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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결사 ··· 11
2 우물이와 쭈물이 ··· 13 3 엉망진창 ··· 28 4 갈등 저울 ··· 42 5 세 사건을 한꺼번에 해결하다 ··· 58 6 완벽한 결과 ··· 70 7 저울은 틀리지 않아 ··· 81 8 저울질할 수 없는 것 ··· 93 9 선글라스를 벗다 ··· 109 작가의 말 ‘회복적 정의’ 더하기 ··· 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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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와 현수는 교실의 갈등 해결사로 뽑힌다. 둘은 AI 프로그램 '갈등 저울'로 신속하고 공평한 판결을 내리게 되지만, 정작 교실의 갈등은 해결되지 못하고 오히려 꽁꽁 얼어붙어버린다. 동화는 단순한 저울질로 잴 수 없는 것들을 찾아가는 두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회복적 정의의 의미를 따뜻하게 전한다.
“아니, 핫팩 5개?” 현수가 그때처럼, 평소답지 않게 씩씩거렸다. 다 지난 일인데도. 나는 그 말투가 낯설지 않았다. 그때 현수가 꼭 저런 80목소리였으니까. 억울한 목소리. 그런데,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나도 핫팩 다섯 개가 필요한 게 아니었다. 내가 그때 진짜로 원했던 건, 핫팩 다섯 개 그런 게 아니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알고 있었다. 그게 온전히 현수의 잘못은 더더욱 아니었다는 것을. 어쩌면, 현수도 억울한 게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니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반성문도 쓰라고?” 현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근데 반성문은 또 왜 내가 아니고 관리자한테 내라는 건지….” 내가 중얼거렸다. 반성문은 또 왜 관리자한테 낸단 말인가. 정작 사과받아야 하는 건 난데, 왜 관리자가 현수의 사과와 반성을 받아주는 거지? 갑자기 그때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 다음…, 다음에 우리가 어떻게 됐었지…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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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적 정의를 어린이의 높이에서 말하는 동화.
어린이들에게 잘못한 일이 생기면 어떻게 되냐 물으면, 어린이들은 이렇게 답합니다. "벌 받아요." 사실, 어린이들만의 생각은 아닙니다. 어른들이 꾸린 세상에서도 잘못에는 잘못의 크기만큼의 벌이 따르는 것이 당연한 일이니까요. 그러니까 잘못의 크기를 재고, 그에 맞는 벌을 내리는 것. 우리에게 익숙한 정의(응보적 정의)의 방식인 셈입니다. 〈잘못의 무게를 재어드립니다〉는 어린이, 어른 가릴 것 없이 익숙하게 겪고 있는 응보적 정의의 모습을 어린이의 시선에서 새롭게 바라보며, 조용한 질문을 던집니다. '잘못의 무게를 정확하게 재어 벌을 내리면, 정말 갈등이 해결되는 걸까?'라고요. 주인공 이지수와 정현수는 친구들의 크고 작은 갈등 해결을 위해 분투합니다. 하지만 둘은 우물쭈물, 엉망진창 갈등 해결에 계속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AI 프로그램 '갈등 저울'을 만나게 됩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근거로 누가 잘못했는지 10초 만에 판결을 내리는 완벽한 프로그램이죠. 둘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신속하고 공평한 판결을 내리는 신세계를 경험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신속, 정확한 판결에도 교실의 갈등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깊어지죠. 단순한 저울질로 측정된 잘못의 무게 앞에서 아이들은 반성 대신 억울함을 키우고, 무거운 사과 대신 가벼운 벌을 쉽게 택합니다. 그렇게 교실 공동체는 조금씩, 조금씩 조각나기 시작합니다.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정의를 내보이는 이유를 설교하지 않습니다. 지수의 유쾌한 1인칭 시선과 말 없이 핵심을 꿰뚫는 현수의 행동을 통해, 독자 스스로 느끼게 합니다. 특히, 핫팩 하나를 둘러싼 두 아이의 갈등과 화해 장면은 이 동화 전체의 주제를 가장 짧고 선명하게 담아낸 장입니다. 숫자가 아니라 진심이, 짧은 판결이 아니라 진심의 대화가 마음을 녹인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응보적 정의로 해석되는 세상에 회복적 정의라는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순간입니다. 동화에는 회복적 정의 전문가로 회복적 생활교육을 교실에서 실천해온 현직 교사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녹아있습니다. 어린이 독자에게 가볍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걸지만, 동화가 건네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어린이들에게는 갈등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교사와 학부모에게는 생활지도, 생활교육의 방향을 깊게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