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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국제법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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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서문 _ 필립 샌즈
프롤로그

1부 신의 이름으로 - 15~16세기
2부 자연법이란? - 17~18세기
3부 문명의 신성한 임무?: 서구의 의지 - 19세기
4부 제도화의 시초와 국제적 트라우마 - 20세기 초반
5부 전쟁을 반대하는 법?: 세력균형 - 20세기 후반
6부 세계의 새로운 질서를 찾아서 - 1990년~현재

에필로그
삽화, 인용문 출처
감사의 글

저자 소개 5

올리비에 코르텐

관심작가 알림신청
 

Olivier Corten

올리비에는 브뤼셀 자유대학교(ULB) 국제법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금까지 20여 권의 저서와 25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브뤼셀 자유대학교 국제법 센터는 2013년에 올리비에의 주도로 국제법에 대한 학술적 접근과 대중적·문화적 접근 사이의 장벽을 없애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본 만화는 이 프로젝트의 연장선에 있다.

피에르 클랭

관심작가 알림신청
 

Pierre Klein

피에르는 브뤼셀 자유대학교(ULB) 국제법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금까지 20여 권의 저서와 25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브뤼셀 자유대학교 국제법 센터는 2013년에 올리비에의 주도로 국제법에 대한 학술적 접근과 대중적·문화적 접근 사이의 장벽을 없애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본 만화는 이 프로젝트의 연장선에 있다.

그림제라르 브도레

관심작가 알림신청
 

Gerard Bedoret

제라르는 건축가라는 직업 외에도 수많은 데생 활동을 열정적으로 펼쳤다. 현재는 온전히 일러스트레이션에 매진하고 있다. 본 저서는 장편 만화로는 그의 첫 작품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과학부 정치학 전공 조교수. 냉전사와 학술사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냉전 초기 한국 국제정치 지식의 재구성」(서울대학교 박사논문, 2022),「한국학의 위상학: 한국에서 열린 최초의 한국학 국제학술회의를 중심으로」(『한국학』, 2021)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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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자대학교에서 불문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불번역과를 졸업했다. 주한프랑스대사관·주한프랑스문화원 등의 공공기관과 교육, 영상,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번역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바른번역 소속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만화로 보는 올림픽 세계사》 《만화로 보는 결정적 세계사》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 《누가 나르시시스트일까?》 《책읽기, 무엇에 좋은 것일까?》 《환경 슈퍼히어로 태오》(시리즈) 《벨기에 에세이》 《우편엽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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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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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PDF(DRM) | 53.69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57쪽 ?
ISBN13
9791189231859

출판사 리뷰

추천하는 글_감수자 옥창준(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우리와 그들 사이에서: 『국제법의 역사: 살라망카에서 관타나모까지』

몇 년 전, 에스파냐 중부에 있는 살라망카에 가본 적이 있다. 생애 첫 유럽 여행이라 하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그래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가운데 하나인 살라망카대학교를 꼭 한 번 눈에 담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명성만큼 고풍스러운 교정 안을 거닐다가 한 동상을 마주쳤다. 동상의 주인은 살라망카학파의 대표 인물인 프란시스코 데 비토리아(Francisco de Vitoria)였다. 동상 앞에 서서, 약 500년 전 살라망카대학교에서 벌어진 논쟁을 떠올리며 그 앞을 서성거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소위 ‘신대륙’이 발견된 이후 살라망카에서는 신대륙의 원주민을 유럽 기독교인들과 같은 인류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진지한 논쟁이 벌어졌다. 비토리아로 대표되는 살라망카학파의 신학자들은 가톨릭적 박애의 관점에서 원주민과 기독교인은 모두 같은 ‘인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언어와 믿음 체계, 문화 등이 모두 다르지만, 그들과 우리 사이에는 만민법(萬民法, jus gentium)이 적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한 정치공동체 내에만 적용되는 시민법(jus civile)을 넘어서 그들과 우리 사이에 모두 적용되는 ‘만민법적 사고’는 훗날 ‘국제법(international law)’의 출발점이 된다.

