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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로마
오만가지 단점에도 여행자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매혹적인 도시
신양란오형권 사진
북핀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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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ITINERARY 1. 고대 로마의 중심지

· 콜로세움
도무스 아우레아 / 콜로세움의 아치들 / 콜로세움의 십자가 / 플라비우스 원형극장 / 콜로세움에서 불가사의한 것들 / 콜로세움에서의 소풍

· 포로 로마노
포로 로마노에 가야 하는 이유 / 포로 로마노 전경 / 티투스 개선문 / 베누스와 로마 신전 / 막센티우스의 바실리카 / 로물루스 신전 / 안토니누스와 파우스티나 신전 /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개선문 / 베스파시아누스와 티투스 신전 / 사투르누스 신전 / 라쿠스 쿠르티우스 / 바실리카 율리아 / 카이사르 신전 / 카스토르와 폴룩스 신전 / 베스타 신전

· 팔라티노 언덕
로마의 출발점 / 도무스 티베리아나 / 아우구스투스와 리비아의 집 / 로물루스의 집터 / 로물루스의 집터 주변 신전들 / 황제의 궁전들 / 치르코 마시모 /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 메타 수단

·황제들의 포룸
황제들의 포룸 도로 / 베스파시아누스 포룸 / 네르바 포룸 / 아우구스투스 포룸 / 트라야누스 포룸 / 카이사르 포룸 / 마메르티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베네치아 광장 / 이탈리아 통일 운동과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구석구석 / 로마 여신 / 콰드리가 / 뱃머리에 선 빅토리아 / 아라코엘리의 로마 주택

·카피톨리니 언덕
유노 모네타 신전 / 산타 마리아 인 아라코엘리 성당 / 캄피돌리오 광장 / 카피톨리니 박물관

ITINERARY 2. 근대 로마와의 조우

·포폴로 광장
그랜드 투어의 최종 목적지 / 플라미니오 광장 / 아우렐리아누스 성벽 / 포폴로 문 /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 포폴로 광장 / 보르게세 미술관

·스페인 광장
난파선 분수 / 스페인 계단 / 무염시태 성모 기념 원주

·트레비 분수
트레비 분수의 건설 / 트레비 분수 구석구석 / 연인의 분수와 살비의 항아리 / 하드리아누스 신전 유적

·판테온
판테온의 역사 / 판테온의 위대함과 불가사의함 / 로톤다 광장 /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

·나보나 광장
나보나 광장의 역사 / 나보나 광장의 분수들

저자 소개 2

인생 전반전을 대한민국의 국어교사로 살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교단을 떠났다. 인생 후반전에는 하고 싶은 일, 즐겁고 행복한 일만 하면서 살 계획이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 우주를 통째로 선물로 받는다고 생각한다. 너무 크고 넓어서 내가 받은 선물을 가늠도 못하면서 살지만, 지구별만이라도 속속들이 다 살펴본 다음에 반납하고 싶다. 그렇게 세상을 떠돌아다니다가 알게 되는 흥미진진 한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나누며 사는 것이 여행 작가로서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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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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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한다. 낯선 세상을 만나는 순간의 설렘과 긴장감을 사랑하며, 아름다운 지구별의 구석구석을 떠돌아다니는 나그네가 되고 싶다. 사진을 좋아한다. 피사체 앞에서 숨죽이며 때를 기다리는 순간의 흥분과 기대감을 사랑하며, 제 나름의 가치를 지닌 대상들을 만나러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사진쟁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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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153*208*22mm
ISBN13
9791191443509

책 속으로

콜로세움 입장권은 현장에서도 판매하지만, 줄 서서 허비하는 시간과 체력을 아끼기 위해 예매하는 쪽을 권한다. 입장권에 표시된 시간에 맞춰 콜로세움에 도착하더라도 들어가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 한다. 워낙 입장하려는 사람이 많은 데다가 보안 검색과 입장권 및 신분증 검사를 하느라 시간이 지체되기 때문이다. 구름처럼 몰려든 사람들의 북새통 속에서 이리저리 치이다 보면 지레 진이 빠지지만, 한편으로는 맘이 설렌다. ‘그래, 이게 로마지. 이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로마의 매력에 현혹되어 나도 지금 이 자리에 있잖아.’라고 생각하면, 소음도 무질서도 감내할 만하다. 기꺼운 혼돈이다.
--- p.18

