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사랑하는 사람에게
너를 만나고 싶다 히말라야 12월 언제나 너는 멀다 하모니카를 잃어버렸네 눈물에 새들도 슬픔이 있을까 멀리 있는 연인에게 나무 상실 너 - 줄리앙 그대 가슴 만지듯 그리움을 만지네 세월 2.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사랑한다는 일의 부질없음 우편배달부 미시령 푸른 넝쿨 눈오는 밤 길에 나가 물어보네 성욕 빗고리 세월 저 강에 끝난 사랑 가을입니다 가을 그림자 오늘밤 물소리는 3. 공원에서 별 바라나시 네팔에 있었다 이하 생략 |
|
한 그루 나무이고 싶습니다
메밀꽃 자욱한 봉평쯤에서 길 묻는 한 사람 나그네이고 싶습니다 딸랑거리며 지나가는 달구지 따라 눈 속에 밟힐 듯한 길을 느끼며 걷다간 쉬고, 걷다간 쉬고 하는 햇빛이고 싶습니다. 가끔은 멍석에 누워 고추처럼 빨갛게 일광욕하거나 해금강 바라뵈는 몽돌밭 지나는 소금기 섞인 바람이고 싶습니다. 플라타너스의 넓은 잎이 구두 아래 바지락거리는 이맘 때 허수아비처럼 팔을 벌린 내 마음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가을입니다>전문 --- p.54 |
|
어머니
부모 잃고 남의 집에 얹혀있는 뇌성마비 송 씨는 모음만으로 노래한다. 아.으.오.우... 어머니날 그가 부르는 어머니 은혜 휠체어에 앉아 몸을 비틀며 부르는 모음들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급히 손 내밀어 본다. 사랑한다는 일의 부질없음 의자왕의 삼천 궁녀처럼 치마 뒤집으며 뛰어 내리는 물방울들 물보라 하나 일으키지 않는 그것들을 다시 폭포라 이름 부를 순 없다. 누구는 그 아래 득음을 위해 목 갈랐다지만 한때의 풍문 바위에 깨진 이마 싸매며 물방울들은 쉬 마르거나 속 보이는 웅덩이로 몸을 숨긴다. 갑자기 실명한 사람들이 봐 버린 깜깜한 절벽 밑으로도 떨어지고 있을 꽃이파리 흐르는 눈물 뺨뺨이 적시며 한사코 기어오르는 담쟁이의 무모한 저 집념은 어디로 갈 것인가. 부질없는 격정에 다친 폭포는 이제 스스로 낙차를 조절할 줄 안다. 세파에 둥글어지 바위와 굴곡의 삶 연명하고 있는 틈새의 늙은 저 소나무 실연의 상처내다버린 벼랑 끝은 더 이상 유혹적이지 않다. 눈 먼 세월에 헛디뎠던 발 들여놓으며 이제 더 방황하지 않고 멈추어 있는 시계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때의 타오르던 증오로 말라버린 물길 위로 하늘이 비친다. 사랑한다는 일의 부질없음...... --- p.96,38,39 |
|
도처에 죽음이 입간판처럼 깔려 있다.
길의 끝에 도착하지 않은 이별을 기다리는 사람들 서성거리고 멈추어 서서 보면 이 길, 어디로 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렇게 끝난 것이다. 예행연습도 없이 몇 번의 삽질, 삼베 옷자락이나 적셔놓고 그렇게 시시하게 끝나는 것이다. 아무 일도 없는 강물에다 눈물 하나 보태고 죽음은 그렇게 정거장마다 서 있는 사람들을 일별하며 가는 것이다. 계획된 의식도 없이 흙은 자신의 일부가 될 육신을 받아들이고 몇 번의 삽질을 허락하는 것이다. 도대체 이 길, 어디까지 닿아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죽은 이의 주민등록번호를 외며 가는 길, 여기서 비롯된 것인가 우리 삶의 본적? 보다 빨리 사망증명서를 떼기 위해 나는 구청까지 가기로 한다. 죽은 이의 증명을 위해 길 위에 흔들리다. ---pp.88~89 |
|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
쉬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그런사람을 만나고 싶다. --- p.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