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들어가며_
늘 보고 듣고 묻던 수행자 산문시_ 보다 궁금한 것은 제일 나중에 / 그런 돈 안 벌어요 / 그런 지명이 차마 잊힐리야 / 금메달의 집 / 나는 매일 진다 / 나무 도둑 / 난 이가야 / 남자 그거 / 당신을 만난 건축 복입니다 / 당신이 부처다 / 돋을새김한 문장을 보며 / 되는 놈 이야기 / 마음에 없는 글자 / 말끝마다 들으라 외치던 여자-어떤 술집에서 문득 / 몇 평에 살아? / 모임의 말로 / 미련-잃어버린 것의 가벼움 / 바다 없는 횟집 / 보고 싶은 청문회 풍경 / 불 쬐고 가세요 / 설법-달리는 법당 / 안 좋은 생각 / 알라딘과 예스24 / 어느 성당 종탑시계가 늘 열두 시인 이유 / 욕먹고 돈 버는 직업 / 처녀목욕탕 / 치킨집에서 안경을… / 통일을 기다리는 어떤 이유 / 한 마리 만 원 두 마리 이만 원 듣다 가장 긴 시간을 품은 낱말 / 같이 살아야 건축이지 / 건축이 아냐 / 결국은…! / 그럼, 왜 이 형 밑에 있겠어 / 기억 안 나는 기억 / 나이 들수록 슬퍼지는 이야기 / 두 여자의 대화 / 막아야 합니다 / 멈출 수 없는 욕 / “보통 일이 아니에요”는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 세트잖아요 / 수도원 수제비 비법 /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자겠어요 / 전략의 절약 아니면 절약의 전략 / 찰떡 개떡 / 평생 못 꺼내는 구슬 / 폐업 연유 묻다 겸손의 복도 / 계약서의 본심 / 내 노년의 영원하지 않은 / 노선버스의 꿈 / 도형의 감정 / 돈 없으면 취직해야지 / 동물들의 집 짓기에서 제일 중요한 교훈 / 뜻이 있는 곳에 없는 것 / 로또 그리고 신춘문예 / 반대말에 반대한다 / 부고를 받을 때마다 / 불편 노트-디자인 비급 / 비누에 대한 미안함 / 속 모르는 위로는 피로다 / 속죄박물관 / 수화기+송화기=전화기 / 순서 바뀐 게 맞나 / 시장에서 줍는 보물 / 신춘문예 그리고 로또 / 싸우면서 배우는 철학 / 아! 집에 아무도 없다 / 아픈 친구 / 알 수 없는 충성! / 어느 날 재미 / 어느 조각가의 건축 / 어디서나 누구라도 이길 수 있는 말 / 어떤 노력 / 어떤 놈이 그랬을까-어느 식당에서 / 여행 같이 못 할 사람 / 열린 지옥, 잠긴 천국! / 온전한 대접 또는 접대 / 외유성 연수에 대해 드는 의문 / 욕망의 삼박자 / 우리는 모두 / 유체이탈증후군-나는 내가 아니다 / 이런 고백 / 가끔 이렇게 읽는 김수영의 시 / 이상한 산수-하나 오백 원 두 개 공짜 / 인생의 모토 / 일 퍼센트 안에 다 있다 / 임산부 배려석 / 자네 생각이 아름다운가? / 저도 책을 좋아해요 / 저주하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 제가 제대로 잘 하겠습니다 / 좋은 아이디어는 다음에 써야지! / 주지스님 받지스님 / 쪽팔리는 세계화 / 책을 읽지 않아도 오갈 수 있는 도서관 / 책의 무게 / 초상집 청첩장 / 최고의 발명술(법) / 카스처럼 / 콩나물찜의 자존심 / 통하면 웃음, 안 통하면 발목지뢰 / 