로마의 어느 유적인들 안 그럴까만, 포로 로마노는 정말로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만 보이는 곳이다. 그렇지 않으면 깨진 돌조각, 맥락 없이 놓인 주춧돌, 부서지다 만 기둥들을 보며 실망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하나 사연을 알면서 살펴보면 로마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장소는 없다는 말에 동의할 수 있을 테니, 로마의 심장 안으로 들어가 보자.
--- p.47

티투스는 콜로세움을 설명할 때 몇 번 이름이 나온 인물이다. 플라비우스 왕조를 연 아홉 번째 황제 베스파시아누스의 큰아들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열 번째 황제가 되었다.
그의 아버지가 로마 제국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운이 좋았다면, 티투스는 반대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불운했던 황제이다. 그의 불운은 그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불행의 여신이 그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여 일어난 비극의 소산이었다. 물론 평민 출신 아버지가 황제가 되었고, 그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자신 도 황제가 될 수 있었으니 운이 좋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이 그에게 준 복은 딱 거기까지였다.
--- p.50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뒤 로마는 옛 영광을 잊고 점차 퇴락해 간다. 특히 포로 로마노는 그런 로마의 서글픈 역사를 증명하는 곳이 된다. 파괴된 포로 로마노를 그린 그림 속에서 베스파시아누스 신전의 기둥이 흙에 깊이 묻힌 것을 원래의 신전 모습과 비교해 보면 세월이 무상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나마 현재만큼이라도 정비가 되었으니 다행이다.
어쨌거나 로마는 온전한 건축물보다 무너지고 깨어진 유적에서 더 깊이 있고 진솔한 역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니, 베스파시아누스 신전 터에서는 그런 이야기에 잠깐 귀를 기울이다 떠나는 것이 어떨까.
--- p.86

포로 로마노에 카이사르 신전이 들어선 것이 그런 분위기를 증명한다. 만약 암살자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면, 카이사르는 권력욕에 눈이 멀어 공화정을 파괴하려 한 죄인으로 역사에 기록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시민들로부터 신전을 봉헌 받았다는 것은 신으로 대접받아도 될 만큼 위대한 인물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특히 카이사르가 유언장에 후계자로 적시한 옥타비아누스가 새로운 권력자로 떠오름으로써 카이사르는 ‘의롭지 못한 세력에게 억울하게 죽은 위대한 인물’로 인식될 수 있었다.
다만, 왕정으로 회귀하는 것이 두려워 공화정을 지키고자 카이사르를 암살했는데, 그의 후계자인 옥타비아누스는 훗날 황제로 등극해 로마 제정을 연다. 늑대가 무서워 쫓아냈는데 호랑이가 그 자리를 차지한 격이랄까. 이래서 역사의 흐름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 p.105

헤라는 로마 신화로 건너와서 이름은 유노로 바뀌지만, 비슷한 캐릭터를 유지한다. 가정을 지키고 보호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그래서 로마 사람들은 유노의 별칭을 ‘모네타[moneta]’라고 불렀다. 이 말은 ‘경고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monēre에서 왔다고 보는데, 유노가 가정을 망가뜨리는 이에게 경고한다는 의미와 관련 있다고 본다. 혹은 BC 390년에 갈리아족이 로마를 침략했을 때, 유노 신전에서 키우는 거위들이 요란하게 울어대면서 경고한 데서 모네타란 별칭이 유래한다고 보기도 한다. (중략) 유노 모네타 신전에서 만들어진 화폐는 모네타라고 불리게 되었다. 고대 로마 제국에서 사용한 은화인 데나리온에 유노 여신의 모습과 moneta란 글자가 보이고, 미국 남북전쟁 당시 남부동맹이 발행한 지폐에도 유노 모네타가 보이는 것은 그런 까닭에서이다. 돈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money의 어원 또한 moneta에서 비롯되었다.
--- p.238

