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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일혜 작가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책소개

목차

머리말

1부_ 작가는 가난하지요

1. 가을에 온 엽서
2. 낙엽 흩날리게 하시는 것 감사
3. 잊지 마세요, 당신 뒤에서 울고 있는 아내를
4. 그 풍요에서 돌아서라
5. 새해엔 하고 싶은 일 다 하고 살소
6. 작가는 가난하지요
7. 우리 집에 오늘 여류작가가 와요
8. 영적 무지와 게으름에 대하여
9. 90세 아가씨(?) 목소리
10. 꾸준히 공부하는 안청 형님
11. 서삼초등학교에 세운 독립운동기념비
12. 오늘 처음으로 캔 고구마요
13. 아빠 좋아요, 만세 만세
14. 운정 독자
15. 배추전과 망년회
16. 먼 길 가시는데
17. 두문불출하지 마세요!
18. 모닝 차 한잔하고 가세요
19. 커피 마시다가 말다가
20. 단감 차대기(자루) 속 봉투
21. 헵번(?) 아가씨 적벽 놀이 가다
22. 며느리와 세 손님
23. 따뜻한 내 겨울 교복
24. 이 도시에 이런 미인이 숨어 있었나
25. 가래떡 한 봉지
26. 정이야, 설이라고 전화했구나
27. 허당 많은 당신이 좋아서
28. 내 책 500권 가져간 사람
29. 아내 말에 고분고분해야지 하는데
30. 세상에 이런 경우는 없습니다
31. 사람은 왜 남의 좋은 일에 냉담할까
32. 소선화 님의 시 4편

2부_ 애호리댁 못 잊어

1. 목포역에 마중 나온 노신사 다섯 분
2. 나, 먹으라고 준비해두신 상추밭
3. 애호리댁 못 잊어
4. 백호리 귀여운 여인
5. 강낭콩 심고 팥꼬투리 따고
6. 앞마당 텃밭 가에 앉아서
7. 잘 도와주세요, 잘 도와주세요
8. 계란 네 개 가지고 온 옆집 아저씨
9. 높은 것을 늘 생각하는 사람 1
10. 높은 것을 늘 생각하는 사람 2
11. 새봄이 오고 부추꽃이 피면
12. 그 돈 5만 원
13. 늙은 닭은 약이 된다는데
14. 나의 자랑스런 배추밭
15. 씩씩한 전사의 무사귀환을 빕니다
16. 빨간 장화 아가씨
17. 비가 와도 좋아, 눈이 와도 좋아
18. 상추 여사님과 재회하다
19. 사람의 표정을 만들어내는 사람
20. 커튼콜 6번 받은 발레리노
21. 북경에서 온 질녀
22. 사람을 알아보는 쉬운 방법
23. 푸른 잔디와 수입차

3부_ 아직도 세상은 괜찮다

1. 미학자美學者 같은 완도 친구
2. 애련한 데가 있어요
3. 엄마가 소재素材 때문에 고향 간다
4. 배추 네 포기 사다가
5. 구름같이 오셨다가 구름같이 가셨네요
6. 낫질하는 친구
7. 맛있는 것 있을 때 만나요
8. 초현실에서 현실을 내려다보는 여인
9. 참 섬김과 의례적인 섬김
10. 올여름에 위대한 여인
11. 거룩하다, 보통 사람에겐 안 쓰는데
12. 『소년이 온다』 보셨어요?
13. 갚아야 되는 사랑은 참사랑 아니다
14. 안 만나도 만나는 것 같은 사람
15. 나는 연분홍빛 치마밖에 몰라
16. 아직도 세상은 괜찮다
17. 남의 수치를 내 수치로 여기는 어머니들
18. 네 잎 클로버와 월출산 소녀
19. 내 글, 가장 먼저 읽는 독자
20. 코스모스 만발한 추석 명절이 되시길
21. 내가 봉선화 좋아하는 이유
22. 꽃 배달 할머니의 아침
23. 모름지기 남의 일에 간섭하지 마라
24. 네가 잘 먹여서 그렇다
25. 동생이 보내준 전신 거울
26. 들꽃 아가씨
27. 지하철에서 만난 30분 친구
28. 보무步武도 당당하게 가소!
29. 동네 친구에게 사과한 이야기
30. 남편이나 아내가 시시하게 보일 때

4부_ 떼쟁이 막내의 귀여운 기도

1. 우리들의 통 큰 어머니
2. 견우직녀 만나는데 그렇게 벼락을 치면
3. 떼쟁이 막내의 귀여운 기도
4. 강단 꽃꽂이하는 두 여인
5. 그 한 사람이 소중해서
6. 불완전함이 선사하는 즐거움
7. 오늘은 내 기념일이다
8. 죽지 않으면 다시 살아나는 부활이 없다
9. 나를 찾는 최고의 방법
10. 잡채 공주
11. 욱하는 성질머리부터 버려야
12. 박사, 박사 어머니
13. 편집은 예술이다
14. 서초동 질녀와의 대화
15. 당신은 남을 미워하지 않아요
16. 사람이 팔짝팔짝 뛸 일이지
17. 날 저무는 하늘에 별이 3형제
18. 극상품 마늘 한 접을 받아들고
19. 당신 이런 모습 보는 재미로 사네
20. 새싹비빔밥과 갈비탕 한 그릇
21. 비록 사실일지라도
22. 겸손은 그냥 라이프(삶)예요
23. 울주 친구가 보낸 편지
24. 나는 완주에 가야 한다
25. (다시 쓰는) 남편을 가진 죄·2
26. 정희 님 댁 김장하는 날

저자 소개 1

1941년 전남 장성에서 출생 1959년 광주사범학교 졸업 1977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어떤 통곡」, 「소리」가 추천 완료되어 등단 1986년 창작소설집 『약 닳이는 여인』 펴냄 1994년부터 2023년까지 50권의 수필집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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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2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28*188*20mm
ISBN13
9791191797909

책 속으로

남편이 동창 모임이라고 나간다. 90 넘은 남편 나이에 고등학교 동창들도 얼마 안 남았다. 남은 친구들끼리 더 만나려는가, 오늘은 몸 불편한 친구 집 있는 평촌에서 만난다고.

