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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열며
Chapter 1 : 알록달록 보따리와 시작된 여름, 그리고 연탄가스 중독 Chapter 2 : 열두 가구가 한 집에 Chapter 3 : 학교 수련회 대 스타! Chapter 4 : 컨테이너 교회, 첫 만남 Chapter 5 : 외할머니를 업고 뛰다! Chapter 6 : 가을밤, 나란히 걷던 길 Chapter 7 : ’86아시안게임 숨은 주역 Chapter 8 : 나의 사랑하는 기타리스트, 운경! Chapter 9 : 영롱한 크리스마스이브 Chapter 10 : 이사, 그리고 인사 없는 이별 Chapter 11 : 그때 바로 거기, 커피전문점 Chapter 12 : 축제, 그 여름의 캠퍼스 Chapter 13 : 명동, 그 혼란한 거리의 신기루 Chapter 14 : 다친 얼굴, 분노, 흩어진 자존심 Chapter 15 : 말을 툭 덜어낸 굳은 약속 그 나무 기억나니? Chapter 16 : 엄마, 안녕! 꼭 다시 만나 사랑해 Chapter 17 : 야학의 보물, 바로 그대들 - 김순자, 세 글자, 연습장에 남다. - 존경하는 명길이, 웃음 폭탄 명길이 / 명길이가 진지해지다. - 손주한테 쓰는 첫 편지. - 나리의 생일 작전. - ‘조금 느린 아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Chapter 18 : 그 가을, 너와 걷던 길 책을 덮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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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와 정하는 파란색 용달차 뒤 짐칸에 등을 기대고 무릎을 세워 앉았는데, 용달차 뒤편에 나란히 오는 세단차 두 대의 운전자와 자꾸만 눈이 마주쳤다. 하얀색 세단차의 운전자는 인하 어머니와 비슷한 연령대인 것 같은 여성인데, 미간을 일관되게 주욱 찡그리고는 인하를 노려봤다. 미간에 파인 세로줄 세 개는 깊이 패였다.
용달차 기사가 아주 크게 틀어 놓은 팝송이 거리의 소음과 섞여서 계속 들렸다. ‘프로콜 하럼’의 ‘A Whiter Shade of Pale’이 흐른다. 인하는 그 유명한 ‘매튜 피셔’의 키보드 도입부에 이은 ‘게리 브루커’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헤드폰을 쓴 것처럼 선명하게 들렸다. 노래를 듣고 있자니, 도대체 저 아주머니가 왜 노려보는지 모르겠지만, 인하는 저절로 솟는 무안함에 얼굴이 벌개져서, 시선을 피하듯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한강을 바라보았다. 다행히 그 옆 검정색 세단차의 중년 아저씨 운전자는 용달차의 화물칸과 짐보따리를 보느라 인하와 정하한테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한강은 잔잔한 물결과는 다르게 뒤로 쑥쑥 물러났다. 조수석에 앉은 인하 어머니의 단정한 숏 컷 뒤통수가 좌우로 살짝씩 흔들리는 게 조수석 뒤 창문을 통해서 보였다. 검정색 세단차의 운전자인 중년 아저씨가 관심을 가지는 것 같은 용달차 화물칸에는 작은 가구 하나가 없다. 대신 노란색 보자기, 붉은색 보자기, 초록색과 하얀색이 지그재그로 섞인 보자기 등 총 천연색의 보자기에 묶여진 짐보따리들이 옹기종기 있는데, 족히 이십 개는 되어 보였다. 신기하게도 같은 색깔의 보따리는 한 개도 없다. 일부러 다른 색깔로 하려고 해도 어려울 정도로 그렇게 다양한 색깔일 수 없다.」 음악이 들리고, 영화같이 장면이 펼쳐지는 소설!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음악이 들리는 것 같고 장면이 세세하게 펼쳐지는 ‘생생한 오감 자극의 장편소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