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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흰 비단 위의 글은 어떻게 죄목이 되는가
제1장. 박해의 연표 아래서 몸은 먼저 흔들린다 1절. 신유박해의 연표 아래 가려진 손목 2절. 포승과 유배선은 어떻게 말을 바꾸는가 3절. 검은 섬은 상징이 아니라 밥의 자리다 4절. 큰 비극에서 작은 강제로 내려가는 독서 제2장. 높은 믿음은 왜 바다 앞에서 낮아지는가 1절. 믿음은 보이지 않지만 몸은 아프다 2절. 바다 앞에서 언어는 자기 한계를 드러낸다 3절. 백서와 지식은 어떻게 몸으로 되돌아오는가 4절. 믿음의 순도보다 믿음의 위치를 보라 제3장. 믿는 자, 쓰는 자, 살아남는 자 1절. 이름표보다 압력의 자리가 먼저다 2절. 정약전의 눈과 황사영의 글은 서로 다르게 위험하다 3절. 낮은 사람들의 밥 위로 내려온 믿음 4절. 고백과 침묵 사이에서 살아남는 사람들 제4장. 흑산이라는 거리, 권력의 끝에서 시작되는 형벌 1절. 흑산은 색이 아니라 몸을 묶는 지리다 2절. 관아와 감옥은 말을 다른 형식으로 만든다 3절. 배와 길은 열리면서도 닫힌다 4절. 섬마을의 밥과 날씨가 권력의 끝을 만든다 제5장. 순교와 배교 사이에 남은 몸의 시간 1절. 배교의 얼굴은 하나가 아니다 2절. 숭고함과 비겁함 사이의 너무 빠른 말들 3절. 생계와 침묵은 판단을 늦춘다 4절. 독자의 속도를 낮추는 문학의 자리 제6장. 바다는 설명하지 않고, 문장은 낮게 남는다 1절. 짧고 건조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2절. 기록은 골격을 주고, 소설은 침묵을 듣는다 3절. 바다와 문서와 몸은 서로를 느리게 묶는다 4절. 낮은 온도의 문체가 기억을 남기는 방식 제7장. 오늘의 신념은 어떤 침묵을 통과하는가 1절. 현재성은 동일시가 아니라 거리에서 생긴다 2절. 오늘의 신념도 몸과 비용을 요구한다 3절. 판단의 온도를 낮추는 재독 4절. 확신의 윤리는 타인의 몸 앞에서 시작된다 제8장. 검은 표면 위에 다시 떠오르는 것들 1절. 결과를 알고 나면 표면이 달라진다 2절. 바다와 문서는 다시 다른 의미로 떠오른다 3절. 침묵과 몸은 장면의 중심으로 돌아온다 4절. 작은 이름과 느린 시간이 독자의 자리를 바꾼다 제9장. 포승과 유배 뒤에 남는 흔들림 1절. 흔들림은 나약함이 아니라 작품의 형식이다 2절. 정약전의 관찰과 황사영의 글이 남기는 두 길 3절. 순교와 배교를 하나의 결론으로 닫지 않는다 4절. 말은 높아져도 몸을 대신하지 못한다 에필로그. 건너지 못한 바다에 남은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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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하늘을 향하지만, 형벌은 몸 위에 내려앉는다.
『흑산』이 오래 불편한 까닭은 신념의 순도보다 그 신념이 요구한 고통의 조건을 더 차갑게 보여 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신유박해의 연표를 따라가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문서가 죄목이 되고, 포승이 손목을 묶고, 유배선이 사람을 먼 바다로 밀어내는 구체적 절차를 작품의 중심에 놓는다. 정약전과 황사영은 같은 믿음의 세계에 닿아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밀려난다. 한 사람은 살아남아 섬의 생명을 관찰하고, 다른 한 사람은 글을 통해 멀리 향하다가 죽음으로 끌려간다. 순교와 배교를 너무 빨리 가르는 독서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이 책이 필요하다. 믿음, 생계, 침묵, 유배의 바다를 함께 보면 『흑산』의 검은 표면은 더 깊고 인간적인 질문으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