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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너의 도큐먼트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집으로 돌아오는 밤 당신의 나라에서 차이니스 위스퍼 우리 집에 왜 왔니 장글숲을 헤쳐서 가면 릴리 사북(舍北)해설|정홍수새로 쓴 작가의 말작가의 말수록작품 발표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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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錦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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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문장에 스민 애틋한 연민과 위트‘김금희표 소설’의 시작점 김금희의 소설은 우리 시대의 보편이 되어버린 막막한 현실을 정직하게 응시하는 데서 출발한다.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하고 집을 나가 자취를 감추었거나(「너의 도큐먼트」), 허울뿐인 베트남 참전 경험만 믿고 허황하게 사업을 벌이다 IMF에 떠밀려 좌초되거나(「장글숲을 헤쳐서 가면」), 일평생을 몸 바쳐 일했지만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에서 밀려나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아이들」). 그다음 세대에게도 현실은 크게 다르지 않아, 소설의 주인공들은 갓 상경해 입사한 회사를 수습기간도 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게 되거나(「우리 집에 왜 왔니」), 다단계 회사에 들어가 몇달씩 헛된 꿈을 쫓기도 하고(「아이들」), 서울의 변두리를 전전하다 회사 사무실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거나(「릴리」), 고단한 일상을 견디며 철거 중인 오래된 판자촌을 지키고 있다(「집으로 돌아오는 밤」). 다양하고 개성 있는 인물들이 품고 있는 다채로운 이야기와 그들의 사연을 요령 있게 갈무리해내는 솜씨 역시 김금희의 소설을 특징짓는 미덕이다. 표제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은 재수에 실패한데다 덜컥 임신까지 해버린 스물한살 주인공의 막막한 상황이 이야기의 중심이지만, 그 고민 못지않게 그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이 지닌 저마다의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며 특유의 풍성한 서사의 결을 만들어낸다. 스스로의 곤경에 매몰되지 않고 주변 개개인의 삽화를 하나하나 공들여 배치하는 서사의 방식은 곧 김금희 소설의 각별한 마음 씀씀이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김금희 소설의 인물들이 지닌 연민의 정서가 소중한 것은, 그것이 현실에 대한 정직한 이해와 약하고 미미한 기척에 대한 민감한 감각을 함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사라진 밤의 공원에서 사슴들이 내는 울림에 가까운 소리를 듣는 「당신의 나라에서」의 마지막 장면이나, 텅 빈 판자촌의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이면서 떠올리는 모든 사람과 사물들의 (…) 어떤 소리들”, “밤 자체가 내는 소리”의 기척을 듣는 「집으로 돌아오는 밤」의 주인공이 그렇고, 귀가 어두운 주인집 할아버지가 자신의 일생을 구술하던 카세트테이프에서 자신의 인기척을 찾아내려는 「릴리」의 인물들의 마음이 그렇다.자신이 발 딛고 선 현실의 곤경을 차분히 응시하면서 주변의 이들에게 따뜻하고 애틋한 연민의 시선을 보내는 일, 그리고 조심스레 고개를 기울여야 알아챌 수 있는 희미한 기척으로 그들과의 거리를 가늠하는 일. 그것이 김금희의 소설이 세상에 응답하는 우직하고 정직한 방식이다. 담담한 듯 애틋한 그 시선이 더욱더 깊고 넓어지면서 만들어낸 아름다운 소설의 결을, 우리는 이미 확인한 바 있다. 그가 써온 세계의 시작이, 그리고 앞으로 써나갈 이야기의 정수가 바로 여기에 있다. "첫 소설집인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을 개정판으로 묶는다. 오년 동안 쓴 작품들을 책으로 내고 한동안 어디론가 멀리 달아나듯, 최선을 다해 도망치듯 글을 써왔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서툴고 부족하고 어쩐지 숨고 싶은 일, 그래서 가끔 첫 작품집을 읽었다는 독자들을 만나면 그 순간 사라지고 싶은 기분이 들곤 했다. 어쩌면 책을 새롭게 내기로 한 데에 동의한 건 그런 나의 주저함을 아예 반대의 방식으로 되잡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첫 소설집을 내고 이후의 칠년은 작가로서나 개인으로서나 혹은 이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걷잡을 수없이 많은 변화가 일어난 시기였다. 개정판 작업을 위해 원고를 다시 읽으면서 나는 이 소설들이 아주 불안한 노지 아래에서 한껏 웅크려 미래를 기약하고 있는 작은 존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더 흐르면 깨어나서 땅을 헤집고 나와 이 세상의 공기와 마주하겠지만 아직은 그런 세계를 기척이나 미미한 기미 같은 것으로 파악하며 자기 안으로 안으로 파고들어가는 존재. 그런 침잠의 열도 역시 그 시절 내게 소중했던 것이기에 읽는 데 불필요하다고 판단한 몇군데를 제외하고는 거의 손대지 않았다.오래전 첫 책을 내고 받았던 가장 반가운 인사는 첫 조카가 보냈던 “이모 꿈을 이뤘네요” 하는 문자메시지였다. 그때 조카가 작은 손가락들을 옮겨 적었던 ‘꿈’이라는 말, 소중하지만 때론 그러한 이유로 힘들고 마음 상해야 하는 그 꿈이라는 것을 지키기 위해 애써온 순간들이 작가로서 내가 보낸 시간의 전부라는 생각이 든다. 그 싸움을 시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첫 소설집은 어쨌든 늘 내게 특별한 의미로 남을 것이다.그 이외에도 내가 바랄 수 있다면 이 책이 이제 막 소설 쓰기의 시작점에 서 있는 사람들, 자기 자신을 끌어당기는 이야기의 장력을 느낀 채 조심스레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가닿았으면 하는 것이다. 내가 아주 훌륭히 첫 시작을 해냈기 때문이 아니라 온통 두려움과 앞을 볼 수 없는 막막함 끝에 이루어놓은 첫 시작이기에 나는 이 책이 누군가에게는 어떤 용기를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다시 돌아볼 수 있는 힘을 낸 데 대한 보람과 안도가 있을 것 같다."창밖으로 버드나무가 흔들리는 2021년 5월에김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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