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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이장애에 대한 모든 것
원인부터 회복까지, 30년간 쌓은 치유의 여정
김준기
수오서재 202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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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시작하며

1장. 식이장애 알아가기

1. 식이장애란 무엇인가
2. 현대 사회에서 식이장애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
3. ‘의지가 약해서’라는 착각
4. 단순한 다이어트가 식이장애로 바뀌는 과정
5.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원인
6. 식이장애 진단 분류
7. 숨기는 탓에 놓치기 쉬운 식이장애의 위험한 증상
8. 왜 치료가 어려운가
9. 식이장애 치료의 역사
10. 투트랙 접근법
11. 여섯 가지 핵심 치료법
12. 약물치료의 현실과 가능성
13. 입원치료, 언제 필요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2장. 식사 행동 바로잡기

1. 사례 개념화: 식이장애 구조를 이해하는 지도
2. 식사 행동의 자기 모니터링
3. 식이장애 극복을 위한 네 가지 식사 규칙
4. 여섯 가지 두려움과 대처법
5. “정말 이렇게까지 하면서 먹어야 할까?”
6. 규칙적인 식사, 이렇게 시작하자
7. 체중 변화 수용하기
8. 폭식은 왜 멈출 수 없는가
9. 나도 몰랐던 ‘비밀 식사 규칙’
10. 정서적 폭식
11. 제거행동에서 벗어나기
12. 신경성 거식증: 체중 회복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13. 변화를 두려워하는 마음 이해하기

3장. 식이장애의 핵심 감정, 수치심 파헤치기

1. 거식과 폭식의 이면에 감춰진 감정
2. 수치심이라는 생존 전략
3. 독성 수치심이 생겨나는 이유
4. 수치심의 방어 기능
5. 수치심의 다양한 얼굴
6. 수치심과 친해지기
7. 내면의 비판자란?
8. 다시 일어서는 힘
9. 수치심 해독제

4장. 식이장애 가족을 위한 가이드

1. 단순한 식사 습관 문제가 아니다 - 정신의학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
2. “왜 나만 애쓰는 것 같지?” - 부모의 혼란과 자책
3. 직선이 아닌 나선형으로 - 회복의 습성
4. 혼자 싸우지 마라 - 연결의 중요성
5. 태양과 먹구름 - 흔들리는 마음 알아차리기
6. 한 걸음 물러서야 아이가 숨을 쉰다 - 보호와 통제 사이
7. 식사 시간이 전쟁터가 되지 않기 위해 - 그저 곁에 있어 주기
8. 이해하기와 허용하기 - 분명한 경계 세우기
9.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 아이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만들지 마라

책을 마치며_회복은 어느 날, 조용히 찾아온다

저자 소개 1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트라우마 연구자이자 식이장애 전문가. 폭력이나 폭행, 강간이나 성폭력, 학대, 방임, 끔찍한 죽음의 목격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운 트라우마를 지닌 환자들을 25년간 만나고 진료했다. 영화를 좋아하는 그는 마냥 유쾌할 것만 같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서조차 인물들이 겪는 미묘한 마음의 상처를 발견하곤 했으며, 영화를 통해 트라우마를 설명하고 내담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노력해왔다. 25편의 영화 이야기와 함께 트라우마의 증상과 종류, 치유의 과정까지 담아낸 이 책은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그 곁에 있는 이들, 트라우마를 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트라우마 연구자이자 식이장애 전문가. 폭력이나 폭행, 강간이나 성폭력, 학대, 방임, 끔찍한 죽음의 목격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운 트라우마를 지닌 환자들을 25년간 만나고 진료했다.

영화를 좋아하는 그는 마냥 유쾌할 것만 같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서조차 인물들이 겪는 미묘한 마음의 상처를 발견하곤 했으며, 영화를 통해 트라우마를 설명하고 내담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노력해왔다. 25편의 영화 이야기와 함께 트라우마의 증상과 종류, 치유의 과정까지 담아낸 이 책은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그 곁에 있는 이들, 트라우마를 알고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연세의료원 정신과에서 수련한 그는 현재 식이장애 클리닉 ‘마음과 마음’ 원장, 서울EMDR트라우마센터 센터장, EMDR Institute Trainer 및 국제 EMDR 협회 공인 치료자, 한국 EMDR 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넘어진 그 자리에 머물지 마라』,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EMDR 마음의 상처 치유하기』, 『트라우마, 내가 나를 더 아프게 할 때』, 『복합 트라우마와 해리에 대한 이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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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418쪽 | 532g | 140*210*26mm
ISBN13
9791193238875

