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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가는 길
겨울, 숲으로의 초대 봄, 숲에서 길어올리는 소망 DMZ, 여름 숲의 아우라 마을 숲을 위한 변주곡 시원의 숲, 점봉산 곰배령 가을 숲이 던지는 추파 바이칼오리의 꿈 토토로의 숲과 시시가미의 숲 몬떼베르데, 영원히 푸른 산 ‘영원한 어린이의 숲’에서 문명, 풀빛 조율에 대하여 겨울이 추워야 희망이 산다 꽃과 전쟁, 그리고 야생의 사유 길은 신을 닮고 도로는 인간을 베꼈다 집 없는 시대 서울 아바나, 달동네의 여름 풍경 생태적 문맹 자본과 자전거의 속도 가을 바람에 여가와 노동을 생각하다 나는 아직도 아날로그가 그립다 프로메테우스의 불 무균병동에 심은 나무 한 그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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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궁(春窮)의 아득한 허기가 죽이고, 풀빛의 서러움이 죽이고, 물오른 청춘의 설레는 기억이 죽이고, 기어이 살아야겠다는 희망이 죽이는 계절이다. 굳이 김추자의 봄비가 아니어도 좋다. 봄비라도 내리면, 겨우내 추위와 절망에 깔려 침전되어 있던 희망의 색소들이 ‘서러운 풀빛’이 되어 점점 더 진한 농도로 부유(浮游)해 갈 것이다.
--- p.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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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생명체들이 살고 죽고 분해되는 정상적인 물질순환이 생태계의 건전한 구조를 지탱하고 발달시키는 기초가 된다. 생태계의 물질 교환은 광합성에 의해 무기물에서 유기물을 제조하는 생산자 식물과 합성된 유기물을 섭취하여 생명체를 유지하는 소비자 동물과 또 동 ?·식물체 원생 생물체의 유기물을 무기물로 환원하는 분해자 균류가 긴밀한 유대를 맺으며 이루어지는 것이다. 생을 마감하면서 한 몸 썩어 이 깊은 시원의 숲 계곡 한가한 곳에 황벽나무 한 그루의 푹신푹신한 코르크가 되고 날렵한 잎사귀가 될 수 있다면, 부패 또한 아름답지 않은가.
--- p.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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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사람과 자연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잇고, 마을과 마을을 이어서 모자라고 남는 것을 바꾸고 나누는 소통의 무대이다. 그러나 이렇게 ‘길’은 나눔과 이음에 그 뜻이 있었지만, 인간의 ‘도로’는 독점과 단절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말하자면 우리가 자연에서 전통 지게를 지고 다니던 ‘길’은 그러한 나눔과 분배와 공유의 그것이 있었다면, 근대와 현대의 지게들이 다니는 도로와 고속도로는 수탈과 착취, 독점과 집중의 수단이었다.
--- p.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