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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내현】 1. 16세기 유연 사건과 가족 갈등
【김경숙】 2. 규범과 일상 사이에 선 조선 후기 사대부가 여성의 법 활동 【정병욱】 3. 일제강점기 불경不敬 사건과 행위자들 【이유재】 4. 속 빈 아담, 속 찬 이브: 한국 탈/식민지기 가톨릭 여자선교 【소현숙】 5. 1950~60년대 ‘풍기문란’ 단속과 여학생, 일탈과 저항 【안승택】 6. 두 마을 이야기: 1960~70년대 농촌의 일상생활 속 자연적 사회적 사건 【이상록】 7. 정치종교로서의 새마을운동, 신앙고백의 편지쓰기: 1970년대 새마을지도자연수원 수료생 서신을 통해 본 새마을운동의 일상정치 【주윤정】 8. 불운한 아이들: 형제복지원의 부랑아와 고아 【이타가키 류타】 9. 은각사에 그어진 38선: 2차 세계대전 이후 교토의 민족학교와 지역사회 ? 참고문헌 ? 초출 일람 ? 2019~2024년 일상사 워크숍 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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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사’를 포괄 또는 뛰어넘는 방법론
물론 20세기 초반 프랑스와 독일에서 시작된 일상사 연구의 개념이 확립된 것은 아니다. 한국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일치된 의견이 있지는 않다. 그러기에 근대에 의해 파괴되는 일상(르페브르), 자본에 대항하는 일상(하루투니언), 생활세계로서의 일상(하버마스) 등 다양한 연구가 ‘일상사’의 이름으로 이뤄졌고 국내에서도 ‘민중사’, ‘구술사’, ‘생애사’ 등 다양한 명칭과 방법론이 등장했다. 이 책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일상’을 하나의 영역으로 보는 것은 오해라고 주장한다. 그보다는 ‘일상’을 밑으로부터 시각의 하나로 이해하자고 제안한다. 작은 사람들이 아래로부터 ‘자기 삶의 조건에 규정되면서도 그 조건을 전유하는 실천’으로서의 ‘일상’을 강조하는 것이다. 일상 속 사건으로 일상 다시 보기 학문사적 의미를 떠나 책에 실린 글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18세기 영월 신씨가 여성의 청원과 소송을 분석한 김경숙은 남편이 부재한 상황에서 도망 노비 추쇄를 위해 소송은 물론 국왕에게 상언?격쟁도 불사하는 적극적 법 활동을 보여준다.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이 삶은 한 방편으로 이뤄진 불온인물에 대한 투서라는 ‘동조’(정병욱), 1950~60년대 ‘풍기문란’의 내용과 이에 대한 여학생들의 저항(소현숙), 1970년대 전북 임실의 한 마을에 만연했던 폭력의 실태(안승택) 등 ‘역사책’에서는 만날 수 없는 흥미로운 ‘역사’를 마주할 수 있다. 이 밖에 정치종교로서의 새마을 운동(이상록), 부산 형제복지원의 불운한 아이들(주윤정), 교토 민족학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타가키 류타) 등도 놓치기 아까운 글들이다. 일상사 연구자들의 성과를 한자리에 이 책에 실린 9편의 글은 2019년 9월부터 2024년 7월까지 고려대와 독일 튀빙겐대학교, 영국의 에딘버러대학교에서 열렸던 다섯 차례의 일상사 워크숍에서 발표된 논문을 골라 엮은 것이다. 이보다 앞서 일상사 연구의 개척자인 독일 알프 뤼트케 교수의 《일상사란 무엇인가》(2002)가 번역, 출간되었고, 젊은 국내 학자들이 중심이 된 《일상사로 보는 한국 근현대사》(2006)가 출간되어 한국에서의 일상사 연구를 위한 물꼬를 튼 바 있다. 이 책은 그간의 연구 공백을 메우며 현재 국내 일상사 연구의 성과를 부분적으로나마 한자리에서 엿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귀한 의미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