튕겨 나간 영혼 / 트럼프보다 외삼촌 / 학교라고 하기엔 쑥스럽지만…, 민박학교 / 학교라고 하기엔 쑥스럽지만…, 폐교학교 / 형 얘긴 뭘 해도 건축이야 / 화장실을 현관 옆에 놓은 이유 / 흡연천국의 희생자 코비드문학_ 건축비평 1 / 건축비평 2 / 건축비평 3 / 고생하는 귀 / 끔찍한 말 / 나는 필요한 사람인가 / 나만 모르는 증상 / 닮기와 옮기 또는 옮기와 닮기 / 독립군 행진의 시작 / 마음보다 얼굴 / 모란시장 / 반갑지 않은 원년 / 반갑지 않은 통일 / 방호복과 투명가방끈 / 본능일까 학습일까 / 부르기 싫은 이름 / 살려주세요 / 역병은 새 말을 만드니… / 자본주의 유전자 / 잠시 잠깐 / 재난 알림 문자를 받으며 / 절정이라니 뭔 절정 / 코로나 때문인가 상관없는 일인가 /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기를… / 평등시대의 불평등 / 평소는 안녕 / 풍요와 빈곤, 꿈과 현실 누가 언니인가 / 할 일 없어 하는 셈 / 해시계의 약점 병상일기_ 절반은 쓰고 반의반은 지우고-지우는 것이 쓰는 것 / 자동혈압측정기에 바라는 것 / 모란과 동백은 둘 다 붉어라 / 2021년 4월 24일~25일 / 2021년 4월 28일 / 개략기槪略記 / 2021년 4월 29일 / 삶은 먼지처럼 / 그 병원에 그 밥 / 아픈 에피소드 I / 아픈 에피소드 II / 발견의 무서움 / ‘주름’에 대해서 / 반창고絆滄膏 / 특이한 입원환자의 경험-냉장고 문이 잘 안 열릴 때 / 이동식 폴대-링겔대, 수액걸이, 병원 폴대 /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 / 실비 보험 가입 여부? / 꽃기린 / 나는 암환자가 되었지만… / 수간호사 말대로 되지 않는 가구 교체 1 / 어수선한 병동의 하루 2 / 복도의 말들 / 안과 협진 / 돌아가신 할머니를 떠올리다 / 병동의 방 이름 / 퇴원하는 날 아침 시_ 독립선언(서) / 사라진 하늘 / 성과 속 / 열리는 몸 / 속풀이 / 數石 / 힘센 나무 / 저울과 거울 / 기능 / 교훈 / 그… / 문제는 바람이다 / 같은 이름으로 살다 / 속세 풍경 / 물집 / 사상누각의 신화-받침 없는 시 / 사상누각의 신화-받침 있는 시 / 깨고 싶은 꿈 / 詩 / 外道 / 오늘이 가장 오래 산다 / 숲을 보다 / 향수 같은 거름 / 일광욕―뼈를 태우다 / 작가의 꿈-일생을 그리다 / 面壁參禪 / 나무 / 낙엽의 부활 / 자작나무의 겨우살이 / 가슴이 터지는 까닭-사랑은 낯선 것이 마음속에 자리 잡는 것 / 깨달음 / 굽의 꿈 / 散調 / 사랑의 존재 방식 / 부끄러운 분수 / 알 수 없는 종 / 行禪 / 갈대를 꺾으며 / 윷놀이 / 고인돌 더하는 이야기_ 답을 주는 건축가 이일훈 약력 |
이일훈의 다른 상품
|
으스대고 난체하는 생각엔 겨루고 다투고 싶지만 일상의 필요를 말없이 해결한 궁리에는 한없이 진다. 날마다 질 때마다 거리의 풍정에 일상의 치열함에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사는지. 거리는 학교, 돈도 안내고 배우며 빚진다. 암도 지우지 않은 짐과 내 손으로 얹은 짐을 지고 걷는 하루하루가 질 때 나도 같이 진다.
