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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頂,박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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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마지막까지 무소유를 실천한 우리 시대의 큰 스승 법정!
출가하면서부터 십여 년 동안 사촌동생에게 보낸 친필편지를 통해 55년 전, 법정스님의 인간적인 여백을 만나다! 한국 사회가 경제적성장이라는 미명아래 끊임없이‘소유의 욕망’을 부풀려가던 시절, 우리에게‘무소유’란 화두를 던지고 평생을 실천하다 가신 이 시대의 큰 스승 법정스님! 스님이 이승에서의 짐을 벗고 자유롭게 떠나신지 한 해가 지났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다시’법정스님의 언어를 만나고 싶다. 스님이 우리 곁에 계시는 동안『영혼의 모음』,『무소유』를 시작으로 들려 준 무수한 언어는 우리에게‘삶을 사색하는 방법’을 일깨워 주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아름답다’고 할 것인가? 내 마음에 무엇을 담고 살 것인가? 스님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무소유’의 가르침은, ‘소유’하면 할수록 더욱 목말라 하는 지금의 우리에게 늘 청량한 화두로 다가온다. 지금도 여전히 책‘무소유’가 우리에게 필독서가 되는 이유는 스님이 명예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고행의 길을 묵묵히 걷는 청정한 수행자로 당신의 언어처럼 그대로 살다 가셨기 때문이다. 스님의 삶 자체를 투명하게 비춰내는 글을 통해서 우리는 자신을 다시 돌아보며 스스로 정화되는 감동을 느끼곤 했다. 이렇게 스님의 글은 우리에게 살아있는‘법문’이 되어 때로는 위로를, 참회를, 삶에 대한 깊은 사색과 감사의 눈을 열어주었다. 해서 우리는 법정스님을 단순히‘문학가’라 하지 않고, 우리시대의‘청정한 수행자’이며‘사상가’라 한다. ‘영혼의 언어’로서 우리 스스로를 정화하도록 하셨기에. 우리가 알고 있는 스님의 글은 대부분 출가하고 십여 년이 훌쩍 지나 1970년 이후부터 문학지나 신문 혹은 책을 통해서 만난 것이 전부이다. 흐트러짐 없는 정갈한 문체와 정확한 언어를 사용한 스님의 글에서 우리는 그분의 성품을 그대로 엿볼 수 있었다. 이제 여기, 세상에 한 번도 발표하지 않은 법정스님의 글이 있다. 다듬지 않은 글, 고뇌하는 청년 법정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글이다. 출가를 결심한 1955년 초발심에서부터 출가 후 십여 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사촌동생에게 스님이 보낸 편지. 당신이 직접 쓴 손때 묻은 편지와 엽서가 바로 그것이다. 도를 이루고자 출가한 눈 푸른 수행자가 세속의 어린 동생에게 보낸 따뜻한 애정과 고절한 가르침. 우리는 형님이자 인생선배로 우리에게 다감하게 다가오는 법정스님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은 법정스님이 출가를 결심한 초발심의 1955부터 송광사 불일암으로 들어가기 전인 1970년대 초반까지 속가의 사촌동생에게 보낸 일상의 편지를 원본 그대로 엮은 것이다. 책의 구성은 한쪽에는 법정스님이 직접 펜으로 쓴 원본편지를, 다른 쪽에는 편지의 내용을 타이핑하여 수록하였다. 문장의 흐름상 부득이하게 현대식 표기법이 요구되는 경우에 한에서만 현대식 표기로 바꾸고 사투리나 당시에 쓰이던 말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법정스님의 어투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원본편지를 원래의 빛깔과 모양에 가깝게 복원하여 수록함으로써 스님의 숨결이 깃든 펜글씨를 법정스님의 문장과 함께 음미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였다. 편지글에서 스님은 출가 전 속가의 동생에게 미안함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비록 인생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출가했지만, 이제 겨우 중학교를 졸업한 동생, 두고 온 할머니, 어머니, 가족에 대한 죄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난다. “얼마간의 수도를 쌓은 뒤엔 다시 세상에 나아가 살 것이다. 그 동안은 죄인이다. 죽일 놈이다. 할머님, 작은아버지 모두 나를 얼마나 원망하랴. 오늘의 나는 모든 것을 잊어버려야 한다. 다 잊어버려야 한다.” 스님의 고뇌와 가족과 세상에 대한 사랑, 그리고 수행자로서의 결연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도 있다. 