남편이 현관으로 나가는데, 나도 뒤따라가서 남편 등을 가만히 도닥이면서 부탁한다. “오늘 친구들 만나면 위로하고 살리는 말만 하세요. 마음에 상처가 되는 말은 절대로 하지 마세요. 그런 아픈 말 하면 - 내가 당신 뒤에서 울고 있다는 걸 아셔요… 누가 내 마음을 아프게 해도 말을 못 하고 참을 때가 많아요. 남에게 아픈 말 하려면 내 맘이 먼저 아파서 못 해요.”

저녁 어둑어둑한데 남편이 돌아왔다. 내가 묻는다.
“오늘 누구 맘 아프게 하는 말 안 했지요?…”
남편 표정이 그렇다고 한다. 아침에 나갈 때도 아내 부탁에 고분고분하더니, 저녁에도 아내 말대로 했다는 표정.
이 땅의 평안한 저녁을 감사한다.
--- 「잊지 마세요, 당신 뒤에서 울고 있는 아내를」 중에서

아들이 며칠 전 집에 온다고 해서 기다리는데, 그가 다시 전화한다. “오늘은 차(승용차)로 안 가고 버스로 갈 거요. 한 12시 반쯤 도착할 겁니다.” “알았다. 버스로 온다고?… 가난하게 사는 게 좋은 일이다.”

아들 전화받는 걸 듣던 남편이 내게 묻는다.
“자네 지금 뭐라고 했는가?”
“‘가난하게 사는 게 좋은 일이다.’ 했어요.”
남편은 ‘왜 가난하게 사는 게 좋은 일이냐고?…’ 물을 듯 모호한 표정이다. 그러나 가난 만드는 아내 인격 존중해서인지 아무런 말 않고 있는 것 같다. 풍요로운 시대일수록 가난하게 살아야지- 이게 사람의 본분이란 내 생각이다.

아들아! 살아가다가 내 말이 생각나거든 잠시 멈추고
‘가난하게 사는 게 좋은 일이다.’ 이 엄마 말 생각하고-
그 풍요에서 돌아서라.
--- 「그 풍요에서 돌아서라」 중에서

윤 선생 댁 아침 식사는 6시 반. 7시 반에 주간보호센터 차가 와서 윤 선생 이모님 모시고 간다. 나는 아침 식사 후 냉기 서린 마당으로 나간다.
상추꽃은 밤에 내린 된서리에 잔뜩 오므리고 흰 고추꽃은 그대로, 고추처럼 독하다. 배춧잎 옮겨 다니며 갉아먹는 여치는 서리 맞아 무거운 몸이라 내가 건드려도 못 날아가고. 해가 올라오자 마당엔 활기가 넘친다.

여치도 가벼워진 날개로 날아다니고 연노랑 자잘한 상추 꽃잎도 피어나고- 나는 텃밭 귀퉁이에서 어렸을 때 따먹던 먹때깔(까마중) 따먹는다. 윤 선생이 입안에 몇 알 말고 한 웅큼 넣으라고, 그렇게 하니- 세상에도 없는 맛.

햇살 더 올라오면 텃밭 가 낮은 시멘 두둑에 앉아서 햇볕을 쬐고… 얼마 만인가, 이런 안식과 평안 가져본 적이- 해남은 부드럽고 따뜻하게 나를 품어준다.
--- 「앞마당 텃밭 가에 앉아서」 중에서

나는 그대를 ‘부추꽃 당신’ 이라 부르고 싶소. 부요한 가세 가 기울어 작은 집으로 이사하셨다고요? 어느 날 그 작은집으로 어떤 용건으로 손님이 오는데, 언제나 꽃을 옆에 두고 사신 당신은 꽃 살 돈 마음의 여유가 없으셨던가, 텃밭에서 부추꽃 꺾으셨다지요. 그 모습이 보입니다.
모네는 ‘언제나 내 옆에는 꽃이 있어야 한다.’
당신은 모네의 친구, 그리고 제 친구입니다.

당신이 제 친구 되시는 사연이 또 있지요. 해남 윤 선생 소개로 청주 사시는 당신을 알았고, 당신이 제 책 다 모아두어, 윤 선생도 거기서 읽게 되고 - 제 글 좋아하는 분은 다 제 친구.
청주는 KTX 정차하는 아름다운 도시, 한 번도 가본 적없으나, 그 곳에 가 당신에게서 한 인생 배웠으면 합니다.

새봄이 오고 부추꽃이 피면-
이 글 실린 책 들고 당신에게 갔으면.

--- 「새봄이 오고 부추꽃이 피면」 중에서

출판사 리뷰

저자의 소박하고 정겨운 삶으로부터 배어나는 아름다운 일상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이웃과의 교제와 나눔, 그리고 하나님께 대한 사랑과 열정을 저자와 함께 체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이론적인 정의 내림이 아닌 살아 내고 경험하며 이루어 내는 참다운 삶과 신앙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기일혜 수필집이 가진 작지만 큰 힘이자 50권까지 꾸준히 견지해 낸 삶과 신앙의 자세이며 설교하지 않는 설교, 드러내지 않고도 은근한 전파력을 가진 선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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