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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프롤로그: 우리는 왜 아직도 해리 할러 앞에서 멈춰 서는가 제1장 그는 왜 세상보다 자기 자신에게 먼저 물어뜯겼는가 제2장 늑대라는 이름은 왜 위안이 아니라 함정이 되는가 제3장 헤르미네는 왜 연인이기 전에 거울인가 제4장 춤과 육체는 왜 해리를 타락시키지 않고 늦게 살게 하는가 제5장 파블로는 왜 해리보다 가벼운데 더 깊어 보이는가 제6장 마술극장은 왜 꿈이 아니라 인간의 내부 구조인가 제7장 이 소설을 우울한 천재의 독백으로만 읽을 때 놓치는 것들 제8장 웃음은 왜 이 작품의 가장 잔인하고도 자비로운 답이 되는가 제9장 헤세의 작품 세계 안에서 『황야의 이리』는 어디에 놓이는가 제10장 왜 『황야의 이리』는 오늘 더 낯설지 않게 읽히는가 제11장 왜 해리는 자기 안의 다른 성을 두려워했는가 제12장 그는 왜 시민 세계를 미워하면서도 그 문턱을 떠나지 못했는가 제13장 이 소설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화해가 아니라 배열이다 제14장 인간은 왜 하나의 얼굴로 살아남지 못하는가 제15장 우리가 끝내 다시 펼치게 되는 장면들 제16장 다시 읽는 사람에게 끝내 남는 질문들 에필로그: 문이 닫힌 뒤에도 남아 있는 웃음에 대하여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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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리는 예전과는 다른 방에서, 조금 다른 얼굴로, 이 소설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마 그때의 우리는, 지금보다 조금 덜 단단하고 조금 더 넓어져 있을지 모른다. 그 가능성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오래 남는다. 다시 읽게 된다.
천천히. 그래서 이 소설은 오래 머문다. 문이 닫힌 뒤에도 남아 있는 웃음이 있다. 그것은 해리를 비웃는 웃음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복잡하고 얼마나 우스우며 얼마나 슬프고 또 얼마나 쉽게 자신을 과장하는지를 다 알고 난 뒤에도 아직 삶 쪽을 포기하지 않는 웃음이다. 『황야의 이리』는 바로 그 웃음이 무엇인지 끝내 다 설명하지 않는다.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오래 남는다.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계단을 오르고 문을 열고 밥을 먹고 잠을 자며, 때때로 고독을 견디고 때때로 우스운 자신을 만날 것이다. 그때 문득, 오래전 읽은 이 소설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하나의 얼굴로는 살 수 없다는 사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조금 더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아마 그 기억만으로도, 『황야의 이리』는 우리 곁에서 오래 살아남는 책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