나는 매일 진다. ---p.27 환경보호운동·빈민구호·평화운동·정의실천 등을 통해 이웃과 함께하려는 개인의 진실한 희망, 종교적 신념에 따른 투신, 가난한 사회(공동체)를 위한 희생, 사회적 약자를 위한 헌신적 노력이 아직 살아 있는 세월이다. 그에 필요한 건축(물)을 지으려 하는 이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깨친다. 뜻이 있는 곳에 돈이 없다. ---p.88 건축(디자인)은 ‘사유의 한 형식’을 공간과 형태로 전(변)환시키고, ‘일반적인 지식이나 관념’을 특수(별)하게 해석하는 작업이다. ‘본질적인 것만을 추출해 내는’ 일과 ‘사물의 현상’에서 건축(디자인)의 단서를 포착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고 참 지난한 일이다. 그 어려움 속에서 학생-기성 건축가(디자이너)-들은 버벅대고 헤매다 헛소리를 뱉는다. 그럴 때 나는 아주 쉽게 묻는다. “자네 생각이 아름다운가?” 가끔 깨치는 학생이 있다. 반갑다. ---p.130 읽지도 쓰지도 베끼지도 않으면 편안한 입원이 될 듯하였으나, 읽고 싶어도 읽지 못하고, 쓰고 싶어도 쓸 수 없고, 베낄 것은 아예 찾을 수 없던 중, 입원실을 관리하는 간호사가 의약품 수레를 밀고 가는데 그 위에 ‘munhwa CAMPUS 101 0.7’ 볼펜 네 자루가 방긋 웃고 있는 것이었다. 환자별 차트와 증상을 기록하자니 볼펜이 필요하긴 할 텐데 네 자루는 좀 많아 보였다. 실은 내가 좋아하는 볼펜 모양도 아니었다. 그냥 볼펜 한 자루 쓰면 안 될까요. 아 쓰세요. 그래서 뜻하지 않게 볼펜을 한 자루 얻었다. 그 김에 토요일과 일요일 사이가 적히게 되었다. ---p.196 세상을 보느라고 바쁜 탓에 놓치지만 우리 모두가, 인생이 일회용인 것을 알지 못한다. 그래 산다는 것이 모두가 일회용이다. 꺼지면 시들한 불꽃 같은. ---p.249 무장을 벗기 위해 칼을 챙기는 역설의 공간으로 가자 유혹이라면 기를 쓰고 되돌아 가자 반성이라면 천천히 해찰하면서 이동하면서 번식할 수 없는 뿌리의 운명으로 짐승의 구멍이나 식물의 잎을 통해 불리우는 노래 ---p.260 |
|
‘채나눔’의 건축가 이일훈의
건축 너머 이야기 불편함을 받아들이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며 이웃과 삶을 나누던 ‘채나눔’의 건축가 이일훈의 유고집이 발간되었다. 그가 우리 건축에 남긴 커다란 발자취만큼이나, 평생 정갈하게 벼려 온 그의 글 또한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의 5주기에 맞춰 유족과 동지들의 뜻을 모아 빚어낸 《보다듣다묻다》이다. 《보다듣다묻다》는 고인을 향한 단순한 감상적 추모를 넘어, 그동안 ‘건축가 이일훈’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문장가 이일훈’의 인문학적 깊이와 사유의 궤적을 조명하는 유고집이다. 생전 발표되지 못하고 잠들어 있던 고인의 단상과 시, 일기 등을 모아 선생의 정신적 유산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나는 건축 아닌 얘기하(듣)고 싶은데 ‘다 건축’이라니. 건축 아닌 이야기 언제 한번 해(들어) 보나.” 그가 남긴 이 다정한 푸념은 역설적으로 그의 삶이 건축과 얼마나 단단히 밀착되어 있었는지를 보여 준다. 그에게 건축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자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마찬가지로, 그의 문장들 역시 또 하나의 건축이었다. 그는 다진 땅 위에 벽돌을 쌓듯 노트와 메모지 위에 문장을 쌓아 올렸다. 그렇기에 그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건축 아닌 이야기’가 아니라, 건축에 발을 딛고 서서, 건축의 시선으로 바라본 ‘건축 너머 이야기’였을 것이다. 