책 속으로

임상 경험이 쌓이면서 나는 인지행동치료라는 틀 안에서만 환자의 회복을 기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이 치료법은 분명 강력한 도구지만, 환자의 내면 깊이 뿌리내린 복잡한 감정과 삶에 각인된 오랜 상처를 다루기에는 구조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점점 더 확실해졌다. 2000년대 초반부터 나는 치료 방향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는 증상만 쫓기보다 그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이유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환자들이 살아온 삶 전체의 이야기에 관심이 갔다. 왜 이 사람은 계속 저체중을 유지하려 이토록 애쓰는가? 왜 폭식과 구토를 끝없이 반복하는가? 그 행동은 어떤 감정을 대신 표현하고 있는가? 그 감정 아래 숨은 외로움, 분노, 말하지 못한 상처는 무엇인가? 나는 이 모든 것을 함께 들여다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때부터 내 치료는 증상을 없애려는 작업에서, 증상 아래에 숨은 근본 원인을 이해하는 여정으로 조금씩 이동했다.
--- 「책을 시작하며」 중에서

이런 상황에서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체중이나 식사 습관을 조절하는 데 집착하게 된다. 외부 세계는 복잡하고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에, 식욕이나 체형 같은 자신의 내부 세계를 조절함으로써 감정을 통제하려 하는 것이다. 대학생 B는 시험 기간만 되면 자신도 모르게 폭식 행동이 심해진다. “제가 조절할 수 있는 건 오직 먹는 것뿐이에요. 시험공부는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지만, 음식만큼은 제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요.” 반대로 직장인 C는 업무 스트레스가 심할 때 아무것도 먹지 않는 방식으로 반응한다. “적어도 제 몸은 제가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이 중요해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도 체중만큼은 제가 결정할 수 있으니까요.”
이처럼 식사 행동과 체중 조절은 혼란스러운 감정을 다루는 하나의 방식이다.
--- 「현대 사회에서 식이장애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 중에서

식이장애는 단순히 ‘음식과 체중에 집착하는 다이어트 문제’가아니다. 언뜻 보면 단순히 살을 빼려는 행동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과 해소하지 못한 고통이 자리하고 있다. 그것은 어떤 사람에게는 외로움일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수치심이나 무너진 자아감일 수 있다. 결국 식이장애를 이해하려면 단일한 원인을 찾기보다 각 개인의 삶과 심리 구조 속에서 어떤 요인이 어떻게 작용했는지 다층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식이장애는 신경 생물학적 요인, 문화적 영향, 성장 배경, 가족 환경, 심리 요인, 트라우마 경험 등 다양한 조건이 서로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맥락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원인」 중에서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크리스토퍼 페어번(Christopher G. Fairburn) 교수는 오랜 임상 연구 끝에, 식이장애 환자의 증상이 시간이 흐르면서 고정된 형태를 유지하기보다 다양한 양상으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한 환자는 10대 시절 신경성 식욕부진증으로 심각한 체중 감소를 겪었으나, 입원치료 후 체중을 정상 범위로 회복했다. 그러나 1년 뒤에도 음식 제한과 체중 불만족이 이어지면서 폭식과 구토 증상이 시작되었다. 이때 체중이 정상 범위에 해당하면 신경성 폭식증으로 진단한다. 이 환자는 성인이 된 후에도 폭식을 계속했으나 구토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체중 상태가 되어 폭식장애 진단을 받았다. 한 환자가 10년에 걸쳐 신경성 식욕부진증에서 신경성 폭식증으로, 다시 폭식장애로 진단명이 바뀐 것이다. 실제로 미국정신의학회 연구에 따르면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의 약 절반은 시간이 지나면서 신경성 폭식증이나 폭식장애로 진단이 바뀐다. 그리고 폭식증 환자의 4분의 1(약 25%)은 과거에 신경성 식욕부진증을 앓았던 병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식이장애 진단 분류」 중에서

2. 반복적 자기 유발 구토
환자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식사하지만, 식사 직후 곧장 화장실로 달려가 몰래 구토한다. 잠시 뒤 화장실에서는 반복해서 물을 내리는 소리와 기침 소리가 들린다. 때때로 화장실에 구토 흔적이 남아 있다. 잦은 구토로 식도염, 치아 부식, 목소리 변화 등의 신체 증상이 나타나고 손등에는 자기 유발 구토로 생긴 상처인 러셀 사인(Russell’s sign)이 관찰되기도 한다.