이러한 내용을 통해 독자들은 법정스님의 인간적인 고뇌와 가족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스님은 출가 초기 편지에서는 학문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내 책들도 잘 있는지?”하며 속가에 두고 온 책들을 궁금해 하기도 하고, 책들을 부쳐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하기도 한다. 책이 다치지 않도록 포장하는 방법까지 그림으로 그려서 보낸 편지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꼼꼼한 스님의 성품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스님이 아우에게 부탁한 책 목록을 보면 실로 다양하다. 거기에는 불교와 관련 없어 보이는 문학, 철학, 사상가들의 책들이 많다. 청년시절 문학에 대한 스님의 애정과 철학적 고민들이 이후 우리시대 위대한 영혼의 언어를 탄생시키는 밑거름이었고 그 혜택을 지금껏 우리가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산중에서도 아우에게 책을 읽으라, 인을 깊이 사색하라 재촉하는 형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법정스님의 편지글 또한 편지에는 한창 공부하는 시기인 어린 동생에게 보내는 간절한 충고와 당부가 곳곳에 배여 있다. “날마다 되풀이되는 생활이라고 해서 조금이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 새로워야 하고, 또 오늘보다 내일은 한 걸음 앞서야 되는 것이다.” “남의 앞에 부끄럽지 않게 ‘힘껏’ 공부하여라. 학문을 전문으로 하는 기회는 학창시절뿐이 아니겠느냐?” “독서를 하더라도 함부로 말고 지은이와 책을 가려서 읽도록 하여라.” “전 우주가 우리 학교가 아니겠느냐? 인생학교 말이다. 인생에 성실한 학생이 되자” 고등학교를 졸업한 동생에게 술 먹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 편지글은 자라나는 청소년과 청년들도 머리맡에 두고서 수시로 펼쳐봄으로써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지침으로 삼을 만하다.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게 하는 다독임이 보석처럼 빼곡히 박혀 있다. “진실 하라는 것이다. 일체의 생활에 ‘진실’이면 통한다. 설사 눈앞에 손해 볼 일이라 할지라도 진실이면 그만이다. 무슨 일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하여라.” “울지 마라, 울지를 마라. 몇 백번 상하고 다치면서 괴롭고 절망하고 울부짖는 동안에 인간은 자란다. 울지 마라. 행복은 사금처럼 가벼이 날아가 버리지만 불행은 두고두고 네 마음속에서 인생의 문을 열어주는 귀한 열쇠가 되리라. 부디 불행에 굽히지 말고 살아라.” 어떻게 보면 이 편지글 모음은 형제간에 일상의 안부를 주고받은 그저 평범한 글이다. 지금까지 대중과 만난 법정스님의 정갈한 문체와는 사뭇 다른 면도 있고, 사적인 글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도 한다. 그러나 독자는 다듬지 않은 편지글을 통해 출가를 결심할 당시 스님의 마음과, 출가한 후 수행자로서 뜻이 굳건해지는 스님의 생생한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법정’이라는 이름으로 세상과 만나기 전 가족을 돌보지 못하고 세속을 떠나야 했던 한 청년의 심정, 이름 없는 출가승이 되어 산중에서도 아우에게 책을 읽으라, 인생을 깊이 사색하라 재촉하는 형의 마음, 그대로 여과 없이 드러내 보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 편지글을 통해 법정스님의 가장 인간적인 면모와 출가 초기의 치열한 구도심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시기에 따라 변해가는 법정스님의 서체를 볼 수 있는 것도 행복이다. 특히 엽서에서 보이는 법정스님의 글씨체는 법정스님과 같은 시대를 보낸 독자들에게 잔잔한 추억이 될 것이다. “마음하는 아우야!”,“산승은 가을하고 있다.” 등의 표현은 현대에는 쓰지 않는 법정스님만의 독특한 표현이지만 독자들은 문장 속에서 이러한 표현들이 읽는 자의 마음을 어떻게 따스하게 만드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법정스님’을‘다시’만나게 될 것이다. 세속을 벗어나 출가를 결심하고 고뇌하는 청년‘박제철’을 만나게 될 것이며, 이름 없는 눈 푸른‘행자 법정’을 만나게 될 것이며, 맑고 향기 깊어지는 청정 수행자로서‘청년 법정스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 인생의 선배로서 다정다감하게 다가와 말 건네고 격려하며 함께 울어주는 또 다른‘법정스님’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