이 ‘건축 너머’에서 마주하는 이야기들은 “글맛과 입담 좋기로 유명하여 건축계 안팎에서 자주 강연자로 초대되었던” 문장가 이일훈의 진면목을 보여 준다. 건축에 자신이 바라는 삶을 담아낸 것처럼, 자신이 바라는 세상, 자신이 원하는 자신을 그렸던 평소의 기분과 생각, 질문이 가감 없이 유쾌하게, 때로는 먹먹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글쓰기란 “저는 선생님을 수행자로 보는 측면이 있습니다.”라는 오랜 벗의 말처럼 세상을 향한 정직한 고백이자, 자신을 투명하게 정돈하는 일종의 수행(修行)이었을지도 모른다. 말과 삶, 글과 건축이 다만 어긋나지 않기를 바랐던 바로 그 가다듬음이 《보다듣다묻다》에 오롯이 숨 쉬고 있다. 늘 보고, 듣고, 묻던 사람 건축을 대할 때만큼 글쓰기에도 지극한 애정을 품었던 까닭일까. 그는 자신의 글들을 차분히 그리고 정갈하게 정리해 두었다. 그중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보다’, ‘듣다’, ‘묻다’라는 이름으로 남겨진 글들이다. “평소에 자신의 짧은 글들을 ‘산문시’라 부르며, 시로 글 짓는 의미와 재미를 말했”다던 이 글들에는 그가 오래도록 추구했던 세상을 인식하고 타인을 대하는 성찰의 태도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눈앞의 현상과 소외된 이들을 편견 없이 ‘보고’, 그 이면의 맥락과 타인의 역사를 깊이 ‘듣고’, 그것들을 온전히 이해하고 삶과 사회를 향해 ‘묻는’ 행위. 그에게 이 세 가지 행위는 단순한 개별의 육체 활동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세상을 대하는 일련의 과정이자 마땅한 예의였다. “선생님은 법적, 계약의 유무를 넘어선 어떤 세상을 그리고 있었을까요? 건축설계 분야의 거래 관행이 기질적으로 맞지 않았을까요? 선생님께서 꿈꾸는 건축설계 분야의 상도의는 어떤 형태일까요?” _〈늘 보고 듣고 묻던 수행자〉 중에서, 양운기 수사 “한동안 이 땅에서 건축가 이일훈과 같은 동류, 동급의 인물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하지 말자. 그만큼 공치(이일훈) 형은 특별한 존재였다. 그래서 나는 형이 입을 통해, 글을 통해, 그림을 통해, 사진을 통해, 건축을 통해, 던졌던 수많은 해제와 해법들을 더는 듣고 보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나 아쉽고, 안타깝다.” _〈답을 주는 건축가〉 중에서, 전진삼 격월간 〈와이드AR〉 발행인 이처럼 그가 떠난 뒤에도 사람들에게 깊이 각인되어 있는 ‘봄’, ‘들음’, ‘물음’은 끊임없이 자신을 연마했던 그의 일생을 보여 주는 가장 투명한 궤적이다. 이일훈은 자신이 지은 건축물처럼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아 낸 사람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 역시 화려한 꾸밈 대신, 자신의 삶을 담백하게 눌러 담은 문장들로 가득하다. 이처럼 마지막까지 단정했던 그의 뒷모습을 닮은 《보다듣다묻다》는 고인을 추억하는 모든 이에게 가장 ‘이일훈다운’ 인사를 건넨다. 떠난 이의 흔적을 묶은 유고집을 들여다보는 일은, 정리가 아닌 치열한 질문의 과정이다. ‘더는 그에게 새로운 가르침을 얻을 수 없다’는 막막한 슬픔을 마주하는 순간, 역설적으로 고인이 남긴 문장들이 또 다른 배움의 길을 열어 주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러하다. 남겨진 문장들 사이를 거닐며, 그가 평생 지켜 온 삶의 태도를 보고, 듣고, 묻는 여정으로 나아가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