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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메로스 새로 읽는 법
2. 소크라테스, 역사에서 신화로 3. 알렉산드로스가 이룩한 두 세계 4. 노예 상인 티모테오스의 생애 5. 위대한 신앙 해석자 바울의 명예회복 6. 야만족, 중세를 열다 7. 불멸의 전설, 샤를마뉴 8. 비쟌티움:세계의 또다른 절반 9. 정복왕 윌리엄의 1066년 10. ‘세계의 경이’프리드리히 2세 11. 승리의 도시 베네치아의 세계 12. 근대를 연 항해왕자, 엔리케 13. 이단의 네 얼굴 14. 에라스무스, 시대를 초월한 지식인 15. 그리스도교 문명의 승리, 레판토 해전 16. 대립과 극단의 시대, 바로크 17. 돈 키호테의 두 에스파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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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서평 위원 표정훈
중고등학교 시절의 국사 또는 세계사 교과서를 끝으로 역사와 작별을 고한다면, 그것처럼 불행한 일도 드물다. 여기서 말하는 불행이란,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보다 폭넓고 풍부하게 가꿀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을 뜻한다. 특히 세계사 교과서는 방대한 역사 지식을 극히 제한된 분량으로 압축, 단순화시켜 놓은 것이다. 수많은 인물, 사건, 지명들을 시대 순으로 나열한 무미건조한 노트에 불과한 셈이다.
앞서 말한 '불행 끝, 세계사 읽기의 행복 시작'을 알리는 책이 있다. 바로 최근 출간된 『호메로스에서 돈키호테까지』인데, 제목만 보고 이 책을 '알기 쉬운~~'류의 책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모지즈 핀리, 브로노프스키, 브루스 매즐리슈 등 이 책의 필자들은 서양사학계에서는 당대 정상급의 역사학자들로 평가받는다. 그렇다면 정상급의 역사학자들이 집필했기에 교과서보다도 더 무미건조하지는 않을까? 그렇지 않다. 예컨대 우리는 고대 사회에 노예제가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교과서를 통해 알고 있다. 사실 노예제가 아니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위대하다고 평가하는 그리스, 로마 문명의 문화적 업적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고대 노예제의 구체적인 모습은 교과서나 일반적인 서양사 개론서에는 나와 있지 않다. 이 책에서 모지스 핀리가 집필한 '노예 상인 티모테오스'을 통해 우리는 그 모습과 만날 수 있다. 해방 노예 출신으로서 노예 상인이 된 티모테오스라는 한 개인의 생애에 초점을 맞추어, 노예가 획득되는 과정, 노예 시장에서의 거래 관행, 주인과 노예의 복잡다단한 인간 관계, 검투사를 비롯한 전문 기능 노예가 등장하는 과정, 고대 노예제가 차지하는 문명사적 의의와 그 쇠퇴의 과정, 고대 노예제와 미국 노예제의 차이점 등을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 하나. 고대 아테네인들은 기원전 477년 무렵에 300명의 스키타이 노예들로 구성된 경찰대를 설립했다. 이후 100년 동안 유지되었는데, 그 숫자가 1,000명으로까지 늘어났고, 아크로폴리스에 주둔하기까지 했다. 노예로 구성된 경찰대라니. 당시 스키타이인들은 활을 잘 쏘기로 유명했고, 이에 비해서 그리스인들은 거의 활쏘기를 할 줄 몰랐다고 한다. 스키타이인들의 뛰어난 활쏘기 실력을 활용할 목적으로 급기야 노예 경찰대가 등장하게 되었던 것이다. 카를 프리드리히가 집필한 '대립과 극단의 시대, 바로크' 부분도 특기할 만 하다. 바로크 정신이 다양한 예술 장르를 통해 어떻게 표출되었는지, 그 대표적 예술가들이 예술사에 얼마나 크게 기여했는지, 바로크 예술의 발전이 그 시대 정치사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바로크 양식이 중세 제도의 쇠퇴 및 근대 국가의 등장과 어떤 관련성을 지니는지, 이런 중요하고 흥미로운 문제를 다루고 있다. 바로크 회화가 인간을 시간적 배경 속에서 바라보았다는 점을 서술하는 부분. '서구 세계에서 초상화는 수백 년 동안 각별한 관심사가 되어왔다. 그러나 기존의 초상화에 그려진 얼굴은 시간을 초월하여, 영원한 젊음이나 영원한 장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크 예술은 노인과 젊은이의 초상화를 통해 최대의 걸작을 산출했다. 인간을 시간적 배경 속에서 바라보는 이러한 새로운 방식은 벨라스케스가 그린 어린이들, 그리고 렘브란트가 그린 노인들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책은, 교양으로서의 역사와 전문적인 학술 연구 분야로서의 역사 사이의 간격을 성공적으로 메워주고 있다. 요컨대 전문적인 역사학 연구 성과와 그것을 평이하게 풀어서 전달하는 글쓰기가 성공적으로 만나고 있다. 번역자의 성실함도 그러한 성공에 한몫 단단히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한국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시도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보게 된다. 한편 이 책과 비슷한 미덕을 지닌 책으로, 최근 풍부한 사진 자료를 수록하여 새롭게 출간된 『반 룬의 예술사 이야기』(들녘), 『서양미술사(예경)』로 널리 알려져 있는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곰브리치 세계사(자작나무)』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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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타프크를 직접 인용하면 이러하다. 알렉산드로스가 '그럼, 우리 다리우스의 목욕탕에 들어가 피로를 씻어볼까?' 하자, 옆에 있던 수행원이 이렇게 말했다. '아닙니다. 그것은 알렉산드로스의 목욕탕입니다. 왜냐하면 패자의 물건은 승자의 것이므로 승자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당연합니다.'
