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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고대 문명의 유혹과 신화?전설의 세계
아즈텍 문화와 신화의 세계 ∥아즈텍 신화∥ 태양과 달의 탄생/새로운 태양과 달의 탄생/아즈텍 최후의 신, 우이칠로포츠틀리 ∥아즈텍 전설∥ 별/튤립/하얀 타로토란 꽃/희생 제물이 된 전사/야자나무 꽃/수선화/잠의 꽃, 아마폴라/스무 겹 꽃잎/손바닥 꽃 마야 문화와 신화의 세계 ∥마야 신화∥ 부쿱 카킥스/쌍둥이 영웅, 우나푸와 스발란케의 지하세계 모험/옥수수인간/세상 끝의 뱀 ∥마야 전설∥ 꽃과 벌새/하얀 꽃/연꽃/불멸의 섬, 하이나/벌레의 애절한 사랑/숨겨진 여인/신의 선물, 옥수수 잉카 문화와 신화의 세계 ∥잉카 신화∥ 태양의 자손, 잉카의 기원/태양신의 아들, 비차마/대홍수 ∥잉카 전설∥ 마법의 거울 -라틴아메리카 신화와 전설에 등장하는 주요 신들과 용어 해설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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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오후, 사랑에 빠진 소치틀은 남들이 보지 않는 틈을 타 기도를 드리고 있던 사제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조용히 무릎을 꿇고 사제에게 다가갔다. 소녀의 행동이 너무나 조심스러웠기 때문에 사제는 소녀가 방에 들어와 있는 줄 몰랐다. 그러나 소녀의 몸에서 풍기는 진한 꽃향기가 사제의 코로 흘러들었다. 인기척을 느낀 대사제는 고개를 돌렸다. 그는 조용히 두려움에 싸인 채 앉아 있는 소녀를 천천히 살펴보았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놀라지는 않았지만, 화를 가라앉히려 애썼다. 향불 연기는 부드러웠고, 소년 가슴 깊이 향을 들이마시면서 환희의 미소로 사제에게 인사를 했다. 그녀의 미소에 사제는 갑자기 화를 내며 소녀에게 다가와 두 주먹을 흔들며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
- 여기서 무엇을 하는 게냐? 왜 신성한 사원을 더럽히려는 것이냐? --- p.115 '아즈텍 전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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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으로 또는 정서적으로 우리와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어 때론 낯설게, 때론 미지의 세계로 다가서는 라틴아메리카. 그곳에서 전해 내려오는 다양한 신화와 전설을 통해 고대 문명, 즉 아즈텍.마야.잉카 문명의 문화적 특징과 각 문명권의 유래와 역사를 들여다보고 체험할 수 있는 이 책은 고대 문명의 수수께끼와 오늘날 세계 문화를 규정하는 다문화적 특징의 한 축으로 부각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 고유의 예술적.신화적 상상력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해준다.
밀림 속에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 최근에야 발견되고 있는 섬세한 석조 건축물, 안데스 산 정상의 공중도시, 사막에 그려진 거대한 그림, 태양과 달의 피라미드, 조직적인 인신 공양 의례, 태양과 달, 금성 등의 주기를 측정해 1년을 365.2420일로 제작한 달력 등 고대 라틴아메리카 문명은 신비와 환상적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 또한 그 당시 사람들이 믿고 의지했던 창조신들과 자연숭배의식, 그들만의 일상적인 기쁨과 슬픔, 사랑과 원망, 두려움과 희망은 구체적인 신화와 전설의 형태로 남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위대한 아즈텍 제국의 상징, 우이칠로포츠틀리 멕시코 고원의 이방인이었지만 개방적인 자세로 과거의 여러 문화권의 문화와 관습을 흡수한 아즈텍의 신화는 생명을 관장하는 이원성(二元性)의 신이자 모든 사물의 궁극적인 원천인 오메테오틀(Ometeotl)에서 출발해 그 자식들인 케찰코아틀(Quetzalcoatl)과 테스카틀리포카(Tezcatlipoca)가 완전한 형태의 우주를 구성하는 창조신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대지.바람.불.물의 세계에 이어 다섯 번째로 현재 세계가 창조되었다고 한다. 아즈텍 문화의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는 신화로는 태양과 달의 탄생 신화를 들 수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아즈텍이 수용한 이전 문화의 성격이 짙은 시틀랄토낙(Citlaltonac) 신과 시틀랄리쿠에(Citlalicue) 여신의 신화이고, 나머지 하나는 태양에 대한 지속적인 숭배의식과 종교 의례, 인신 공양 등에 대한 기원을 엿볼 수 있는 토나티우(Tonatiuh) 신화와 우이칠로포츠틀리(Huitzilopochtli) 신화다. 또한 아즈텍은 우이칠로포츠틀리 탄생 신화를 앞세워 이민족 권력의 시대를 종식시키고 자신들의 정통성과 강력한 신권국가로 발돋움했다. 