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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또 하나 우리가 사극 영화를 텍스트 삼아 역사를 공부할 때 간과할 수 없는 게 하나 있다. 팩트(사료)와 픽션의 차이를 찾아내고 왜 다르게 표현했는지까지 알고 가야 온전한 내 지식이 된다.
예를 들면, 영화 「덕혜옹주」에서 조선 왕실의 후계자들이 망국의 순간에 보이는 모습은 실제 역사적 사실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기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그들이 영화에서는 독립 투사로 변모한다. --- p.6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의자왕이 삼천 궁녀를 옆에 끼고 주색에 빠졌다고 운운하는 야사 역시 역사적 사실과 거리가 멀다. 당시 백제의 인구로 봤을 때 궁녀 삼천 명은 터무니없는 숫자이며, 이는 백제의 멸망이 역사적 필연이었음을 강조하기 위한 후세 사가들의 침소봉대였으리라. 실제로 삼천 궁녀가 몸을 던졌다는 낙화암을 방문한 많은 관광객들이 허망한 작은 절벽을 맞닥뜨리고 적잖이 실망하기도 했다. --- p.25 1400년 이방원은 태종에 즉위하고 김민재에 대한 모든 기록을 지우라고 명한다. 그리하여 가장 순수하게 살고 싶었던 김민재는 조선의 역사에서 깡그리 없어졌다고 영화는 말한다. 결국 ‘순수의 시대’라는 특이한 영화 제목은 조선 초 가상 인물 김민재의 순정을 드러내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짐작해본다. 순수의 시대라…. 지금은 박물관에서나 찾아야 하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 p.53 나는 1986년 2월 서울대 연합 집회에서 처음으로 구속되었다. 구속 학생 수는 125명으로 기억한다. 단일 사건으로는 초유의 구속자 수였다. 얼마 후 ‘건대 사태’로 이 기록은 깨지게 되지만 말이다. 처음 끌려간 곳은 관악 경찰서였고 연행자 수가 많아 학생들을 경찰서별로 분산 수감했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찰서 내부를 보게 되었다. 노량진 경찰서 유치장으로 배정받아 관식을 열심히 먹는데 급하게 연락을 받은 아버지가 목포에서 올라왔다. 나름 지방의 유지였던 아버지는 절친한 검사를 대동하고 와서 금방 아들을 데리고 나올 줄 았지만, ‘각하의 지시’라는 서장의 말에 크게 낙담하고 빈손으로 다시 내려가야 했다. --- p.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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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편의 우리 영화와 함께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역사를 되짚다 눈 내리는 추운 겨울, 인조의 앞에 놓인 역경은 무엇이었을까? 1980년 5월, 광주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명량 앞 바다를 바라보는 이순신의 생각은 어떤 것이었을까? 암살 기도를 앞둔 독립투사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광해는 폭군인가, 권력의 희생양인가? 책은 25편에 달하는 영화 작품들을 통해 조선 후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흥미롭거나 의문투성이인 사건, 슬프고 아픈 역사, 궁금증을 풀어준다. 명장면과 명대사를 집어주며 그 장면이 시사하는 바를 해설해주기도 한다. 또한 시대의 흐름대로 정리해 보여주고 있어 다 읽고 나면 흐릿했던 한국사의 흐름이 순서대로 머릿속에 들어오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책을 넘기는 동안은 우리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역사의식을 다시금 다지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저자의 말이다. “조지 오웰은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하고,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고 말했다. 어떤 외부의 얼토당토않은 주장에도 뿌리 깊은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는 주체적 역사의식은 그래서 중요하다. 역사의식은 먼저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행히도 우리 주위에는 많은 사극 영화와 드라마들이 있다. 이 글은 영화 속에 담긴 역사의 진실과 의미를 찾아보는 여정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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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살아있는 것이며 우리의 정체성을 만들어주는 존재다. 『영화, 한국사에게 말을 걸다』는 우리에게 대한민국의 역사를 쉽게 다시 보여주는 책이며,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흘러온 대한민국을 영화로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역사적 견문이 훨씬 넓어지는 느낌이다. - Daniel Lindemann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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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하면 우리는 흥미를 가진다. 실제로 일어났다 믿기 힘든 일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영화 같은 이야기’라는 말을 쓴다. 한국사 속 수많은 이야기들이 영화의 소재로 쓰였다. 역사를 흥미롭게 공부하고 싶다면 역사를 다룬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번 주말 역사가와 함께 영화관에 가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 양경미 (영화평론가, 연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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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어진 역사 영화는 힘이 있습니다. 시민의 역사의식을 맑게 닦아줍니다. 사회 구성원의 정체성을 통합하고, 공동체 규범 수준을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정의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한 사람의 삶은 들여다볼수록 눈물겹습니다. 그간 응당한 감사를 받지 못했던 고마운 분들을 재조명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좋은 영화의 덕이 큽니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적 진실을 바르게 알고자 하는 분들께 이 책과 책 속의 영화를 추천합니다. 훌륭한 교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 임경석 (전 성균관대학교 문과대학장,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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