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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1. 기억을 향한 투쟁 ― 폐광촌 카지노에서 생명의 대안은 없다 ― 북한산국립공원 관통도로 공사현장에서 새만금에 망가지는 삶과 꿈 ― 부안에서 보낸 5일 새만금예수님을 죽이지 마라 ― 부안에서 보낸 12일 2. 도롱뇽 소송 재판부에 올리는 탄원문 지율 스님께 드립니다 착란과 기다림 ― 대구 지하철 참사에 부쳐 “그놈 한 분” ― 백무산 시인께 3. 기도하는 활동가 발바닥, 내 발바닥 똥 생각 동구의 나무 소설가가 된 청소부 ‘정전’이 켜준 삶의 반성 고전을 읽으며 버스 안 음악감상 〈박하사탕〉 읽기 서울, 청년기의 고향 황당하고 절실한 약속 바람을 뚫고 가기 발바닥으로 쓴 일기 4. 곰치를 아시나요? 편지 한통 소설 한편 불립문자로 가는 시 읽기 꽁트 삼춘, 공부하나? 소설 우주소년 철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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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우리의 역사적, 사회적 현실에 관계하여 사람들의 의식을 날카롭게 하는 데 무엇보다도 크게 기여해온 것은 문학이었다. 그 문학이 언제부터인지 하찮은 것이 되어버렸다. 그 결과 문학은 이제 기껏해야 동호인들끼리의 취미활동으로 떨어져버린 게 아닌가, 나는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다.
문학이 자기 본연의 역할, 즉 가장 근원적인 정치적 발언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삶의 밑바닥으로 들어가서 거기서 보고 들은 것을 정직하게, 비타협적으로 얘기하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인도 국가와 엘리트들에 의해 사랑받는 작가가 아니라, 인도의 강과 계곡의 기억 속에 있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당돌한 선언과 함께 분별없는 개발과 전쟁을 끝없이 부추기고 합리화하는 ‘세계화’의 지배논리를 뿌리로부터 거부하는 예리한 정치적 에세이를 계속해서 발표해온 인도 작가 아룬다티 로이의 경우는 새로운 문학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전범이 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의 소설가 김곰치에게서 나는 여러 해 동안 로이의 경우에 못지않은 가능성을 보아왔다. 그는 예민하고, 섬세한 감수성의 소유자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산하와 거기에 기대어 살아온 풀뿌리 삶이 걷잡을 수 없이 허물어지는 사태 앞에서 깊이 마음 아파하고 슬퍼해왔다. 그러나 그는 자폐적인 슬픔에 갇혀있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발품을 팔아 현장으로 달려가 몸소 그 파괴를 실감하고, 그러면서 그 파괴의 한가운데서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있는 강렬한 생명의 기운을 발견해왔다. 그러한 발견과 탐색의 기록으로서, 김곰치의 이 르포·산문집은 탐욕으로 일그러진 이 어리석은 시대에 대한 가장 정직한 문학적 증언의 하나가 될 것임을 나는 의심치 않는다. -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