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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프롤로그 1. 운명의 트라이앵글 2. 밀약 3. 소년 왕의 첫사랑 4. 군란 속에 피다 5. 죽음이냐 왕관이냐 6. 대한제국의 탄생 7. 사랑할 때와 죽을 때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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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모도, 집안도 아닌 '지략'으로 정점에 선 당대 최고의 걸크러쉬
소설 속 순헌황귀비 엄 씨는 오늘날의 관점에서도 독보적인 캐릭터다. 화려한 문벌의 후광도, 뛰어난 미모도 없었지만, 오직 영특함과 대범함만으로 미천한 궁녀에서 제국의 국모 자리까지 오른다. 이는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니라, 기울어가는 국운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행동했던 그녀만의 '지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신분의 한계와 편견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간 그녀의 행보는 오늘날 '걸크러쉬'의 원형을 보는 듯한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첩보 스릴러를 방불케 하는 '아관파천'의 긴박함 특히 역사의 흐름을 바꾼 '아관파천' 장면은 이 소설의 압도적인 백미다. 위기에 처한 고종을 구출하기 위해 국숫집 주인을 거쳐 이범진과 은밀히 서신을 교환하고, 붓두껍 안쪽에 바늘을 찔러 넣어 숨겨둔 군사 기밀문서를 꺼내 읽는 장면은 한 편의 첩보 스릴러를 방불케 한다. 무엇보다 호위 병사 한 명 없이 궁녀의 가마 두 채에 고종과 황태자를 숨겨 궐 밖으로 내보내는 그 긴박한 새벽의 묘사는 탁월하다. 어둠 속에서 궐문을 빠져나와 거친 길을 내달리다 순라군(순찰대)과 맞닥뜨린 찰나의 묘사, 그리고 엄씨의 대범한 기지로 위기 일발의 순간을 모면하는 장면은 독자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고종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교육의 선각자 소설은 여섯 살에 궐에 들어온 영특한 생각시 '큰애'가 숱한 견제와 시련을 딛고 대한제국의 탄생을 이끄는 과정을 생동감 있게 펼쳐낸다. 명성황후에게 들켜 죽을 위기에 처해 십 년간 도피 생활을 겪기도 했으나, 복귀 후에는 특유의 대범함과 지략으로 고종의 가장 든든한 정치적 동반자가 된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단순히 후궁의 암투극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황실 재산인 내탕금을 털어 진명, 숙명, 양정 등 민족 사학을 설립하며 백성을 깨우치려 했던 여성 교육 선각자로서의 면모를 깊이 있게 조명했다. 믿고 읽는 필력, 권현숙 작가의 마력 저자 권현숙은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비롯해 백상예술대상 시나리오상(「접시꽃 당신」) 등을 수상하며 이미 그 필력을 입증받은 작가다. 철저한 역사적 고증 위에 현대적인 속도감과 감각을 더해, 흑백 사진 속에 갇혀 있던 역사적 인물을 단숨에 선명한 컬러로 바꾸어 놓는 마력을 보여준다. '그녀는 어떻게 그토록 당당할 수 있었을까?'라는 인물에 대한 깊은 탐구에서 출발한 이 책은 독자들을 백 년 전 화려하고도 치열했던 대한제국의 현장으로 완벽하게 이동시킬 것이다. 숨 쉴 틈 없이 전개되는 흥미진진한 역사 소설을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강력히 일독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