다만 지적해야 할 사실이 있다. 실제로 ‘시민법’과 ‘만민법’ 사이에는 엄청난 불균형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비토리아의 논의에 이미 그런 씨앗이 보였다. 비토리아의 만민법은 원주민을 인류로 보도록 하는 효과도 있었지만, 원주민 역시 만민법을 지켜야 하며, 이를 어길 시에는 합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논리로 이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인류에 대한 박애 정신과 국제법적으로 정당한 전쟁의 논리가 모순적으로 공존했다.

살라망카학파의 이와 같은 복잡함은 비단 국제법만이 아니라 인류의 근대사가 지닌 역설적 모습이기도 했다. 이번에 번역되어 소개되는 『국제법의 역사』는 만민법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국제법이 사실은, 유럽 국제사회만의 법이었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이 책은 유럽 국제사회의 법으로서 발전한 국제법의 역사만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국제법의 논리 속에서 배제되고 지워졌던 식민지인, 유색인(비백인), 여성, 테러리스트들, 그리고 자연의 이야기까지 폭넓게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책을 보고 살라망카에 갔다면, 비토리아의 동상 이면에 존재한 더 많은 장면과 이야기들을 생각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새삼 아쉽기도 하다.

『국제법의 역사: 살라망카에서 관타나모까지』가 잘 보여주듯 국제법은 일부 ‘문명’ 국가들에만 적용되는 규칙이었다. 반면, ‘야만’으로 규정된 나머지 세계를 향해서는 노골적인 폭력이 자행되었다. 국제법은 전 인류를 위한 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법의 영역과 폭력의 영역 사이 경계를 세우는 지식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다. 1873년 세계국제법협회가 “법을 통한 평화와 정의의 구현”을 목표로 창립되었지만, 이들의 활동은 유럽 열강의 아프리카 분할과 제국주의의 폭력을 막을 수 없었다. 평화와 정의가 적용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은 명확히 구분되어 있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며, ‘문명’ 국가들의 야만이 드러나고, 새로운 세계질서가 구축되면서 서서히 만민법으로서 국제법의 영역도 넓어졌다. 국가들의 행동을 국제법에 기초하여 윤리적으로 비판하는 것도 일정 수준 가능해졌다. 국제법이 통용되는 하나의 사회로서 국제사회가 등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국제법 안에 존재하는 우리와 그들의 구분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수 없다. 문명과 야만을 구분했던 사고방식은 여전히 선진국과 후진국, 서방 국가들 중심의 국제사회와 그렇지 못한 불량국가들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사고방식의 기저에 여전히 존재한다(선진국이 되어야만 비로소 국제사회의 윤리를 논할 수 있다는 인식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국제법이 소위 강대국이 아니라 약소국만 처벌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불편한 진실이며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국제법의 목소리가 통용되지 않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 이란-미국 전쟁 등은 답답함을 넘어서, 인류의 미래에 우려를 드리운다.

그렇다고 해서 국제법이 무용한 것이라 낙담할 필요는 없다. 우리의 삶은 점점 더 외부와 연계되어 있고, 이 속에서 우리만의 ‘시민법’을 강고하게 지키려는 것은 불가능하다. 침략과 학살은 절대로 남의 일이 될 수 없으며, 이를 윤리적·법적으로 비판하는 일은 여전히 필요하며 중요하다. ‘만민법’적 정신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 더욱 그 의미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만민법으로부터 출발하여 국제법이 걸어온 역사를 되짚어보는 일은 호사가의 취미를 넘어서 미래를 위한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특히 국제법의 역사를 주도해 온 ‘문명’ 세계가 흔들리는 와중에, 전쟁과 학살, 식민 지배와 독재를 모두 경험한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이 보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국제법의 역사를 한국어로 접할 수 있는 책은 많지 않았다. 그나마 나와 있는 책은 전통적 학술서에 가까워 법을 잘 모르면 진입장벽이 높고, 최근의 변화까지 담아내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만화라서 보기 좋은, 그러면서도 정말 많은 내용을 탄탄하게 담아낸 ??국제법의 역사: 살라망카에서 관타나모까지??를 통해 세계의 현실과 윤리적인 세계, 그리고 진정한 만민법적 정신을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감수자 옥창준-

세계 시민을 위한 국제법 그래픽노블
무질서의 약육강식으로 가득한 세계를 지켜낸 ‘국제법’ 이야기

야만의 시대, 국제법은 여전히 유효한가?
국제법의 역설에서 평화의 단서를 찾다!

