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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 괴테와의 만남 (1823~1827)
2. 위대한 지성과 나눈 대화 (1828~1832) 3. 다시 만나고 싶은 괴테 (3부 머리말/1822~1832) |
Johann Peter Eckermann
요한 페터 에커만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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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할 바 없이 칸트가 가장 뛰어나네. 그 학설이 오늘날까지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입증되었고, 우리 독일 문화에 가장 깊이 스며들어 있는 인물이니까 말일세. 자네가 그의 저작을 읽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칸트는 자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네. 자네는 그가 줄 수 있는 것을 이미 가지고 있으니까, 지금으로서는 새삼스럽게 그의 저작을 읽을 필요가 없네. 하지만 나중에 언젠가 그의 책을 읽으려 한다면 그의 [판단력 비판]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네. 거기서 그는 수사학을 썩 잘 다루었고, 문학에 대한 서술도 어지간히 하고 있다고 생각되네. 다만 조형예술에 대해서 만큼은 좀 부족하네.
--- p.2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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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괴테의 서재에서 단둘이 식사를 하면서 문학의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독일 사람들은 속물 근성에서 벗어나질 못해. 그들은 지금 실러의 작품과 내 작품에서 동시에 활자화된 여러 가지 2행시를 두고서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대고 있네. 도대체 어느 것이 실제로 실러의 것이고 어느 것이 나의 것인가를 엄밀히 가려내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도 되는 양 생각하고 있지. 마치 그게 무슨 큰일이라도 되며, 그러게 하면 뭔가를 얻을 수 있기라도 하는 듯이 말이네. 그리고 실재하는 작품만으로는 도무지 만족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말이네. 실러와 나는 오랜 세월 동안 사귀면서 관심사도 같은데다 날마다 접촉하며 서로 의견을 나누는 친구로서 한마음처럼 살아 왔네. 따라서 낱낱의 생각을 두고서 어느 것이 이 살마 것이고 어느 것이 저 사람 것인지 가려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네. 우리는 여러 편의 2행시를 공동으로 지었는데, 내가 시상을 떠올려서 실러가 시를 짓는 때가 많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자주 있었네. 또한 때로는 실러가 한 행을 짓고 내가 또 한 행을 짓기도 했지. 그런데 어떻게 내 것이다 네 것이다 하고 따질 수가 있겠는가! 그러한 의문을 해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비중을 두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속물근성에 푹 전 사람임에 틀림없네." "그와 같은 경향은 문학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저런 유명 작가의 독창성에 의구심을 품고, 그가 어디서 그런 교양을 갖추었는지 그 출처를 캐내려는 경향 말입니다." "참으로 웃기는 짓이네! 그건 마치 살찐 사람을 두고서, 소나 양이나 돼지 가운데 도대체 무얼 먹고 그렇게 튼튼해졌느냐고 묻는 것과 같으니 말일세. 물론 우리는 타고난 능력들을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발전해나가는 것은 이 넓은 세계로부터 수많은 영향을 받은 덕분이네. 우리는 이 세계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받아들여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법이네." --- pp.312-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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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대가와 만나는 기쁨, 나는 괴테를 만나 새롭게 태어났다
이 책은 괴테와 에커만 사이의 대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 밖에 괴테가 가족이나 방문객과 나눈 대화, 에커만 자신의 일기 메모, 괴테의 삶의 지혜를 담은 아포리즘 그리고 에커만의 이탈리아 여행길에 괴테와 주고받은 편지 등도 포함되어 있다. 그 자신 시인이기도 했던 에커만은 그러한 방대한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하여 문학적으로 형상화하였다. 이 기록을 1,2부로 나누어 브록하우스 출판사(현재도 사전전문 출판사로 명성을 떨치는 독일 출판사)에서 처음으로 출간한 것은 괴테가 세상을 떠난 지 4년 후인 1836년의 일이었고, 제3부까지 포함하여 완간한 것은 1848년이었다. 그 뒤로 이것은 괴테의 작품 가운데 가장 많이 인용되며 팔리는 책이 되었다.
