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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_ 군부의 비밀 모의
다가오는 먹구름 / 황가의 금지 구역도 탐욕의 무리를 막지 못하다 / 비오는 밤 여단장이 겪은 기이한 일들 / 동릉에 울려 퍼지는 총포 소리 / 혼돈 속에서 이익을 취하다 / 신비스러운 손님 / 북경에서 장보도에 대한 비밀을 캐다 제6장_ 동릉의 도굴 황릉의 파괴도 혁명이다 / 어느 곳이 지하궁 입구인가? / 증국번의 상군을 생각함 / 노불야의 관곽을 열다 / 어서 칼로 막아! / 싸움이 일어나다 / 지하궁전에서 울리는 ‘살려 달라!’는 소리 / 지하 현궁에서의 폭발 제7장_ 놀랄만한 대사건 염석산 긴급 수배령을 내리다 / 사단장 담온강 체포되다 / 체포된 도망병이 진상을 밝히다 / 언론계, 상황을 더 악화시키다 / 또 한 번의 도둑질 / 황실 증인의 기록 / 상황의 돌변 제8장_ 법정 안팎의 각축전 공상회를 비밀리에 찾아가다 / 상해탄의 장물 처분이 실패로 끝나다 / 특별 군사 법정 / “아부, 자네의 담력은 정말 대단하더군!” / 내가 있는 한 대청 제국은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 용이 고향으로 돌아오다 / 제기랄, 잘 모르면 함부로 그런 말을 쓰지 말라고! / 손전영의 마지막 귀착지 글을 마치며_ 청 동릉의 여생 발문_ 내가 아는 청 동릉 옮긴이의 글 원문의 주2 청나라 관련 도표 |
Yuenan,岳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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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전영이 부대를 이끌고 순의와 회유 일대로 철수한 후, 동릉 외곽 지역에 숨어 있던 비적들과 봉군(奉軍), 그리고 직로(直魯) 잔여 부대의 패잔병들까지 모두 소문을 듣고 이미 텅 비어 버린 지하궁을 향해 몰려들었다. 이미 엉망으로 파헤쳐진 능침에 도착한 이들은 자희와 건륭제의 능이 이미 도굴된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행여나 하는 심정으로 허술하게 막아 놓은 입구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횃불과 등잔은 물론이고 각종 호신용 무기를 손에 든 그들에 의해 지하궁은 다시 한 번 약탈되고 말았다.
비적들과 패잔병들이 몰려들어 능을 파헤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인근 주민들 역시 삼삼오오 떼를 지어 능묘 지역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지하궁에 떨어진 보석은 물론이고 얼마 남지 않은 기물들까지 모조리 훔쳐갔다. 온통 진흙탕으로 뒤범벅된 유릉의 지하궁에서 사람들은 마치 밭에서 잡초를 뽑고, 개울가에서 잔고기를 잡는 것처럼 쇠스랑이나 바구니, 삼태기 등 온갖 도구를 사용하여 사방을 헤집고 다니면서 크고 작은 물건은 물론이고 심지어 건륭 황제와 후비들의 유골이나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진 옷 조각까지 모조리 쓸어 담은 다음 지하궁을 나왔다. 온갖 물건들을 걸머지고, 또는 수레에 싣고서 능 외곽에 있는 개울가에 도달한 이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온 물건들을 쇠로 만든 체에 넣고 걸러내기 시작했디. 요행히 금 부스러기나 구슬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그 외의 것들, 즉 유골이나 옷 조각 등 돈이 안 되는 것들은 모조리 개울 속으로 내던져 버렸다. 이는 말 그대로 '세겁(勢劫 : 씻은 듯이 모조리 약탈해 가는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일이었다. 비적들이나 인근 주민들은 이로써 횡재를 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 <제9장 : 제3호묘를 발굴하다> 2권 p.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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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릉의 파괴도 혁명이다!”, 그리고 역사는 파괴되었다