“나는 국제법이 필요 없습니다.”
2026년 1월, 이란 공습을 앞두고 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언이다. 국제법 위반 및 전쟁범죄 가능성에 대한 경고에도 아랑곳없이 지속되던 미국의 군사행동은 임시 휴전이라는 아슬아슬한 대치 속에 ‘잠시’ 멈춰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공격을 강화했고, 우크라이나와 가자 지구에서 울리는 포성도 여전하다. 강대국의 전횡과 전쟁의 야만 앞에서 우리는 다시 질문하게 된다. 국제법이 전쟁을 막고 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가? 국제법은 강자의 도구인가, 약자의 무기인가?

힘의 논리가 법을 압도하는 현실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제법마저 사라진 세계를 상상해보라. 히틀러가 1933년 국제연맹을 탈퇴하고 트럼프가 2026년 수십 개의 국제기구 탈퇴 결정을 내린 것도 국제법이 지닌 힘을 두려워했기 때문이 아닐까. 국제법의 가치는 인류가 야만으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세계를 지탱해온 보루라는 점에 있다. 국제법은 조문의 나열이 아니라, 평화와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 했던 오랜 투쟁의 기록이다. 또한 무역 규범에서 기본권 보호, 젠더와 인종, 환경문제에 이르기까지 세계 시민의 삶 곳곳에서 작동하는 준칙이자 공통어이다. 국제법의 한계를 직시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 폭력의 연쇄를 끊어낼 단서를 찾아내는 지혜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텍스트와 그림, 과거와 현재, 윤리와 정치가 교차하는 역사적 파노라마

『국제법의 역사: 살라망카에서 관타나모까지』는 500여 년에 걸친 국제법의 역사를 그래픽노블에 담아낸 역작이다. 법이 종교에 종속되었던 15세기부터 유엔 안보리 개혁 논쟁을 촉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공존과 규율의 질서를 세우려는 국제사회의 치열한 분투를 추적한다. 국제법 학자의 통찰이 역사와 정치, 인류학, 법학 등이 교차하는 세계 질서의 이면을 꿰뚫고, 생동감 넘치는 그림이 수많은 사건과 인물을 입체적으로 되살려낸다. 특히 낙관론자 남편과 회의론자 아내가 관찰자로 등장해 벌이는 논쟁은 이 책의 핵심이다. 부부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국제법이 ‘신의 의지’와 ‘국가의 의사’를 지나 ‘보편적 인권과 지구적 협력’이라는 현대적 가치로 이행하는 과정을 대중의 눈높이에서 비판적으로 읽어낸다.

두 인물의 논쟁은 국제법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을 투영한다. 법을 진보와 문명의 열쇠로 보는 윤리적 관점과 국가 간 권력 행사의 수단으로 보는 정치적 관점이 그것이다. 국제법은 이 두 가치 사이에서 갈등하며 전진해 왔다. 이러한 긴장 관계는 국제법이 늘 정의의 편에 서지는 않았다는 진실을 드러낸다. 저자들은 아프리카의 직선 국경선이나 식민 지배의 정당화 등, 국제법이 강대국의 방패막이가 되었던 어두운 역사를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그러나 서문을 쓴 필립 샌즈의 말처럼 “언제나 희망을 위한 자리는 남아” 있다. 국제법은 뼈아픈 한계를 노출하면서도, 끊임없는 제도적 보완을 통해 인권과 평화의 지평을 넓혀왔다. 이 책은 승자들의 각축전 너머, 여성과 노예, 소수민족 등 “나머지 세계”의 존재들이 자신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싸워온 여정 역시 촘촘하게 기록하고 있다.

