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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k Orse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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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에는 의학 교과서에도 없는 ‘계단병’이라는 아주 특이하고 새로운 병에 걸려 있었습니다. 〔……〕 학교 선생님들이 화를 내고, 겁을 주고, 벌을 세우기도 했지만 헛수고였습니다. “다시는 수학 시간에 계단 생각을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똑같은 문장을 천 번 반복해서 쓰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 일이 끝나기가 무섭게 반성문에 만 개의 계단 그림이 그려지는 것을……. 〔……〕 이런 자비에에게 정규 과목에 관심을 갖도록 하거나 장래 직업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면 그는 “이다음에, 나는 계단을 만들 거예요. 다른 건 싫어요. 계단만 만들 거예요. 그런데 대체 내가 왜 다른 것을 배워야 해요?”라고 대답할 텐데요.
--- p.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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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레넌 부인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배가 도착해서부터 원장님은 줄곧 아이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아이들에게 애정을 갖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순간부터였을 겁니다.
― 그들이 선택할 문제입니다. ― 뭐라고요? 언제부터 아이들이 선택하도록 내버려 뒀나요? ― 그들이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닌 그 순간부터죠. --- p.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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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오르세나가 비행기 날개에 실은 꿈
에릭 오르세나가 쓴 이 ‘판타스틱’ 동화는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로 A380을 개발한 에어버스사 연구팀의 이야기에서 소재를 구한 것이다. 에어버스 측의 제안을 받은 오르세나는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 연구소와 작업장이 산재해 있는 프랑스의 툴르즈와 생나제르는 물론, 스페인, 독일을 방문하여 실제적인 제작 과정을 견학했다고 한다. 애초의 계획은 이 산업적인 모험을 하나의 알레고리로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었다. 왜 우화로 만들었는가에 대한 질문에 오르세나는 이렇게 답한다. “사람들은 하나의 가설이 실현되는 과정을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게 되니까요.” 이 동화의 주인공인 일곱 명의 말썽쟁이들은 A380의 제조 공장이 위치한 네 나라 출신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 아이들 역시 자신들이 나름대로 꿈꾸던 것들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성숙해 간다. 니미에상과 공쿠르상을 수상하였을 뿐 아니라 프랑스 학술원 회원으로 지명됨으로써 프랑스 최고의 지성임을 인정받은 에릭 오르세나의 신선하고 재능이 넘치는 문체가 이 우화의 재미와 문학성을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 비행기의 개발 과정을 우화로 만든 작가의 기발한 발상이 빛나는 작품이다. 또한 환상적이면서도 밝고 유쾌한 느낌을 주는 산티아고 모리야의 삽화가 우화적인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자유로운 영혼과 열정을 지닌 일곱 아이들의 특별한 비행 왜 언제나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공부한 ‘훌륭한 사람’들만 상을 줘야 하지? 모범생에게만 상을 주는 데 진력이 난 어떤 회장님은 전 유럽을 통해 자유롭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찾아 나선다. 그렇게 모인 일곱 명의 말썽쟁이들. 계단에 미친 아이 자비에, 새들의 날개에 푹 빠진 모르위나, 바퀴와 엔진 전문가 빅토리아, 상자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힐러리, 구름 수집가 한스, 이사 대장 에티엔, 뭐든 붙여야 직성이 풀리는 토마. 열정에 사로잡혀 한 가지에만 미쳐 지내던 이 녀석들이 태풍으로 외딴 섬에 고립되면서 그들의 기상천외한 여정은 시작된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열정에 사로잡혀 스스로가 하나의 섬으로 살아왔던 일곱 아이들은 외딴 섬에 갇히면서 비로소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주위와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비행기가 있다. 각기 다른 관심사와 꿈들이 비행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통의 목표로 모이면서, 그들의 재능도 빛을 발하게 된다.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히지만 일곱 명의 괴짜들이 각자의 재능을 살려 비행기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이 책은 흥미진진한 구성을 통해 그려 내고 있다. 열린 사고와 열정을 가진 아이들을 수용할 수 없는 우리의 교육 현실을 생각할 때, 자신의 관심 분야에 미쳐서 열정을 가지고 파고 드는 이 아이들의 모습은 의미 있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 책은 획일적이고 수동적인 교육에 익숙해진 아이들과 청소년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사고를 이끌어 낸다. 글 곳곳에서 소위 ‘영재’라고 불리는 아이들과 교육관에 대한 작가의 깊은 사유도 엿볼 수 있다. 교과목이 아닌 다른 분야에 열심인 아이들에게도 상을 줘야 한다는 발상을 한 ‘회장님’의 존재에서부터, 아이들의 꿈을 한 방향으로 모으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 맥레넌 부인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영재 교육이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