‘황릉의 파괴도 혁명’이라는 기치 아래, 완전무장을 한 손전영(孫殿英) 군벌의 대군이 야밤을 틈타 황릉으로 출동했다. 폭탄이 잇달아 터지고 마침내 건륭제와 서태후의 능묘가 열리게 되었다. 황제와 비빈(妃嬪)의 관곽은 여지없이 깨져나가고 시신들이 나뒹구는 가운데 온갖 부장품에 대한 약탈이 자행되었다. 화려한 대청 제국의 기초를 다졌던 강희제, 국가의 기강과 제도를 확립했던 옹정제, 청조의 황금기를 이루었던 건륭제, 철혈여인으로 청나라의 마지막을 통치했던 서태후의 무덤이 이렇게 난장판이 돼버렸다. 이러한 손전영의 도굴은 인류 역사상 가장 야만적인 것이었다. 난세에 태어나 온갖 악행을 저지른 손전영이라는 인물의 성장 과정을 중심으로 혼란기의 중국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 청나라 황제들의 지하궁 보물과 군벌들의 현대판 춘추전국시대 청나라 광서(光緖) 34년(1908년) 10월, 침묵과 긴장이 감도는 자금성 안에서 대청 제국의 마지막 권력을 휘두르던 서태후는 죽음을 앞두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부의를 후계자로 책봉한다. 서태후의 죽음과 부의의 등극이 암시하는 대청 제국의 암울한 미래를 서두로 전개하는 이 작품은 다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화려하게 대청 제국의 전성기를 이룩했던 강희제?옹정제?건륭제의 시대로 되돌아간다. 작가가 온 정신을 집중해 청나라 황릉의 연혁과 내력을 설명하는 서두 부분에서는, 황릉의 지하궁 형체가 점차 모양을 갖추어가는 가운데 수많은 부장품들이 무덤의 주인을 따라 매장되는 모습이 마치 영상처럼 전개된다. 그러나 지하궁 안에 어떤 유물들이 매장되었는가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무덤 주인이 안정되면서 커다란 비밀 역시, 빈틈없이 파묻혀 완전히 봉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신해혁명 이후 각 성(省)의 군벌들은 중화민국 초대 총통이었던 위안스카이가 사망한 후부터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될 때까지 중국 각지에서 할거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주요 군벌들은 각 성에서 장악하고 있던 군사력을 앞세우거나 외국 열강의 지원을 받아 권력을 쟁취했다. 이들은 끊임없이 파벌을 만들거나 합종연횡을 했기 때문에 어느 한 군벌이 다른 군벌을 완벽하게 제압할 정도로 강력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북부와 남부의 군벌들 사이에 커다란 틈새가 벌어져 끊임없는 전투가 벌어졌다. 1926년 장개석 휘하의 국민혁명군이 북벌을 개시하고, 1928년 마침내 중국이 다시 통일되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군벌들을 소탕하지 못해 이후에는 오히려 그들과 연맹을 맺음으로써 다수의 군벌들을 국민혁명군에 끌어들이게 된다. 1920년대 이후 1949년까지 합종연횡하는 군벌을 묘사하고 있는 4장 이후 부분은 이 책의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국내에는 자세히 소개되지 않았던 중국 근대사의 30여 년의 세월이 저자의 스피드 넘치는 문필과 다량의 정보와 함께 역동적으로 전개된다. 역사의 진애(塵埃) 속에 매몰되고 배양된 중국 문화의 정수를 찾아서 작가는 전작들에 비해 더욱 손쉽게 소설처럼 읽을 수 있게끔 여전히 자신의 글쓰기 본분을 지키고 있다. 풍부한 컬러 사진, 흑백 사진과 더불어 본문의 여러 용어들과 내용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는 「원문의 주」만으로도 이 작품은 읽을 만한 충분한 가치와 지식을 담고 있다. 중국 군벌들의 흥미로운 역사와 함께 이 책에서 주목할 것은 역사적 유물에 대한 풍부한 해설이다. 청나라 동릉은 중국에 현존하는 능묘 가운데 규모가 가장 방대하고 체계가 완벽하며, 배치나 구조가 지극히 웅장한 황제와 황후의 능묘군이다. 이 능묘군이 건설되고 파괴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가운데 이제 독자는 유물들을 건축학적으로, 역사적으로 보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조망할 수 있는 감상력을 가지게 된다. 또한 다수의 유물이 도굴당한 능묘군이긴 하지만 그 화려함과 학술적 성과를 내포한 원문의 주, 도표, 각종 도면도나 배치도는 독자에게 사물을 보는 깊이 있는 안목을 갖추게 한다. 이러한 역사적인 해설 부분들은 무협지 같은 속도 있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갖는 지적인 무게감에 대한 균형을 놓치지 않게 한다. 그 외에도 주로 제7장에서 다루고 있는 청 동릉 도굴 사건 이후에 전개되는 사건에 대한 추적과 각종 보고서들, 동릉 복원에 관련된 서신들, 그리고 일지들은 이 작품에 보고 문학(documentary literature)이 주는 진지한 생동감을 한층 더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