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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도 이웃과 나누는 삶의 지혜를 전하는 따뜻한 동화『콩 하나면 되겠니?』는 역사동화『초정리 편지』로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배유안 작가의 첫 번째 저학년 동화다. 인간의 따뜻한 심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 온 작가가 이번에는 낮은 연령의 아이들과 눈을 맞추어 ‘작은 것도 나누는 것이 풍요로운 삶’이라는 진지하고 소박한 주제를 솜씨 좋게 전달한다. 은이와 개미들이 주고받는 ‘콩 한 알’은 하나의 열매인 동시에, 심으면 콩 백 개가 나는 씨앗이기도 하다. 할머니가 개미들에게 나누어준 콩 한두 알이 수많은 개미들을 먹여 살리는 콩 백 개가 되고, 개미들이 은이에게 나누어준 콩 한두 알이 다시 수백 개 콩의 씨앗이 된다는 설정이 따뜻하다. 이것은 할머니가 만드는 손두부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식감과 어우러져 풍성하고 정겨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독자를 단번에 사로잡는 유년동화의 모범스스로 책 읽기를 시작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저학년 동화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른바 ‘생활동화’로서 일상의 독특한 에피소드에서 감상과 교훈을 끌어내거나 가벼운 판타지로 아이의 고민을 해소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어린이독자들의 공감을 얻기가 어렵다. 그런 점에서 『콩 하나면 되겠니?』는 유년동화의 모범이 될 만하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은이의 고단한 처지가 발단이지만 이야기는 시종일관 밝고 따뜻하며, 유치원생 은이가 개미 나라(판타지 세계)로 들어가는 데 머뭇거림이 없어, 독자들도 단번에 환상 공간에 빨려들게 된다. 은이는 처음엔 할머니 걱정에 눈물만 짓는 아이였지만 모험이 시작된 뒤에는 스스로 해결책을 고민한 끝에 생활 속의 경험을 살려 콩깍지 배를 띄우고, 지네를 물리칠 침을 모으며, 개미 친구들과도 협동한다. 이 과정에서 은이는 몸을 던져 문제에 부딪히고 상대를 돌아볼 줄 아는 아이로 성큼 자라며 그 성취감은 독자들에게도 전달된다. 또 악당 지네를 물리치는 단순한 줄거리는 아이들이 이야기의 핵심에 곧장 진입하게 하고, 모험이 무사히 끝났을 때 주인공과 함께 안심하고 현실세계로 돌아오게 한다. 개미들과 할머니를 괴롭히던 지네가 사실은 저도 콩을 얻고 싶어 심술을 부렸다는 것을 안 뒤에 이제부터 지네에게도 콩을 나누어주기로 하는 결말은 아이들의 현실세계를 한층 풍요롭게 한다. 소리 내어 읽는 재미와 그림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하는 책『콩 하나면 되겠니?』에서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간결한 문장이다. 군더더기 없고 짧은 문장 속에 ‘되똥되똥’ ‘찰방찰방’ ‘몽글몽글’ 등 의성?의태어가 자연스레 녹아있어서 읽는 맛을 더해준다. 어른이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글자를 깨쳐가는 어린이들이 스스로 소리 내어 읽기에도 맞춤하다. 은이 친구들이 은이에게 놀자고 할 때와 일개미들이 두부를 만들 때 부르는 노래들 역시 소리 내어 읽으면 독특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작품이 길지 않아 낮은 연령의 어린이들도 스스로 한 권을 충분히 읽어낼 수 있어, 독서에 재미를 붙여주기에도 그만이다. 장난감 개발 전력이 있는 화가 남주현은 건장한 할머니, 순박하고 씩씩한 은이, 야무진 개미들과 심술궂지만 다소 바보 같은 지네 등을 익살맞게 그려내 독자들에게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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