<알렉산드로스가 이룩한 두 세계>의 주 9)에서.. --- p.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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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마뉴는 문자뿐만 아니라 예술과 건축 면에서도 로마 제국의 형식과 전통을 따름으로써 북유럽 세계를 풍요롭고 생동감 있게 만들고자 했다. 그리하여 라벤나의 산 비탈레 교회를 본떠 아헨의 궁정 교회를 디자인했는데, 이 궁정 교회의 디자인은 수많은 다른 카롤링거 교회들의 모델이 되었다. 이 건물을 완성하기 위해 샤를마뉴는 이탈리아로부터 고전 건축 기둥, 청동 창살을 비롯한 고대의 유물들을 훔쳐왔다. 아인하르트가 '건축술의 기적'이라고 표현한 이 건축물은 제국 수도의 최고 예술작품이었다.
궁극적으로 그것은 과거의 다른 건축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라, 이를 활력 넘치는 북방식 문화로 재해석함으로써 새로운 건축 앙식 및 건축 개념의 발달을 자극했다. 그리고 창조적 융합이란 점에서 그것은 카롤링거 예술의 전형을 이룬다.그와 같은 카롤링거 건축물들을 장식했던 벽화 모자이크·부조 등은 건물 자체와 더불어 지금은 대부분 소실되었다. 오늘날 우리에게 그 시대의 정신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예술 작품은 이른바 소품들-상아 조각, 금속공예품, 그리고 특히 화려한 채색 사본들-이다. --- p.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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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로부터 직접 계승받은 이 강력하고 노련한 관료제도는 비잔티움 국가의 중추를 이루었다. 유스티니아누스 시대까지 라틴어가 공용어로 사용되었고, 상급 관료들의 라틴어 호칭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그러나 7세기부터 공직은 점차 새로운 형태를 취하기 시작했다. 그리스어가 공용어로 사용되었다. 장관 및 고위 관료들의 라틴어 호칭은 그리스어 호칭으로 바뀌었다. 이들 가운데에는 내무, 외무, 세무, 국유지, 그리고 군자금을 맡은 관료들의 수가 가장 많았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대체로 이들 고위 관료들은 공직 복무 전통을 지닌 유서 깊은 가문 출신자들 가운데에서 어려운 시험을 거쳐 선발되었다.
그들은 황제에 의해 임명되고 승진되고 해고되었다. 황제가 그들에게 직무 기장을 하사했을 만큼, 실질적인 권력은 황제로부터 나왔다. 의회도 원로원도, 황제의 관료 인사권을 방해할 수 없었고, 국가기구의 일상적인 운영을 저지할 수 없었다. ---p. 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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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의 서양사 입문서
『호메로스에서 돈키호테까지』는 윌리엄 L. 랭어가 편집한 『Perspective in Western Civiliazation』(전2권)의 제1권을 완역한 것이다. 이 책에 수록된 17개의 역사에세이들은 핀리, 비숍, 크레버-로퍼, 브로노프스키, 매쥴리슈 등 해당 분야 최고 수준의 해박한 역사가들이 서양사의 큰 흐름을 대중적 필치로 다채롭게 집필한 것이다. 저자들은 과거인의 눈과 정신으로 과거를 말하는 독특한 이야기 전개방식을 동원해 과거의 중요한 역사적 국면들을 명쾌히 설명하고 통념적으로 알고 있는 역사적 지식의 허점을 일목요연하게 짚어준다.
이 책의 열일곱 가지 그들은 과거 사건들 가운데 중요한 것들을 표본 추출한 것으로, 엄선되 주제들에 관한 세부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해당 주제들에 대한 최신 동향을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이는 해당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개설서에서 생략되기 일쑤인 역사적인 여러 문제와 설명들에 풍만한 살을 덧입혀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한 편 한 편 읽어나갈 때마다 해당 주제에 대한 의문은 일거에 돌파되며, 그 주변의 폭넓은 시대 상황에 대한 역사적 안목이 활짝 열리는 통쾌한 경험을 독자에게 안겨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