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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후, 아빠는 노인이 됩니다
심시완 저
리가서재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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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D-30 다시 만난 쌀집 뚱땡이
D-28 아랫도리가 사라지다
D-27 개미 빤스도 알아맞히는 영에이티
D-24 멀쩡한 남의 아들을 왜 끌고 간대유
D-23 죽어도 밥상은 메고 가야 혀
D-20 그것도 몰라? 이 맹추야
D-17 간밤에 백마강이 울던 날
D-15 거르르, 웃는 소리가 딱 막걸리였다
D-13 염소탕으로 또 한자리 노린 똑딱단추
D-11 여사는 무슨 여사, 여수지
D-8 화단 아래서 벌어진 치정 격투?
D-7 딸이 사랑한다는 데, 누구면 어때
D-6 총무가 임마포켓한다는 거여?
D-5 가자미는 어떻게 가자미눈이 됐나
D-4 숯검댕이 눈썹만큼이나 짙은 비밀
D-3 우린 왜 서로에게 괴물이었을까
D-2 내가 벌써 늙으면 안되지
D-1 은혜와 감사는 돌고 도는가
D-Day
D+1 시간의 다리를 건너

에필로그
작가의 말_ 연민하는 당신에게

저자 소개 1

낮에는 광화문에서 일하고, 밤에는 글을 쓴다. 일간지 기자, 지자체 대변인실을 거쳐 지금은 한 기관에서 홍보 파트를 맡고 있다. 여덟 살 때 달력에 낙서해놓은 걸 어머니가 읽고, 재능이 있다며 ‘홀로’ 판단하고 책을 많이 읽혔다. 덕분에 평생 소설가를 꿈꿨지만 기사와 보도자료만 죽어라 쓰다가, 용기를 내어 이 소설을 썼다. 부여 백마강 옆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강아지를 사랑했지만 돌연 잃어버린 후 무서워한다. 강아지와 아침 백마강을 산책하며 사는 삶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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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256g | 124*188*12mm
ISBN13
9791197648175

책 속으로

-50년 넘게 자가운전을 하고 있고 처음부터 스틱 기어만 몰았다. 오토는 운전으로 치지도 않아서 내가 30년 전 처음 차를 몰고 갔을 때도, 드디어 세계 8대 불가사‘리’가 나왔다고 감동하던 엄마와 달리 코웃음을 쳤다.
--- p.21

-대섭이 두 살배기 수복을 남겨두고 집을 나선 때는 콩 바심을 일찌감치 끝내놓은 1944년 가을이었다. 규암 나루에서 떠나는 징병 트럭에 타기 위해 대섭이 마당에 내려서자, 그날따라 일찍 일어난 수복이 문지방을 넘어오며 울다가 마루에 고꾸라졌다. 자지러지는 수복을 어르느라 옥 씨는 대섭과 제대로 된 인사도 하지 못했다. 옥 씨가 건장하고 다정한 데다 멀쩡한 대섭을 본 건 그날이 마지막이었다.
---- p.42

-힘이 다 빠진 잠수부는 이제 알아서 하라는 눈치였다. 그때 누군가 첨벙 발을 넣었다. 장정의 팔에서 진득한 수초를 걷어내고 오리발처럼 퉁퉁 부은 손을 부여잡고 끌어내기 시작했다. 지켜보던 잠수부가 소리쳤다.
“팔 빠져유. 목을 안으야지.”
다시 뒤로 돌아 장정의 목덜미를 끌어안고 한 손으로는 손목을 잡아 살살 밖으로 밀어냈다. 마침내 장정이 제 아버지 앞으로 머리를 쑥 내밀었고, 숨을 몰아쉬며 강에서 나온 아빠가 그 손을 강 면장에게 건네주었다.
--- p.81

-가방을 냅다 던져버린 그 애가 나에게 달려들어 목을 밀쳤고 나는 발라당 나가떨어졌다. 초가을 맨땅은 폭신하고 달큰한 냄새가 났다. 모든 소리가 정지하고, 흰 구름이 손에 잡힐 듯 뭉클했다. 나는 잠시 더 누워있고 싶은 유혹이 일었지만, 분연히 떨쳐 일어나 그 애의 머리끄덩이를 잡았다.
--- p.139

-아줌마는 엄마가 오는 시간을 가장 기다렸다. 엄마를 좋아해서도 그랬지만 지독한 변비 때문이기도 했다. 누워만 있으니 제대로 힘을 줄 수가 없었다. 엄마는 쑥떡을 진하게 쪄서 냉동실에 넣어놓고 아줌마에게 갈 때마다 들고 갔다. 아줌마가 쑥떡을 먹고 된 똥을 누었다. 엄마는 그걸 자기 손으로 치우고 돌아왔다.

--- p.145

출판사 리뷰

한국의 가족 소설에서 아버지는 대부분 근엄하고 무뚝뚝하며, 거리감이 있는 존재로 그려진다. 어머니를 다룬 소설이 사랑과 갈등, 애증과 화해, 기발한 설정과 파국 같은 다양한 이야기를 내놓을 때, 아버지는 주로 ‘관계’에 초점을 맞춰 그려지곤 했다. 아버지는 어머니보다 멀었고, 어머니보다 잘 보이지 않았다.

〈30일 후, 아빠는 노인이 됩니다〉 역시 데면데면 살아왔던 아버지와의 관계가 ‘비밀’을 통해 가까워지는 과정을 그렸다. 가족소설의 외피를 하고 있지만, 이 소설이 특별한 것은 길을 잃은 ‘나’가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좌절을 해소하고, 화해와 치유를 통해 성큼 성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발판이 되는 것은 역시 아버지가 건네는 살아있는 지도다.

모든 아버지는 설명하지 않으며 그저 살아낼 뿐이다. 자식들은 아버지가 숨겨놓은 지도를 늦게라도 찾아내거나, 아예 모른 채 이별하곤 한다. 이 소설에서는 자식과 더불어 아버지도 성큼 성장한다. 그것이 ‘늙음’의 비밀이다.

〈30일 후, 아빠는 노인이 됩니다〉는 사실적인 묘사와 리듬감 있는 대사, 생략과 집중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새로운 개념의 소설로, 기존의 업마켓소설과는 또 다른 형태를 보여준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당시의 가족, 1970년대 퇴락해가는 소읍 풍경, 1980년대 교실의 모습 등이 마치 현장을 보는 듯 생생하게 묘사된다. 그 안에서 피어나는 우화들도 군더더기 없는 스피디한 문체를 통해 담백하고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또 충청도 사투리를 그대로 살린 대사와 엉뚱한 캐릭터들은 뭉근하고 능청스러운 웃음을 선사한다. 기자 출신 작가의 내공이 살아있는 ‘힐링르포 소설’, 〈30일 후, 아빠는 노인이 됩니다〉를 주목한다.

어린 시절의 상처들은 채 아물지 않은 채 살아있다. 그저 잊히기를 기다렸다가, 가끔씩 되살아나는 날에는 혼자 길을 잃고 울고만 있다. 주인공은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한 한 여자의 등장으로 인해 마음은 물론 앞길까지 턱 막힌다. 그것을 뚫어줄 사람은 단 한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도망치듯 숨어든 고향의 아빠였다. 이제 상처에 딱지가 앉기 시작한다. 세대와 상관없이 누구나 치유와 성장을 꿈꾸게 하는 소설의 등장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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