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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나는 백치다 언제나 즐거워 열심히 공부해야지 답을 모두 1번으로 적어 카네이션 절름발이한테 주세요 쓸모없는 종이 수학 보충 학습 불쌍한 아이 오토바이 사고 물 풍선 던지기 영어 학원 내 자리 영웅과 백치 쓸모 있는 것 합창 대회 시력 검사 월말 고사 백치라고 무시하면 안 됩니다 용감해진다는 것 비가 내리던 날 미술 시간 귀한 손님 보약 초콜릿 내 동생 나의 앞날 환자 역할 우리 반이 1등 이해할 수 없는 말 추천하는 글 옮긴이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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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바보들을 대신해서 ‘복수’를 해주려고 이 작품을 썼다!!
아이큐가 70밖에 안 되는 중학교 1학년 소년, 펑티에난. 시장에서 국수 장사를 하는 엄마와 꽤 똑똑하고 예쁘장한 동생이 있다. 초등학교 내리 6년을 특수반에서 수업 받았지만, 중학생이 되어서는 보통 아이들과 똑같은 수업을 받게 되었다. 교과서에서 아는 글자를 찾으면 서너 자밖에 안 되고, 사람들이 좀 어렵게 이야기하면 알아듣지 못할 때가 대부분이지만,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는 게 마냥 즐겁기만 한, 사랑스러운 ‘바보’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처음엔 배꼽 잡고 웃는다, 조금 더 읽으면 찡해진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면 착잡해진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주인공의 천진난만한 행동 때문에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왜냐면 그는 확실히 멍청하니까... 여동생이 길에서 넘어졌는데도 동생이 싫어할까 봐 얼른 다가가지 못한 채 눈치만 보고 있고, 달리기를 못하는 친구 절름발이를 위해 자기가 운동장 한 바퀴를 더 돌고는 “남는 한바퀴를 절름발이에게 주세요!”라고 외치는 주인공의 따뜻하고 소박한 심성이 귀하게 여겨지면서, 지능은 낮지만 순수한 영혼과 열정을 지닌 포레스트 검프를 통해 정상인이라는 사람들의 삶을 반추하게 만들었던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감동이 다시금 떠오른다. 오히려 우리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가장 적을 것 같은 정신지체아들이 지능이 조금 낮다는 이유로 지은 죄도 없으면서 왜 세상 사람들의 멸시와 조롱을 당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작가는 진지하게 던진다. 그래서 다 읽고 나면 마음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주인공을 대하는 책속의 모든 인물들의 마음이 그러하듯, 읽는 이의 마음 또한 무거워진다. 게다가 반장 린자인이 펑티에난을 부러워하며, ‘백치가 오히려 더 행복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할 때, 어찌 깊은 생각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인간의 선한 모습과 악한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빛나는 조연들’ 펑티에난의 어머니는 그런 자식을 낳았다는 것에 부끄러워하며 아들이 식당에 나와 도와주겠다는 것도 마다 한다. 그의 여동생은 아직 어리고 철이 없다 보니 늘 바보 오빠가 있다는 사실에 비참해하며 남들이 알까 봐 전전긍긍한다. 담임인 양선생님도 잘 돌봐주고자 하는 마음은 있지만 반 전체의 성적에 대한 중압감과 과다한 업무 때문에 펑티에난을 부담스러워 한다. 사사건건 무시하고 시비를 거는 악역의 화신인 딩통, 자기 아들을 백치와 한반에서 공부시킬 수 없다며 선생님을 협박하는 딩통의 어머니는 인간의 악한 본성을 어김없이 드러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 앞에서 펑티에난을 보호해 주는 반장도 있고, 진심으로 동정하고 친구가 되어 주는 ‘절름발이’처럼 진정한 용기를 가진 인물들도 나온다. 자신도 신체적 장애를 갖고 있는 절름발이는 펑티에난의 불행을 자신의 것처럼 받아들인다. 또한 냉정한 눈으로 세상을 관찰하면서 가끔 철학자 같은 말을 내뱉곤 한다. 물풍선 던지기 놀이에서 아이들이 던지는 물풍선을 맞아 옷이 흠뻑 젖어 있는 펑티에난에게 “어디 젖는 게 옷뿐이겠냐”는 말도 그렇고, 특수교육을 받아야 할 정신지체아들이 그렇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 “정부가 잘못을 하고 있는 거야. 정부는 너에게 사과를 해야 해!”라는 의미심장한 말들은 비록 펑티에난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지만, 독자들은 이해할 수 있으며, 작가의 속마음을 대신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세상의 바보들을 대신해서 ‘복수’를 해 주려고 이 작품을 썼다는 작가의 말을 떠올려 보면, 분명 절름발이의 대사들은 작가가 세상을 향해 날리는 거침없는 펀치에 다름아니다. ‘용기 있는 사랑’을 가르쳐 주는 참된 교육자, 왕수펀! <나는 백치다>는 30가지의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바보인 주인공이 화자가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감정의 이끌림 없이 담담하게 들려주는 이야기체 덕분에 묘한 씁쓸함과 감동은 깊이를 더한다. 주인공이 포레스트 검프처럼 어느 날 갑자기 영웅이 되어 있거나, 못살게 굴던 주위 사람들이 개과천선해서 주인공을 돌봐주는 행동의 변화를 보이지도 않는다. 대신, 바보 아들을 남들에게 보이기 싫어하면서도 아들이 접어준 종이 카네이션을 몇날 며칠 앞치마 주머니에 넣어 두는 엄마가 있고, 바보와 자기 아들을 같은 반에서 공부시킬 수 없다는 학부모 앞에서는 당당하게 맞서 싸우지만 백치 때문에 반 전체 평균이 낮아질까 봐 시험날에는 학교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선생님도 등장한다. 아이들 앞에서 정정당당하게 백치를 보호해 주지만, 점점 지쳐가면서 한발짝씩 뒤로 물러서는 반장 린자인도 있다. 뭐 이런 동화가 있을까 싶r을 만큼 사실적이다. 그러나 교육자로서 오랫동안 관찰하고 경험한 결과물로서 탄생한 이 작품이 더욱 가치가 있는 까닭은, 참된 교육자의 길을 고민하고 세상을 위해 작은 사랑을 실천하고자 작품 활동을 해 나간다는 작가의 창작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