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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삽화에 대하여 나무 사이로 걸어 들어가기 튤립 나무 위에서의 하룻밤 나무를 안아보았나요 누구에게나 인심 좋은 이웃, 양버즘나무 우리 삶을 기댈 수 있는 곳, 너도밤나무 숲 가구로 다듬어진 소나무는 소나무가 아니다 이제 큰 나무는 숲이 아니라 공원에 산다 참나무는 다른 생물들과 더불어 산다 단풍나무 씨앗이 비처럼 내리는 어느 봄날 내 아카시아 나무는 정말 죽은 것일까 바람과 새가 숲을 만들 것이다 생명과 박해의 상징, 호랑가시나무 낙우송 숲을 물려받는 우리 아들의 아들들은 행복할 것이다 우리는 풍나무가 주는 선물 하나를 잃었다 9.11 추모 숲을 만들다 태반을 나무 밑에 묻는 사람들 독수리는 땅에 그어진 금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 세계의 생명들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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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가 목재가 아니라는 사실은 사람이 목재가 아닌 이유와 같다. 인간의 삶의 목적이 그저 왔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듯 나무의 진정한 목적은 판자나 집을 지을 때 쓰는 기둥이 아닌 것이다. 우리가 나무를 대하는 태도를 다시 살펴보고 그 관계를 새롭게 맺는다면 우리는 다른 종과 관계를 맺는 방식도 좀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p.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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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을 하는 나의 친구는 이렇게 말하곤 한다.
"이제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늙고 아름다운 나무는 없어." 그렇다. 노목들은 죽음이 얼마 안 남았지만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줄 수 있는 나무들이다. 이들은 우리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우리가 기도하고 싶을 때 자신의 그늘을 온전히 내어준다. 더구나 이들의 넓은 품 안에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다. --- p.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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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은 숲이 아니다. 숲은 단지 나무로만 이루어진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문화가 늙은 나무들이 제 수명을 다할 수 있도록 편안히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가 노인들을 대하는 방식과 늙은 나무를 대하는 방식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드러내놓고 말하기는 불편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 두 그룹 모두를 '쓸모 없다'고 여기고 있는 건 아닐까?
--- p.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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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화학자들은 광합성과 호균성 생물의 복잡한 호흡 과정을 밝혀냈으며 심지어 인간의 유전자 코드까지도 알아냈다. 그러나 우리가 생태라고 부르는 영역, 즉 유기체들과 그들의 환경 사이의 연결은 아직도 거대한 미지의 캔버스로 남아 있다. 쥐와 짚시나방의 관계처럼 그 중의 일부를 밝혀냈을 때 우리는 그 캔버스 위에 몇 개의 점을 찍게 된다. 그러나 자연이라는 미지의 캔버스에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여백으로 남아 있다.
--- p.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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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대한 소로우의 성찰과 영성에 대한 릴케의 시,
200년 전에 그려진 나무 그림이 함께 어우러진‘숲 속 나무 이야기’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말루프는 피켓 시위를 하지 않았다 미국 메릴랜드의 숲이 아름다운 작은 마을에 있는 숲을 정부가 매입해 공원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문제는 나무를 벌목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것. 조안 말루프는 타이 사람들이 나무에 승려의 계를 내려 나무를 지켰다는 이야기를 친구로부터 듣고, ‘9.11 추모 숲’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방법은 숲에 있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 9.11 테러 희생자의 이름이 적힌 이름표를 걸고 숲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그 날의 희생자를 기억하게 하는 것이었다. 조안 말루프는 굳이 ‘자연보호’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고 있지는 않지만, 생활 속에서 자연보호를 늘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녀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숲을 데려가 나무를 안아보게 한다든지, 부자도 아니면서 숲이 경매로 나오면 경매에 참가한다든지(숲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유주가 되는 것이니까), 시간과 공간이 허락하는 대로 나무를 심는다든지, 가급적 종이는 아껴 쓰고, 비싸더라도 재생지를 쓰며 종이를 써야 할 일이 있으면 양면 프린트를 한다든지 하는 등 말루프가 자연을 지키는 방식은 전혀 유난스럽지 않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어떤 일을 결정할 때 7대 후손까지 결정했다 ‘자연의 선택이 항상 옳다’라는 소신을 가진 조안 말루프는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하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지 그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어떤 일을 결정할 땐 7대 후손까지 고려해 결정했다는 사실을 예로 들면서, 무차별적인 개발 풍토에서 벗어나 좀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자연을 대할 때, 우리가 어떤 것들을 얻을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저자의 자연을 대하는 태도는 또한 소나무를 해친다고 알려진 소나무좀에 대해서 쓴 ‘우리가 소나무좀을 해충으로만 본다면 삶에 대한 관점은 제한될 것이다. 우리는 이들을 경이로운 생명체로도 볼 수 있다’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더 이상 숲에서 위풍당당한 노목을 만날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우리가 노인을 대하는 방식과 늙은 나무를 대하는 방식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드러내놓고 말하기는 불편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 두 그룹 모두를 쓸모 없다고 여기고 있다’고 말하는 부분에 이르면 자연과 동떨어진 이후 인간의 삶이 얼마나 척박하게 변했는지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조안 말루프는 ‘이 지구에서 살고 있는 생물에 대해 더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나는 때때로 왜 우리가 지구 밖에 사는 생명체들에 대해 알아보느라 그렇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는 말로 자연에 대해 배려하지 않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