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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목차 본문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7.3 만자 (종이책 기준 약 124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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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옳은가, 관념론자인가 아니면 유물론자인가? 질문이 이렇게 제기된 이상 망설임은 불가능해진다. 의심의 여지 없이 관념론자는 틀렸고 유물론자가 옳다. 그렇다, 사실은 관념에 앞선다. 프루동(Proudhon)이 말했듯, 관념(ideal)이란 그 뿌리를 존재의 물질적 조건에 두고 있는 하나의 꽃에 불과하다. 그렇다, 지적, 도덕적, 정치적, 사회적 측면을 망라한 인류의 전 역사는 그 경제적 역사의 반영일 뿐이다. 진정하고 사심 없는 현대 과학의 모든 분과는 이 중대하고 결정적인 근본 진리를 선포하는 데 동의한다. 엄밀히 말해 사회적 세계, 즉 인간 세계?요컨대 인류?는 적어도 우리가 아는 한 이 지구상에서 동물성이 도달한 마지막이자 최상의 발달 단계이며, 그 가장 고귀한 현현이다. 그러나 모든 발달은 필연적으로 그 토대나 출발점에 대한 부정을 수반하기에, 인간성은 동시에 그리고 본질적으로 인간 내부의 동물적 요소에 대한 의도적이고 점진적인 부정이다. 이 부정은 자연적인 만큼이나 합리적이며, 오직 자연적이기에 합리적이다. 또한 역사적인 동시에 논리적이며, 세상 모든 자연 법칙의 전개와 실현만큼이나 불가피하다. 바로 이 부정이 관념, 즉 지적, 도덕적 확신과 사상의 세계를 구성하고 창조하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의 첫 조상인 아담과 하와는 고릴라가 아니었을지언정 고릴라의 매우 가까운 친척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잡식성이고 영리하며 잔인한 짐승이었으나, 다른 어떤 종의 동물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부여받은 두 가지 소중한 능력, 즉 '생각하는 힘'과 '반항하려는 욕구'를 지니고 있었다. 역사 속에서 점진적으로 작용하며 결합한 이 능력들은 인간이라는 동물성이 긍정적으로 발달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요소이자 부정적인 힘을 대변하며, 결과적으로 인간 안의 인간성을 구성하는 모든 것을 창조해 낸다. 성서는 인간의 지혜와 공상이 남긴 가장 오래된 기록 중 하나로서 매우 흥미롭고 곳곳에 깊은 통찰이 담긴 책인데, 원죄의 신화를 통해 이 진리를 매우 천진하게 표현하고 있다. 인간이 숭배해 온 온갖 선한 신들 중에서도 여호와는 단연코 가장 시기심 많고, 허영심 강하며, 잔인하고, 불의하며, 피에 굶주리고, 전제적이며, 인간의 존엄과 자유에 가장 적대적인 신이었다. 여호와는 알 수 없는 변덕을 채우기 위해 아담과 하와를 막 창조했다. 아마도 영원하고 이기적인 고독 속에서 주체할 수 없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였거나, 아니면 새로운 노예를 거느리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그는 자비롭게도 온 지구와 그 안의 과실, 짐승들을 그들의 처분에 맡겼으나, 이 완전한 향유에 단 하나의 제한을 두었다. 그는 지혜의 나무의 열매를 만지지 말라고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즉, 그는 인간이 자기 자신에 대한 그 어떤 이해도 갖지 못한 채, 영원한 신이자 창조주이며 주인인 자기 앞에 영원히 네 발로 기어 다니는 짐승으로 남기를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때 영원한 반항아이자 최초의 자유사상가이며 세계의 해방자인 사탄이 개입한다. 그는 인간이 짐승 같은 무지와 복종 속에 있음을 부끄럽게 여기도록 만들었다. 그는 인간에게 반항하여 지혜의 열매를 먹으라고 촉구함으로써 인간을 해방했고, 그 이마에 자유와 인간성의 인장을 새겨 넣었다. 그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신의 능력 중 하나인 예지력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알았어야 할 이 선한 신은 끔찍하고도 가소로운 분노에 휩싸였다. 