왜 브라질은 포르투갈어를 쓰는가 - 역사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다

“왜 브라질은 주변 남미 국가들과 달리 포르투갈어를 쓰는가?” 이 질문의 핵심에는 1494년 체결된 ‘토르데시야스 조약’이 자리 잡고 있다. 당시 해양 강국이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대서양 한가운데 수직선을 그어 세계를 양분하는 과정에서 대륙의 동쪽 끝 브라질이 포르투갈의 영역에 포함되었다. 몇백 년 전 종이 위에 그어진 선이 오늘날 라틴아메리카의 언어 지도를 결정지은 것이다. 저자들은 이처럼 역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통해 국제법이 과거의 합의에 머물지 않고 오늘날의 현실과 문화를 규정하는 실체적 힘이자 설계도임을 짚어낸다.

17세기의 주권이 현대의 전쟁을 말하다 -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선

1648년 베스트팔렌 체제로 확립된 ‘국가 주권’과 ‘내정불간섭’ 원칙은 오늘날에도 국제 정치의 뜨거운 쟁점이다. 이 책은 근대 주권 개념의 형성 과정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것이 왜 현재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독재 유지 근거가 되는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과 국제사회의 대응이 왜 법적으로 충돌하는지 날카롭게 분석한다. 특히 17세기의 ‘폭력의 정당한 독점’으로서의 주권 개념이 현대의 ‘보호책임’ 규범과 충돌하며 빚어내는 긴장은 저자들의 통찰이 빛나는 지점이다.

‘작은 섬’ 차고스의 투쟁이 증명한 국제법의 희망

인도양의 작은 섬 ‘차고스 제도’ 이야기는 국제법의 한계와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960년대 영국에 의해 강제로 추방된 주민들의 비극은 강대국의 이해관계 앞에 무력했던 국제법의 실체를 드러내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모리셔스 공화국과 차고스 주민들은 국제사법재판소와 국제해양법재판소를 통해 영국의 점유가 불법이라는 결정을 이끌어냈다. 강제권이 없는 ‘의견’일지라도, 국제법이라는 무기를 쥔 작은 나라가 식민 제국의 오만을 굴복시키는 과정은 큰 울림을 준다. 이 책은 국제법이 늘 정의롭거나 완벽하지는 않을지라도, 약자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강자를 견제할 수 있는 인류 공통의 약속임을 강조하고 있다.

15~16세기 - 종교적 권위에 의한 세계 분할과 식민 지배의 정당화

이 시기 국제법은 신학의 연장선에서 교황의 권위를 빌려 유럽 열강의 정복 전쟁을 정당화했다. 인테르 카에테라 교서와 토르데시야스 조약은 발견되었거나 발견될 땅의 소유권을 배분하는 법적 근거가 되었으며, 이는 원주민의 삶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분할이었다. 살라망카 학파는 원주민의 권리를 인정하고 주권 침해에 대한 비례적 대응으로서의 정당한 전쟁론을 펼쳤으나, 이 논리는 역설적으로 식민지화의 길을 열어주었다. 결국 5,600만 명에 달하는 원주민의 사망과 노동력 상실은 노예무역의 원인이 되었다.
[인테르 카에테라 교서/1493, 토르데시야스 조약/1494, 바야돌리드 논쟁/1550…]


17~18세기 - 종교적 권위의 퇴장과 주권·자연법 체제의 형성
종교 전쟁의 참혹함 속에 국제법의 근거는 신의 계시에서 인간 이성과 자연법으로 옮겨 갔다. 베스트팔렌 조약은 교황 중심의 질서를 깨고 국가 주권과 내정불간섭 원칙을 세웠으나, 이는 유럽 국가들만의 특권일 뿐 비유럽 세계는 여전히 제국주의의 대상으로 남았다. 그로티우스는 인간 본성에 기반한 자연법과 자유해양론을 펼치며 현대 국제법의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성’과 ‘자연’이라는 개념은 강대국이 자국 이익에 맞춰 영토 정복과 바다의 독점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변질되기도 했다.
[30년 전쟁/1618~48, 베스트팔렌 조약/1648, 해양 자유 논쟁과 영해 개념 정립…]

