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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계절 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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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훈
에피케 202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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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추천의 글(김현 시인)
시인의 말

부록
Cut
Cut 1—1
부록
Cut 1—2
Cut 1—3
Cut 1—4
Cut 1—5
Cut 1—6
Cut 1—7
Cut 1—8
Cut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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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t 1—37
Cut 1—38
Cut 1—39
부록
Cut 1—40
Cut 1—41

인터뷰 로케이션49 — 시의 극장에서 만나다

저자 소개 1

199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6년, 10년 넘게 해온 축구를 그만두고 시를 썼다. 그라운드를 뛰던 지난날보다 더 숨 가쁘게 살아내고 있다. 불완전하지만 불안하지는 않은 하루하루를. 끊이지 않는 질문과 사유를 기록하며 내면의 자신과 동행하고 있다. 연남동과 동교동 일대의 다양한 공간에서 글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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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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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70.15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4.7만자, 약 1.5만 단어, A4 약 30쪽 ?
ISBN13
9791199849945

책 속으로

홀로 홀로 홀로. 무대를 부술 것만 같은 독고다이의 하중. 하여 나는 혼자가 되어 너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 「Cut」 중에서

여기가 우리의 로케이션. 흑백의 작은 미술관. 한 칸의 소규모 예술 극장. 얼굴 없는 관객들을 위한 암전의 전시장. 다시금 되새기고 싶을 때 두고두고 볼 수 있도록.
--- 「Cut 1-1」 중에서

별안간 편지 한 장이 머리맡에서 흔들리고 있었어. 광화문 외벽에 우두커니 떨고 있는 민들레 한 송이처럼. 그걸 보곤 소스라치던 너. 예쁜 건 무서워. 한 철이잖니 기약 없잖니 꿈만 같잖니. 모든 꿈은 내 손안에 있다고 너에게 말해줘도 될까.
--- 「Cut 1-6」 중에서

우리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접착의 지점으로 가려 한다. 불순물에 봉착할 때마다 로케이션을 건축했다. 하나씩. 영역 표시는 길바닥에 꽂힌 가시. 재난과 폭설이 눈앞을 가려도 넌 느낄 수 있다. 발바닥에서부터 머리끝까지.
--- 「부록2」 중에서

반대편 귓가에서 서성이다 말해주지 못했다. 햇살에 담긴 너의 아침을 찬란함을.
--- 「Cut 1-12」 중에서

진단서 우측 밑에는 조그마한 문장이 쓰여 있습니다. ‘기록하지 않을 것’, 이 문장이 꼭 당신의 것인 것만 같아 구슬퍼집니다. 흑백의 입김처럼 구슬피 당신에게 닿으려 했지만 구슬피 구슬피 흩어집니다. 날아갑니다. 그것이 어느 날의 온몸으로 몸짓했던 춤인 것만 같습니다.
--- 「부록3」 중에서

꿈을 꾼다. 언젠간 베를린 장벽. 죽어본 자들만이 아는 죽음이라는 냄새. 책상 서랍을 열면 피어나는 냄새. 봄? 봄. 죽음을 목도한 자만이 아는 냄새.
--- 「Cut 1-13」 중에서

상상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하릴없이 상상을 덧칠하는 것인가. 그러나 겨우내 피어난 민들레 한 송이를 보았고, 넌 그걸 보고 있었고 나는 한 시대의 광경을 안경알에 담았지. 분명 현실이었지. 살아내고 버텨내니 우린 로케이션의 한 장면이 되었지.
--- 「Cut 1-20」 중에서

명심해 단 한 번의 퇴장은 금물이야. 다음 사랑에서 만나면 사랑해 본 사람 되어있고. 사랑해서 악수하고 사랑해서 부둥켜안고.
--- 「Cut 1-23」 중에서

몸짓과 잉크를 백지에 묻혀 전송―부재중. 부재하는 너. 그곳에 닿기 위해 보내는 심장 박동. 수직과 곡선과 평행의 무대. 닿을 수 있어. 이거 하나만으로도 살아져. 오류와 범람으로부터 점검하는 삶. 그 별의 안테나를 향해. 삶이 이어진다.
--- 「Cut 1-30」 중에서

거울 속의 겨울과 만나다. 내가 입을 열면 너의 얼어붙은 물은 녹아내린다. 멸망한 도시에서 굳게 닫혀있던 꽃잎은 벌어진다. 애도가 혀를 거두면 너는 씩 미소 짓는다. 로맨틱 코미디 필름 만나다. 너 따라 나 미소 짓는다.
--- 「Cut 1-34」 중에서

널 만나려면 세계를 합쳐야 해. 로케이션은 하나뿐이어야만 해. 종말을 라탄 바구니에 넣어서. 보관하고 재워주고 놀아주면 사랑이 될 것 같아서.
--- 「Cut 1-35」 중에서

사내는 사내를 만진다. 이 감촉 이 향기 이 노스탤지어. 사내는 환희와 슬픔에 가득 차 춤을 추었다. 테크노 테크노 테크노. 종말을 떠올리며. 희망을 떠올리며. 만남을 떠올리며. 너무 낭만적이라는 판단이 서면 춤을 멈췄다. 사내는 나지막이 속삭였다. 나의 고통을 모두 내어드려도 되는 부분입니까……

--- 「Cut 1-39」 중에서

출판사 리뷰

몸 위에 상영되는 단 하나의 계절, 『사계절 시네마』

우리는 서로 닿지 못한 채 각자의 궤도를 떠도는 별들이다.
그래서 어떤 밤에는 온몸으로 춤을 춘다.
언젠가 누군가의 안테나에 닿기를 바라며.