로마에 가 본 적 없는 사람은 있어도, 로마에 가서 트레비 분수를 안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콜로세움과 마찬가지로 트레비 분수는 로마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그래서 이곳은 항상 여행자들로 북적거린다. 그 많은 로마의 분수들이 다 빛을 잃게 되는 이유를 단번에 이해할 수밖에 없는 현장이다.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여행자들에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위험한 곳이기도 하다. 송곳 꽂을 데도 없을 정도로 북적대는 인파 속에서 제일 경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맞다, 그 유명한 로마의 소매치기이다. 그래서 누군가와 슬쩍 부딪히기만 해도 신경이 잔뜩 곤두서는데, 상대방이 소매치기일 때만 문제인 것은 아니다. 나와 부딪힌 상대방이 소지품을 꼭 끌어안은 채 날 노려볼 때, 그 황당하고 억울한 심정을 어디다 하소연할 수 있을까. 트레비 분수에서는 소매치기를 조심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소매치기 취급받는 것을 더 조심해야 하는 몹쓸 곳이 바로 이 멋진 분수이다.
트레비 분수를 딱 마주하는 순간, “우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로마의 분수를 ‘트레비 분수와 기타 등등’이라고 할 수밖에 없음을 순식간에 이해한다. (중략) 옥같이 맑은 물에 눈이 호강하고, 그 물들이 내는 청량한 소리에 귀가 호강한다. 전 세계에서 몰려온 사람들이 저마다의 모국어로 떠들어대는 소리조차 음소거시켜 버리는 대단한 물이요, 물소리이다.

--- p.327

출판사 리뷰

2,000년의 시간이 쌓인 도시, 로마를 걷다

“유럽, 어디부터 가야 할까?”
누구나 가져봤을 이 질문에, 저자는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마음속으론 당연히 ‘로마’를 꼽고 싶지만, 로마를 먼저 본 여행자가 그다음 도시들에 실망할까 봐 잠시 망설이는 것이다. 망설임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로마를 추천하는 순간, 어김없이 이런 반문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로마는 소매치기가 많아 위험하다던데요.”
실제로 로마의 소매치기는 악명이 높다. 유럽의 소매치기야 비단 로마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어쨌건 로마는 소매치기를 포함해 치안이 취약한 도시라는 인상은 부정하기 어렵다. 로마를 흉보자고 들면 어디 소매치기만 문제일까. 거리에는 쓰레기가 나뒹굴고, 벽마다 낙서가 어지럽다. 교통질서는 혼잡하고, 흡연자들이 내뿜는 연기에 숨이 막힌다. 노숙자와 구걸하는 사람을 자주 만나는 것도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로마를 추천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모든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로마는 볼거리로 꽉 찬 보물창고 같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유럽의 도시들 중 볼거리 없는 도시가 어디 있을까만, 로마만큼 흔전만전 널려 있는 도시도 없을 것이다.

아담한 도시 로마를 걸어서 돌아 보다

이 책은 크게 두 갈래의 여정으로 로마를 안내한다.

첫 번째 여정은 ‘로마’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콜로세움에서 시작해, 로마 여행자가 절대로 빠뜨리지 말아야 할, 고대 로마 시민의 삶의 현장인 포로 로마노, 로마 문명의 출발지라 할 수 있는 팔라티노 언덕, 그리고 황제들의 포룸을 지나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과 카피톨리니 언덕에 이르기까지, 고대 로마의 심장부로 향한다.

두 번째 여정은 과거 유럽 귀족 자제들의 교양 여행, 이른바 ‘그랜드 투어’의 종착지였던 포폴로 광장에서 시작된다. 영화와 낭만의 상징이 된 스페인 계단과 트레비 분수, 2,000년의 시간을 견뎌온 판테온, 그리고 바로크 예술의 정수가 모인 나보나 광장까지 저자는 이 공간들이 단순한 ‘사진 명소’가 아니라, 각 시대의 이야기를 품은 살아 있는 무대임을 알려준다.

인파에 치이면서도 로마를 찾게 되는 이유를 깨닫다

반 이상 허물어지고 세월의 풍파가 내려앉은 콜로세움에서 한때 이곳에서 환호하며 여가를 즐겼을 로마 시민들의 활기찬 일상을 그려보며 기분 좋은 상상에 빠져들고, 황제들의 포룸을 거닐며 제국을 통치했던 이들의 고뇌와 그 권위를 증명하는 거대한 건축물에 압도당하며, 소매치기를 경계해야 할 만큼 북적이는 인파와 동전을 던지기 위해 분수 가까이 가려면 입장료를 내라는 로마시의 인색함에 잠시 서운함이 밀려오지만, 막상 트레비 분수를 마주하는 순간 그 경이로움에 “우와!” 하는 감탄사를 내뱉고 만다.

저자와 함께 로마를 걸으며, 단순한 관광객이 아닌 시간 여행자가 되어 무너지고 깨어진 유적들이 들려주는 깊고 진솔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만약 이 책을 읽고 로마를 여행한 다음 여행 중독에 빠지게 된다면, 그건 이 책의 잘못이 아니다. 오로지 로마가 유죄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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