십니까?"
"나는 저 까마귀들에게 감동했다. 까마귀는 새들 중에서 가장 인자한데, 사람으로 비유하면 군자와 같다! 그런데도 이유 없이 죽음을 당했으니, 그래서 한숨을 쉰 것이다."
"까마귀가 가장 인자한 새라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까마귀는 자라면서 어미 새에게 먹이를 물어다주기 때문에 자애가 깊다고 한다. 너희도 보았듯이, 사냥꾼에게 벗이 사살되면 죽음을 무릅쓰고 모두 사냥꾼 뒤를 쫓아갔다. 또 사냥꾼이 벗을 밭에다 버리자 그를 둘러싸고 슬피 울었으며, 농부가 묻어주자 비로소 안심하고 떠나갔다. 동류同類의 죽음은 물론 시체가 들에 버려지는 것도 까마귀들에게는 참을 수 없었으니, 이 얼마나 깊고 절실한 마음이냐! 여러분은 바로 이 '차마 저버리지 못하는 마음(不忍之心)'이 바로 인애仁愛를 발한다고 생각지 않는가? 그러나 지금의 세상은 동류를 다투어 죽이고 있으며, 게다가 이런 일에 뒤처지는 것을 부끄럽다고 할 정도다. 저 까마귀를 보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이상한 일이다. 여러분은 잘 생각하길 바란다. 사람으로서 어찌 까마귀보다 못할 수 있단 말인가?"

공자의 말을 듣고 모두들 가슴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자로와 안회가 죽은 뒤부터 공자는 아주 애상적으로 변해 쉽게 감동하곤 했다. 지금도 까마귀를 보고 인간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공자는 제자들과 함께 처연한 심정으로 돌아왔다.

--- pp.246-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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