몬테풀치아노의 떫은 향이 첫 키스의 잔향처럼 맴돌고,
귓가를 때리는 테크노 비트가 고독한 흉통을 흔드는 밤.
시인은 기록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파쇄하고,
자신의 몸을 유일한 상영관 삼아 지워지지 않는 잉크를 밀어 넣는다.

정경훈의 시는 영화처럼 시작된다.
한 컷, 한 장면, 한 계절.

사라진 것들, 떠나간 것들, 끝내 닿지 못한 감정들이
몸에 남은 흔적처럼 기록된다.

이 시집에서 세계는 하나의 로케이션이고
시는 그 위에 새겨지는 장면이다.
“기록은 안구에서 흐르는 출혈로부터 시작되지.”
『사계절 시네마』는 몸이라는 로케이션 위에
새겨진 41개의 컷Cut,
사랑과 상실, 고독과 애도를 사계절의 화면으로 상영하는 시집이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지워지지 않는 장면처럼,
이 시집은 오래 당신의 몸에 남는다.

에피케의 시인선 사이시옷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
사이시옷은 두 사물과 두 세계, 두 목소리를 이어 주는
작은 기호이다. 겉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그 작은 소리가
앞과 뒤를 잇고, 멀어지려는 것들의 거리를 다시 좁힌다.
그 사이에서 생기는 숨, 긴장, 여운, 떨림을 우리는 〈사이〉라고 부른다.
이 시리즈는 바로 그 〈사이의 시(詩)〉에서 출발한다.

한 시인이 다음 시인을 부르고,
한 세계가 또 다른 세계를 향해 조금 기울며,
한 사람의 언어가 다른 사람의 언어 속으로 스며드는 릴레이 구조.

그 이어짐의 지점에 아주 작은 ㅅ이 놓인다. 흩어지지 않도록,
그러나 완전히 합쳐지지 않도록. 그저 조용히 사이를 열고, 울리고,
이어 주기 위해. 사이시옷 시리즈는 시인과 시인을 잇는 다리이며,
언어와 언어 사이에 생기는 투명한 떨림을 기록하는 연작이다.

그 사이에서 새로운 시가 태어나고, 또 다른 언어가 건너오며, 다음
목소리가 도착한다.
아주 작은 사이, 그러나 모든 시가 태어나는 자리.
우리는 그 틈을 사이시옷이라 부른다.

사이시옷 1. 『진심의 바깥』, 이제야, 12,000원
사이시옷 2. 『피냐타 깨뜨리기』, 이유운, 12,000원
사이시옷 3. 『사계절 시네마』, 정경훈, 12,000원

추천평

정경훈의 『사계절 시네마』를 읽으며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영화는 레오 카락스의 「퐁네프의 연인들」(1991)이었다. 얼마 전 또 한 번 개봉한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난 뒤 다음과 같은 메모를 남겨뒀다.

〈에너지! 에너지! 에너지!〉

「소년, 소녀를 만나다」, 「나쁜 피」와 함께 감독의 사랑 영화 3부작을 이루는 이 작품에서 배우 드니 라방이 분한 알렉스는 거리의 부랑자이자 불을 뿜는 곡예사로, 불현듯 찾아온 사랑에(미셸) 모든 걸 건다. 그리하여 그는 최후에 가 두 사람의 미래를 위해 발사됐어야 할 숨겨둔 총알로 자기 손가락을 날려 버리기에 이른다. 마시고 뛰고 재주넘고 춤추며 타오르던 그가 불길이 꺼져버린 눈으로 눈 쌓인 퐁네프 다리 위에서 희미하게 짓던 미소가 잊히지 않는다. 영화는 보여주지 않지만, 그 〈알렉스-드니 라방〉은 이제 불을 뿜는 거리의 곡예사가 아니라 아홉 개의 손가락으로 시를 쓰는 〈불구-시인〉으로 거듭났을 것이다(그가 미셜에게만 알려줬던 사랑의 밀어를 보라!).

시와 영화, 시인과 곡예사를 디졸브하며 나는 조심스레 예감했다. 근래 한국 시단에서 희박해진 불순-과잉-낭만의 에너지를 정경훈이, 그의 시편들이 채워줄 것이라는 걸. 그가 〈시단의 드니 라방〉으로 자리매김하여, 시대의 공기(감수성)에 조응하면서도 〈실험적인 컷들〉을 계속해서 보여주기를 바란다. 당신의 로케이션이 나는 여전히 궁금하다. - 김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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