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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글
《예술제본총서》를 기획하며 펼치는 글 책을 지키는 예술, 예술제본 01 프랑스 예술제본의 역사 1. 고대 2. 중세 3. 16세기 4. 17세기 5. 18세기 6. 19세기 7. 19세기 말~20세기 초(1/2 제본) 8. 20세기 02 예술제본의 물적 요소 1. 종이 2. 가죽 3. 천과 직물 4. 풀 03 예술제본을 위한 전제 1. 책 2. 도구와 재료 3. 작업 구성 04 예술제본 전문 용어 1. 전문 용어 2. 예술제본된 책의 부분별 명칭 05 예술제본의 실제 - 1/2 제본 제작과 작품세계 1. 책의 정렬 작업 2. 꿰매기 3. 책의 몸체 만들기 4. 표지 씌우기 5. 마무리 작업 6. 1/2 제본 작품들 06 가죽 표지와 금박 1. 금박을 위한 준비와 실제 제본에 관한 몇 가지 오해들 참고문헌 덮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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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제본, 이제 더 이상 장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예술제본'은 기존의 책을 보수하여 아름답게 꾸미는 미학적 기능과 책을 오래 보관할 수 있게 하는 보존적 기능이 조화를 이루는 작업이다. 시대와 시대를 이어주는 역사성과 지적 감수성이 가미된 제본 작업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정신적 자산인 책의 전수를 통해 낱장의 기록물이나 예술작품을 엮는 아름답고 견고한 책치레다. 아름답게 꾸미는 예술적 작업과 더불어 보존성과 역사성을 부여한 의미있는 책, 대를 이어 물려도 좋을 정도로 기존의 훌륭한 저작물을 재구성하고, 고귀한 문화유산으로 남기는 것이 예술제본의 목적인 것이다. '예술제본'은 제본가의 철학을 엮은 순수한 산물이기도 하다. 책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모아 저자와 편집자, 삽화가, 인쇄인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루며 공들이는 순전한 수작업이다. 무엇보다 과거에는 전통적인 제본의 형식을 지키기 위해 완벽한 기술을 갖고 있는 장인들의 전유물이었지만, 199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대중예술로 전파되어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 고문서 보관소에서는 수백 년 된 책의 성분을 분해한 후, 현대의 기술력을 총동원하여 원형 그대로의 책을 살려내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제본에 따라 60여 단계를 거쳐야 하는 제본 작업은 책 자체를 위한 철저한 서비스 정신이 없다면 이루어지기 힘들 정도로 불가능한 일이다. 현재 국내 예술제본은 애서가나 고서 수집가들만이 향유하는 특정 문화가 아닌, 성경 주문이나 포트폴리오 제작, 개인의 기록물이나 저서를 제본하는 등 일반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6년 상반기에 개봉해 사랑을 받았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에 미모의 여배우 김아중이 예술제본가 캐릭터로 등장해 영화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 실제로 김아중은 제본가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기 위해 촬영을 앞두고 우리나라 예술제본 장정가 제1호인 이 책의 저자 백순덕씨로부터 직접 장정 기술을 사사받는 열성을 보였다. 저자로부터 "손놀림이 좋다"는 칭찬을 받은 김아중씨는 실제 촬영에서도 쉽지 않은 작업 공정을 직접 100% 연기해내 스태프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백순덕씨 역시 제자 김아중을 위해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자신의 장정 작품들을 세트에 진열하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예술제본의 역사 속에 녹아나는 앙가주망 제본의 역사는 책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파피루스나 양피지에 직접 글을 썼던 로마 시대에 오늘날과 같은 네모난 모양의 책이 만들어졌는데, 낱장의 양피지에 직접 글을 쓰고, 그 낱장을 연결해 묶기도 했다. 중세 시대에는 사원이 예술제본의 산실이었고, 제본가는 수도사였다. 신을 찬양하고 경배하는 의미로 장정이나 제본에 금, 은, 상아, 에메랄드, 질 좋은 직물 등 최고급 재료를 써서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었다. 여기에 중세 말부터 본격화된 인쇄술을 발달은 제본 기술을 더욱 더 발전시켰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문예부흥이 프랑스로 건너오면서 대대적인 문화적 발전이 이루어졌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앙리 2세와 앙리 4세, 루이 12세 등의 후원으로 제본가가 왕립 도서관에 상주하여 책을 만드는 등 풍요로운 세기를 지나게 된다. 특히 17~18C, 루이 13세와 루이 14세, 그리고 나폴레옹 등은 예술제본에 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17C에는 약간 어두운 장식과 작은 점으로 금박을 하는 장식이 계속되다가, 18C에는 아름다운 모자이크 장식이 유행하였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시기에는 혁명당원의 모자나 창, 혁명군의 주검 등이 표지에 등장해 사회상을 반영하기도 하였다. 낭만주의가 불어 닥친 19C 초는 무거운 느낌을 주는 장식이 주조를 이루었다. 19C 중반에 접어들면서부터는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서 기계화된 제본이 이루어졌다. 화학 처리된 풀, 종이, 천, 가죽 등 새롭고 편리한 재료가 대거 등장하며 대량 생산의 시대를 맞이한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경제적이고 단순화된 대중 중심의 제본과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책들을 다루는 예술제본이라는 이원화된 공존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