본사에서 출간한 『괴테와의 대화』는 안드레아스 바이어와 노르베르트 밀러가 공동 편찬한 괴테 전집 뮌헨 판본을 기초로 삼았고 헤르베르트 폰 아이넴이 편찬한 괴테 전집 함부르크 판본과 크리스토프 미헬이 편찬한 프랑크푸르트 판본을 참조하였다.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과 사진은 프랑크푸르트 판본과 오토 쉰베르거가 편찬한 필립 레클람 출판사 판본 그리고 뵐라우스 출판사에서 펴낸 에커만 화보집에 실린 것 가운데 선별하여 수록하였다. 괴테를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에커만은 가난속에 허덕이는 한낱 문학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그가 괴테와 10여 년을 함께 하면서 대공의 아들을 가르치고 궁정 사서직을 맡는 사람이 된다. 즉, 정신적ㆍ학문적 성숙 뿐만 아니라 사회적 성숙까지 이루게 된다. 이는 둘 사이에 오갔던 대화가 단훈히 일상적인 대화의 수준을 뛰어넘어 인생과 세계를 넘나드는 지적ㆍ학문적 대화였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이 글을 읽는 독자 또한 위대한 지성 괴테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 지적 성숙을 이룸과 동시에 노년의 인간 괴테를 통해 정신적인 성숙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괴테의 관심과 이해의 스펙트럼은 비단 문학예술 분야에만 머물지 않는다. 조형예술과 음악, 건축과 연극, 역사와 정치, 철학과 종교 등에 관한 그의 관점이 모두 이 책에 함축되어 있다. 한편으론 자연과학자이기도 했던 괴테였으니, 자신의 색채론이나 여러 가지 자연현상 등에 관한 설명도 대화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성서의 내용에 대한 그의 주관론적 해석은 그 어떤 성서 해석학자의 설명보다 더욱 명쾌하다. 또한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인생의 선배로서의 조언과 충고는 인생의 출발점에 서 있는 젊은이에게 삶의 지표를 제시해준다. 특히 문학과 예술 세계에 대한 괴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괴테는 여러 나라의 문학은 물론 동서고금의 역사적 사건들과 인물들에 두루 해박한 지식을 펼쳐 보이며 자신의 관점을 피력한다. 이 과정에서 무척 놀랍고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우리의 머릿속에 별개의 존재로만 각인되어왔던 인물 가운데 상당수가 괴테와 직접 교류하며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점이다. 나폴레옹과 헤겔이 그렇고 베토벤과 모차르트도 괴테와의 대화 속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괴테가 시인이었던 만큼 문학 얘기가 대화의 중심이 된 것은 당연하다. 특히 고대 그리스 비극작가와 영국과 프랑스문학에 관한 이야기도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 자신 위대한 시성으로 추앙받는 괴테지만, 국내외 작가를 막론하고 좋은 작품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도량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셰익스피어를 '위대한 심리학자' 이자 '스위스 산맥과 같은' 존재로 비유하는가 하면, 바이런을 '고금을 통틀어 가장 생산적'이며 '현대 그 자체와 같은' 작가로 꼽기도 한다. 또한 어릴 적부터 몰리에르한테서 배운 바가 많고, 월터 스콧에게서 새로운 기법을 찾았다고 밝히면서, 베랑제와 빅토르 위고의 재능에 대해서도 찬사를 던진다. 더 나아가서 중국문학에 대한 얘기도 빼놓지 않는다. 또한 현장성과 구체성을 확보한 생생한 묘사로, 대화를 나눈 시간과 공간, 대화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을 비롯한 구체적인 대화 상황을 매번 세세히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기록의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어쨌든 마치 우리 자신이 괴테의 집을 드나드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괴테 일상의 자잘한 뒷얘기까지 전해주고 있는데, 손자들의 재롱에 즐거워하는 모습이라든가 며느리하고 스스럼없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 등에서는, 왠지 다가서기 어려울 것만 같은 이미지의 괴테가 친근하게 느껴진다. 첫사랑을 회상하며 감상에 젖는 노시인의 모습은, 대문호에게 결례되는 표현일지 모르겠으나 어찌보면 귀엽기까지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