3. 약물 남용
환자는 “소화가 안 된다” “배가 더부룩하다”는 이유로 매일 다량의 소화제, 변비약, 이뇨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일부 환자는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하며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욕억제제나 이뇨 성분을 함유한 다이어트 약을 복용한다. 그 결과 저혈압과 부정맥 증상이 나타나며 잦은 어지럼증이나 실신, 다리에 쥐가 나는 증상, 심한 근육 떨림 등으로 응급실을 찾기도 한다. 이러한 약물 남용은 체중 증가를 강박적으로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절박한 통제 행동이다.
--- 「숨기는 탓에 놓치기 쉬운 식이장애의 위험한 증상」 중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원치료는 불필요한 외부 자극과 일상의 혼란에서 잠시 분리되어 최소한의 신체 회복과 감정 안정을 확보할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일 수 있다. 2023년 보고된 한 연구에 따르면 입원치료를 받은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의 60?75%가 건강한 체중을 회복했고, 그중 절반 이상은 퇴원 후 1년 넘게 그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치료 과정을 효과적으로 진행하려면 환자의 가족과 친지, 친구가 각자의 역할을 이해하고 적극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병문안을 할 때 가족은 그저 방문객이 아니라 회복팀의 핵심 구성원이 되어야 한다. “왜 아직도 체중이 늘지 않니?” “왜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니?” 같은 질문보다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지?” “오늘 기분은 어땠어?” “새로 사귄 친구는 있어?”처럼 환자의 감정에 초점을 둔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대화를 통해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더 편안하게 표현하고 치료에 스스로 참여하게 된다.
--- 「입원치료, 언제 필요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중에서

“건강할 때도 그렇게 먹은 적이 없어요. 주변에도 그렇게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사람이 없어요. 선생님도 그렇게 먹지 않잖아요?” 맞는 말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 세 끼를 정확히 챙겨 먹지 않는다. 하지만 오랜 시간 엄격한 다이어트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있다면, 일반적인 식사 방식과는 다른 ‘회복을 위한 특별한 식사 규칙’이 필요하다. 우리 몸은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식사를 오랫동안 거르면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고 몸은 이를 생존 위기로 인식한다. 이때 뇌는 스트레스 상황에 반응하는 호르몬을 분비해 ‘지금 당장 에너지가 필요하다’라는 강한 신호를 보낸다. 그 신호가 바로 폭식 충동이다. 규칙적인 식사는 이런 생리적 위기 반응을 미리 차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실천 요령: 3?4시간 간격으로 복합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포함한 간식을 섭취한다. 예를 들어 사과 반 개와 아몬드 몇 알은 간편하면서도 안정적인 간식이다. 이때 섭취하는 건강한 간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폭식 충동을 막아주고 몸의 생리적 균형을 되찾아주는 회복 연료다.
--- 「여섯 가지 두려움과 대처법」 중에서

식이장애 치료 현장에서 자주 마주치는 장면이 있다. 환자 자신도, 가족도 모두 진심으로 회복을 원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데도 증상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한다. 폭식이 조금 잦아지는 듯하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규칙적인 식사 습관을 잘 유지하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흔들린다. 체중도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고, 잠시 마음의 안정을 찾나 싶더니 또다시 불안정해진다. 그러다 보면 환자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자신을 탓하고, 환자를 지지하던 가족은 점점 지쳐간다. 결국 치료자마저 미궁 속에 빠진 듯한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이럴 때는 증상이 왜 반복되는지에 대해서만 연연해할 것이 아니라, 그 증상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 「거식과 폭식의 이면에 감춰진 감정」 중에서

독성 수치심은 단순히 ‘그 행동은 부적절했다’라는 판단을 넘어 ‘나는 본질적으로 결함이 있다’라는 신념을 마음속에 자리 잡게 한다. 이 신념은 일시적인 생각이나 판단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정체성으로 뿌리내린다. 이를테면 ‘나의 실체가 드러나면 사람들이 나를 거부할 것이다’라거나 ‘진짜 내 내면을 알게 되면 다들 나를 떠날 것이다’라는 믿음이 단단해지면서 결국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감추고, 타인과의 관계에 벽을 만들게 된다. 정리하자면, 수치심은 원래 우리가 안정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사회에 적응하도록 돕는 감정이었다. 그런데 이 적응적 수치심이 독성 수치심으로 변하면 오히려 우리가 관계를 맺고 사회에 적응하는 것을 방해한다.
--- 「수치심이라는 생존 전략」 중에서

