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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하늘
민음사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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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1부

문서정보 13
교외 실습 14
문제 4 15
작아지기 16
순무가 자라는 마을 18
( ) 20
마녀의 생일 22
밖에서는 볼 수 없는 집 23
숨을 수 있는 숲 26
추도사 28
사라지기 1 30

2부

회신 지연 37
제목 39
c/o 40
할머니 없음 42
파티 44
이 문장을 읽지 마시오 46
사라지기 2 48
부상 50
스머징 52
ㅁ 54
소도시 여행 56
사랑에 빠지게 하거나 죽은 사람 살리는 건 안 돼 58
ㅇㅇ 60
비빔말 64
그가 누워 있다 68
일기 69
커트 코베인 평전 70
문제 1 72

3부

사라지기 3 75
반마녀 76
이하의 동작 77
리틀쿠바 78
〈의자〉의 너비 80
시간이 느리게 가는 시 82
문제 5 83
기다림 84
쓰기 시간 86
ㅎㅇㅅㄴㄷ 88
읽을 수 없는 책 90
읽을 수 없는 책 91
유령서점 92
미도호스텔 94
도쿄 95
서양미술사 96
피자인간 97
재채기 98
그는 방금 새로운 단어를 배웠다 100
낙원과 추방 102
4월 24일 103
사라지기 -막 104

작품 해설-양경언(문학평론가)
언어의 숨바꼭질로 저항하기 107

저자 소개 1

199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낭독으로만 존재하는 책 『Liebe』, 펼칠 수 없는 책 『은신술』 등을 만들었다. 제44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24일
이용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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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기간 제한없음
  •   TTS 가능 ?
  •  저작권 보호를 위해 인쇄 기능 제공 안함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7.53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3.1만자, 약 1만 단어, A4 약 20쪽 ?
ISBN13
9788937459412

출판사 리뷰

공백의 존재론

지금 답장할 수 없다는 말은
쉬이 용서받기 어려운데

그러나
도저히 열어 볼 수 없었다고
그게
내가 살아 있다는 뜻이라고
―「회신 지연」에서

『회신 지연』은 지연(遲延)의 감각으로 가득한 시집이다. 정지의 반대는 나아감이다.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로 삼등분하기 시작한 이래로, 시간은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자산으로 취급되었고 그것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인간은 도태되었다거나 실패했다고 평가받았다. 생산성이라는 신자유주의의 메타 플롯은 전 세계를 집어삼킨 AI 열풍으로 대변된다. 이러한 시대에 나하늘은 시간을 멈추는 법에 대해 연구한다. 시간의 정지는 의미의 연착을 유발한다. 줄을 그어 문장을 완성하기 전까지는 읽을 수 없는 시(「문제 1」), 제목부터 본문까지 군데군데 뚫린 빈칸으로 온전한 독해가 어려운 시(「( )」) 등, 나하늘은 구조적으로 ‘읽을 수 없는’ 상태를 만들고, 그리하여 독자를 텍스트 앞에서 잠시 정지시킨다. 의미는 뒤늦게, 불완전한 상태로 도착하거나 아예 완결되지 않는다. 이는 문장의 차원을 넘어 ‘사라지기’라는 존재론적 차원에서도 시도된다.

살아 있기, 사라지기

나는 l의 서가로 사라졌었고, 이후에는 l의 서가에서 사라지는 방식으로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내가 발견한 작동법은 이렇다. 처음부터 곧장 세계에서 사라지고자 하면 실패하기 쉽기 때문에 마음 둘 작은 공간 하나만큼, 사람 한 명만큼을 남겨 두고 사라지는 것이다. 이제 그 작은 공간에서 사라지거나 그 한 사람을 잃고 나면 비로소 당신은 사라지게 된다.
―「사라지기 -막」에서

「사라지기」 연작은 세상에서 사라지기 위한 시인의 실험을 담은 연작 시이다. “온라인상의 나를 지움으로써, 비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 실제 내 일부를 삭제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사라지기 1」)을 알게 된 시인은 소셜미디어를 탈퇴하고, 모든 관계에서 멀어지며 작은 서가에 칩거하고, 마침내 그 서가에서도 사라짐으로써 온전한 ‘사라지기’에 성공한다. 죽음과 사라지기는 무엇이 같고, 또 다를까? 사람들의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 그리하여 집계 불가능한 인간이 된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사라지기는 내가 나로서 살아 있기 위해 세상과 ‘나’ 사이에 틈을 벌리는 일에 가깝다는 점에서 죽음과 구분된다. ‘하지 않기’(Undoing)의 적극적 수행으로서의 사라지기는, 효율성과 생산성으로 코딩된 세계에 오류를 유발하는 “급진적 수동성”의 저항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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