19세기 - 실증주의의 확립과 제국주의의 법적 정당화

19세기는 법의 근거가 조약과 관습으로 이동하며 국제법이 체계화된 ‘황금기’였으나, 그 이면에는 ‘문명’을 잣대로 한 배타적 논리가 숨어 있었다. 유럽 열강은 국제법학회를 창립하는 등 법을 체계화하면서도, 비유럽 세계를 주권 없는 ‘미개 사회’로 타자화했다. 이러한 논리는 식민 지배와 제국주의 확장을 뒷받침하는 법적 수단이 되었다. 결국 이 시기의 국제법은 학문적 발전과 동시에 강대국의 패권을 공고히 하는 이중적 도구로 작동했다.
[빈회의/1815, 국제법학회 창립/1873, 베를린회의/1885, 제네바 협약/1864…]

20세기 초반 - 국제기구의 탄생과 양차 대전 사이의 좌절

20세기 초 국제법은 전쟁을 법적으로 규율하는 제도화의 길을 열었다. 상설 중재재판소가 탄생하며 분쟁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나, 1차 세계대전이라는 참극은 기존 질서의 한계를 드러냈다. 인류는 평화 기구인 국제연맹을 창설하고 ‘전쟁의 불법화’를 선언하는 등 법적 이상을 강화했다. 그러나 일본의 만주 침략과 이탈리아의 에티오피아 침공 과정에서 국제연맹은 무력화되었다. 이는 법적 규범만으로는 평화를 보장할 수 없으며 열강 간의 세력균형이라는 현실 정치적 조건이 필수적임을 보여주었다. 이 교훈은 이후 유엔 체제 설계에 반영된다.
[헤이그 만국평화회의/1899·1907, 베르사유 조약/1919, 국제연맹/1920~30년대, 켈로그-브리앙 조약/1928, 로터스호 사건·윔블던호 사건/1920년대…]

20세기 후반 - 유엔의 탄생과 인권의 도약, 세력균형의 시대

2차 세계대전 이후 탄생한 유엔 체제는 무력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국제 질서의 전환을 꾀했다. 대서양 헌장의 평화 구상은 유엔 헌장으로 구체화되었고, 인권이 국가 주권의 영역을 넘어 보편적 가치로 수용되기 시작했다. 세계인권선언과 여성차별철폐협약 등은 개인의 권리를 국제적 의제로 격상시켰으며, 이는 식민지 해방과 민족자결권 확립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냉전기 국제법은 강대국의 거부권과 강제력 부족이라는 한계 속에서 핵전쟁 방지를 위한 세력균형의 도구로 작동하기도 했다. 결국 인권의 지평을 넓히는 동시에 현실 정치와의 팽팽한 긴장을 유지한 시대였다.
[대서양 헌장/1941, 유엔 헌장/1945, 세계인권선언/1948, 수에즈 운하 위기/1956, 쿠바 미사일 위기/1962, 니카라과 판결/1986, 여성차별철폐협약/1979, 식민지 해방과 민족자결권…]

1990년~현재 - ‘신세계 질서’의 약속과 좌절

냉전 후 국제법은 협력을 통한 ‘신세계 질서’를 꿈꿨으나, 일극 체제와 새로운 형태의 분쟁 속에 다시 도전받고 있다. 이라크전의 일방주의와 인도적 참사 앞에 낙관론은 무너졌다. 비약적인 제도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강대국의 거부권과 의지 부족이라는 한계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등 힘의 논리가 규범을 압도하는 현실 속에서도, 국제법은 기후위기 대응과 ‘보호책임’ 같은 새로운 규범을 통해 야만을 막는 최후의 보루로서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걸프전/1991, 세계무역기구WTO 창설/1994, 소말리아·르완다·보스니아 참사/1990년대, 국제형사재판소ICC 설립/1998, 인도적 개입의 권리와 보호 책임, 기후변화협약,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 이라크전/2003,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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