자신에게 차갑고 가혹했던 부모를 오히려 감싸고 지키려 하면서 그 비난의 화살을 자신에게 돌리는 방식으로 나타나는 내면의 비판자도 있다. “부모님은 좋은 분이었어. 내가 나쁜 아이였던 거야.” “한심하고 모자란 날 키우느라 부모님 모두 지쳤어. 그러니 내가 더 착한 딸이 되어야 해.” 이 말은 애착 관계를 어떻게든 붙잡고자 했던 아이의 절박한 마음이다. ‘부모가 나에게 상처를 주는 존재’였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아이에게 너무 두렵고 고통스럽다. 그래서 아이는 차라리 “부족한 내가 문제였다”고 믿는 쪽을 선택한다. 그렇게 믿어야 ‘내가 더 노력하면, 다시 사랑받을 수 있다’라는 희망을 붙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내면의 비판자 목소리는 겉으로는 매몰차고 가혹하게 들리지만, 그 안에는 연약한 나를 필사적으로 보호하려는 선한 의도가 담겨 있다. 더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 더 이상 버림받지 않으려는 마음 그리고 누군가와 더 연결되고 싶은 마음.
--- 「내면의 비판자란?」 중에서

부모는 아이가 식사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밥을 두어 숟가락 먹고 숟가락을 내려놓으면 ‘저렇게 먹고 하루를 어떻게 버티지?’ 싶고, 평소보다 조금 많이 먹으면 ‘저러고 또 토하러 가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걱정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제발 한 숟갈이라도 더 먹어봐.” “엄마(아빠)는 네가 이렇게 먹는 걸 보면 숨이 턱 막혀. 그렇게 계속 굶으면 진짜 큰일 나.” “또 이따가 몰래 먹는 건 아니지?” “하루 종일 먹기만 하잖아. 이제 좀 그만해.” 이 모든 말은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지만 아이는 그 말을 이렇게 받아들인다. “넌 지금 잘못된 상태야. 빨리 고쳐야 해.” “이 상황을 엄마(아빠)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결국 아이는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계속 건드리면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부모는 점점 더 불안해지고 무력해진다. 이렇게 식탁에서 오가는 말은 불안과 절망만 더 키운다.

--- 「식사 시간이 전쟁터가 되지 않기 위해 - 그저 곁에 있어 주기」 중에서

출판사 리뷰

“그들은 식이장애라는 몸의 언어로
자신의 아픔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30년간 1만 건 이상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집대성한 진정한 회복의 길!

거울 앞에 한 사람이 서 있다.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몸이지만, 거울 속 자신의 몸을 보며 ‘뚱뚱하다’ 생각한다. 이런 모습으로는 사람들 앞에 나설 수 없다. 사람을 피하고 식사자리는 더더욱 피한다. 또 다른 한 사람이 있다. 낮에는 완벽하게 식욕을 통제한다. 하지만 밤이 되면 억눌렀던 배고픔이 파도처럼 밀려와 폭식하고 토하고 폭식하고 토하고를 반복한다. 그런 자신이 혐오스럽다. 『식이장애에 대한 모든 것』을 집필한 김준기 원장은 30년간 식이장애 환자를 만나왔다. 그가 처음 식이장애 전문 병원을 개원한 1995년만 해도 식이장애는 한국 사회에서 익숙한 병명이 아니었다. 먹고사는 일만으로도 바쁜데, 식이장애라니. 하지만 가까운 일본만 해도 그 당시 가늘고 마른 몸에 대한 이상화, 사회문화적 분위기로 청소년 환자가 급증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었다. 미국은 1980년대 이미 거식증, 폭식증이 정신의학 주요 질환군으로 자리 잡았다.