이처럼 아즈텍 제국의 정통성 확립에 기초한 신화와 달리 아즈텍 전설에서는 당시 아즈텍인들의 의식과 감정의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루지 못한 사랑과 이별의 애절함, 고귀하고 순결한 영혼의 선택, 꿈과 자유를 향한 끝없는 열망, 자식을 뒤따라 몸을 내던진 한 여인의 고결한 사랑, 사랑하는 이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 등을 담고 있는 각각의 전설들은 물질생활의 편리함과 눈앞의 이익에 집착하는 오늘날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쌍둥이 영웅의 맹활약과 아름다운 전설들 마야 문화의 중심이 되는 신화는 어둠의 세계에서 빛의 세계로의 전환을 가져온 우나푸(Hunahpu)와 스발란케(Xbalanque) 쌍둥이 영웅의 지하세계 정복 신화와 옥수수인간의 탄생 신화다. 현세의 인간이 존재하지 않고 신들만 하늘과 땅에 머물고 있던 시절. 창조신 우라칸(Huracan)의 명을 받고 허영과 오만으로 가득하던 ‘일곱 마코 앵무새’ 부쿱 카킥스(Vucub-Caquix)와 그의 두 아들을 파멸시킨 우나푸와 스발란케는 아버지와 삼촌의 복수를 위해 지하세계인 시발바(Xibalba)에서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죽음의 신들을 몰아낸다. 이어 쌍둥이 형제는 하늘로 올라가 형은 태양이 되고, 동생은 달이 되었다. 한편, 신들은 진흙인간과 나무인간을 만들었지만 이들은 신들의 얘기를 알아듣지 못하거나 영혼이 없어 신들을 숭배하지 못했다. 이에 신들은 옥수수인간을 창조했다. 하지만 옥수수인간들은 어둠의 세계에서 살아야 했다. 결국 옥수수인간들과 그 후손들은 하늘의 신들에게 빛을 비춰달라고 기도드리고 동물과 인간의 피를 바쳐 순례를 한 끝에 태양을 만나게 되었다. 아즈텍 전설처럼 예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마야 전설은 신들에 대한 경배와 작은 것에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 그리고 헛된 욕심을 버리고 영혼의 안식을 찾으라는 메시지가 녹아 있다. 달을 향한 간절한 소망과 맹세 끝에 사랑하는 이를 다시 만나고, 거역할 수 없는 운명과 맞닥뜨리고, 광활한 자신의 영토를 벗어나 불평과 근심이 없는 희망을 섬을 찾아나서고, 오랜 고통과 절망 끝에 영원한 사랑과 행복을 얻는 등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고대 마야인들의 순수함과 겸손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태양의 자손’ 잉카의 기원 험난하고 높은 산 정상에 지어진 ‘마추픽추(Machu Picchu)’로 대표되는 잉카 문화도 천지창조와 관련된 신화가 많다. 창조자 신인 비라코차(Viracocha)를 비롯해 태양의 신, 달의 신, 아침과 저녁의 신인 금성, 천둥의 신, 무지개 신 등을 중심으로 신화가 구성되어 있다. 천지가 창조되면서 가장 먼저 생겨난 티티카카(Titicaca) 호수에 모습을 드러낸 창조자 비라코차(해안지방에서 유래된 신화에서는 파차카막이라 불림)는 최초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한다. 이들은 황금 지팡이의 손잡이까지 박힐 만큼 비옥한 자리에 거대한 제국을 세울 수 있는 지혜와 권능을 받고 순례길에 나선다. 그러던 어느 날 무지개와 태양이 함께 하늘에 떠 있는 곳에 이르러 황금 지팡이로 흙을 찔러보자 지팡이 손잡이까지 쑥 들어가 그곳에 ‘비옥한 땅’ 쿠스코라는 도시를 건설하고 잉카 제국을 세우게 된다. 이밖에 태양신과 파차카막(Pachacamac)의 대립과 갈등 속에서 인류가 탄생했다는 신화와 부패한 인간들을 벌하는 대홍수 신화 등이 있다. 또한 태양신 인티(Inti)의 도움으로 찬카(Chanca) 부족의 대규모 군대를 물리친 유팡키(Yupanqui) 왕자의 이야기인 ‘마법의 거울’이라는 잉카 전설에서는 어떤 고난과 위기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용기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 * * 신비와 환상의 아즈텍과 마야, 잉카의 신화와 전설을 정리하고 소개하는 작업은 매력적이면서 동시에 어려운 시도가 될 수밖에 없었다. 시간과 공간적으로 그 뿌리와 형성과정을 달리하는 마야와 아즈텍, 잉카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한 뒤 적합한 자료를 수집해 일관된 성격으로 묶어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은 예상보다 훨씬 더 힘들고 어려웠다. 광범위한 자료의 수집과 선정은 물론이고, 제한된 분량으로 각 문명권을 대표하는 주제의 신화와 전설의 의미를 흩트리지 않은 채 우리말로 옮기는 일 또한 개인적인 능력과 인내의 한계를 수시로 부정하게 만들곤 했다. 힘들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무사히 작업을 마쳤음에 고대인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들과의 만남은 힘들고 지친 일상으로부터의 행복한 여행이었다.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태양의 이동을 관찰하며, 개인의 사랑과 국가의 운명을 노래하던 고대 아메리카인들의 모습은 달을 보며 사랑을 노래하고, 떨어지는 별을 보며 국가의 운명을 점치던 우리의 선조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와 같은 희로애락의 감정을 지닌 채 살아간 고대인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상상력이 가득한 매혹의 라틴아메리카 신화와 전설의 세계로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