그는 사탄과 인간, 그리고 자신이 직접 창조한 세계를 저주했다. 이는 마치 어린아이들이 화가 났을 때 그러하듯, 말하자면 자기 자신의 창조물을 스스로 타격한 꼴이다. 게다가 우리 조상들을 징벌하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조상의 죄와는 아무 상관 없는 미래의 모든 세대까지 저주했다. 가톨릭과 개신교의 신학자들은 이것이 지극히 부당하고 불합리하기 때문에 오히려 매우 심오하고 정당하다고 간주한다. 그 후, 자신이 복수와 진노의 신일 뿐만 아니라 사랑의 신임을 기억해 낸 그는, 수십억 명의 가련한 인간들을 고문하고 영원한 지옥에 처넣은 뒤 남은 이들을 가엾게 여겼다. 그리하여 그들을 구원하고, 언제나 희생물과 피에 굶주린 자신의 영원하고 신성한 진노를 역시 영원하고 신성한 사랑과 화해시키기 위해, 속죄의 제물로서 외아들을 세상에 보내 인간의 손에 죽게 했다. 이것이 바로 모든 기독교의 기초인 '구원의 신비'라 불리는 것이다. 만약 신성한 구원자가 인간 세상을 정말 구원했다면 모르겠다! 그러나 그리스도가 약속한 천국에서 선택받은 자의 수는 극히 적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예고된 바 있다. 나머진, 즉 현재와 미래 세대의 압도적 다수는 지옥에서 영원히 불탈 것이다. 그동안 언제나 정의롭고 선한 신은 우리를 위로한답시고 이 세상을 나폴레옹 3세, 빌헬름 1세, 오스트리아의 페르디난트, 그리고 모든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같은 자들의 통치에 맡겨 버렸다. 이것이 바로 19세기의 대낮에 유럽의 모든 공립학교에서 정부의 명시적인 지시에 따라 가르쳐지는 황당무계한 이야기와 잔악한 교리들이다. 그들은 이것을 민중의 문명화라고 부른다! 이 모든 정부가 체계적인 독살자이자, 대중을 우민화하는 데 이해관계가 걸린 집단임이 분명하지 않은가? <추천평> "아나키즘 철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이보다 명쾌하고 힘 있는 책은 없다. 바쿠닌은 신(종교)과 국가라는 두 가지 거대한 권위가 어떻게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동맹을 맺었는지 아주 논리적이고도 격정적인 문체로 풀어낸다. 책이 두껍지 않아 단숨에 읽히지만, 그 안에 담긴 통찰은 현대 사회의 지배 구조를 바라보는 눈을 완전히 바꿔준다. 권위에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삶에 의문을 제기하고, 진정한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철학적 경종이다." - radbkcoy, Goodreads 독자 "19세기에 쓰인 글이지만 21세기인 지금 읽어도 소름 돋을 만큼 현재 진행형인 이야기다. 바쿠닌은 단순히 종교적 미신만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학자나 전문가 집단이 통치하는 국가(테크노크라시)’ 역시 또 다른 형태의 독재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전문 지식을 가진 엘리트들이 대중을 통제하려는 현대 사회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 자유를 사랑하고 비판적 사고를 유지하고 싶은 지식인이라면 시대를 초월해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이다." -leebetairal, Goodreads 독자 "바쿠닌의 문장은 날카롭고 역동적이어서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볼테르의 격언을 뒤집어, '만약 신이 진짜로 존재한다면, 인간의 자유를 위해 그를 폐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대목에서는 소름이 돋았다. 종교가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스스로를 노예로 만들게 부추긴다는 그의 비판은 매우 설득력 있다. 아나키즘이라는 사상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존엄성과 이성을 회복하자는 그의 뜨거운 외침은 독자에게 깊은 영감과 지적 자극을 선사한다." - sophaim, Goodreads 독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