30년이 흘렀다. 지금 우리나라 상황은 어떨까?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거식증, 폭식증, 기타 식이장애 환자는 2018년 대비 35.6% 증가했다. 이 단편적인 통계만으로는 진정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있는지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환자 수가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 더 이상 한국이 식이장애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운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식이장애라는 개념조차 낯선 시기부터 이 분야를 개척해온 김준기 원장은 30년간 축적한 임상 경험과 치료적 통찰을 『식이장애에 대한 모든 것』에 집대성했다. 사망률이 가장 높은 정신질환이라는 위급성,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확산성, 환자가 병을 숨기기 쉬워 발견과 치료가 어려운 은폐성, 개인의 내면과 사회문화적 요인이 얽힌 다요인성…. 김준기 원장은 오랜 시간 환자와 함께 울고 웃으며 “어떤 말이 환자의 진심에 가닿을지, 어떤 치료 방식이 정말 힘이 되어줄지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단순한 증상의 치료를 넘어 환자의 ‘삶’ 전체를 이해하고 회복으로 이끌고자 했던 김준기 원장의 ‘삶’이 담겼다. 식이장애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을 향한 따뜻한 조언과 지지가 담긴 이 책은, 회복을 향해 걸음을 떼는 이들에게 분명한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식이장애 환자가 겪는 증상은 단지 거식과 저체중, 폭식, 구토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감정, 기억, 관계, 통제, 불안, 자기비난, 수치심 등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훨씬 더 복잡한 다층적 문제를 포함한다. 식이장애의 이러한 복합 양상은 하나의 치료법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 방법을 동시에 적용해야 하며 신체 건강 상태, 감정 기복, 왜곡된 사고, 대인관계 문제, 가족 내 갈등 같은 요소를 고려해 시기별로 치료 방식을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 -본문 중에서

“자기비난에서 자기이해로 건너가는 시간”
의학·심리·가족을 잇는 식이장애 이해의 기준점이 되는 책!

식이장애는 개인의 의지의 문제이거나 다이어트 실패의 문제라고 단순하게 치부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이 질환은 개인의 역사, 관계에서 비롯한 상처, 트라우마 경험, 완벽주의와 강박, 반복된 수치심과 자기비난이 뒤엉켜 나타나는 복합적인 삶의 문제다. 깊이 숨어 있는 치유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김준기 원장은 그 복잡한 맥락을 다층적으로 살펴왔다. 그는 빠른 해결책도, 획일적인 처방도, 완전한 회복도 단언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그는 단순한 정보를 나열하며 제공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 책의 구성은 30년 임상 현장에서 실제로 마주해온 질문의 순서를 따른다. 즉, “식이장애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해 “왜 이 증상은 반복되고, 치료에 난항이 따르는가?”를 거쳐 “어떻게 회복을 도울 수 있는가?”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1장 ‘식이장애 알아가기’는 식이장애를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장으로, 오랜 다이어트가 신체와 마음에 미치는 영향부터, 놓치기 쉬운 식이장애 초기 증상, 식이장애의 종류와 명확한 진단 기준, 그리고 간과해서는 안 될 위험 징후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게 다룬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내용을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정리해줌으로써 치료자는 물론 환자와 가족 모두가 오해나 왜곡 없이 식이장애를 바라보게 한다.

2장 ‘식사 행동 바로잡기’는 인지행동치료 원칙에 따라 식사 행동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알아본다. 거식과 폭식과 구토 증상에 대한 이해, 이들 증상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 그리고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회복 동기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3장 ‘식이장애의 핵심 감정, 수치심 파헤치기’는 이 책의 핵심 장으로, 식이장애 중심에 자리한 감정인 ‘수치심’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수치심이 어떻게 증상을 악화하고 삶을 왜곡하는지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며, 수치심을 다루기 위한 실제적 접근도 소개한다. 환자가 자기 내면을 더 깊이 이해하고 회복 가능성을 찾도록 돕는다.

4장 ‘식이장애 가족을 위한 가이드’에서는 식이장애 환자의 회복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인 ‘가족’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족이 환자의 여정에 어떻게 동행하고, 어떻게 지지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식이장애를 둘러싼 가족의 혼란과 죄책감, 소통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가족이 변화 주체로 서로를 돕는 따뜻하면서도 실용적인 지침을 담고 있다.

김준기 원장은 이 책에서 회복에 대해 재정의한다. “임상 현장에서 겪은 혼란 속에서도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점은 환자들의 회복 과정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것이었다. 회복은 모든 식이장애 증상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강한 수치심으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불안과 두려움이 다시 고개를 들고 혼란과 고립감이 찾아오더라도, 그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아갈 힘을 조금씩 쌓아가는 것이 바로 진정한 회복이다.” 식이장애 환자를 바라볼 때 그들의 ‘이해받지 못한 마음의 언어’에 귀 기울이는 김준기 원장. 오랜 임상 경험에서 비롯된 그의 관점은 식이장애를 겪는 이들에게, 자기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며 살아온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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