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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래된 수집물
2. 나는 거북복, 난 흰물떼새 3. 밤의 도로 4. 무해한 목소리 5. 아홉 달의 외출 6. 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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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알고 지냈던 한 여자가 나와 S의 숲속 집에 방문해, 자신은 뼈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잠시 후 그녀는 나와 S가 바닷가에서 주워 온 거북복과 물떼새 머리뼈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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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은 승민과 선경, 두 작가로 이루어진 아티스트 듀오로 도자기 공예, 회화, 음악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아름답고 개성 있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클래식한 감성과 그로테스크한 표현력으로, 시대와 유행에 기대지 않는 독자적인 형상을 꾸준히 빚어낸다. 승민이 글을 쓰고 선경이 그림을 그린 그림책 『거북복과 물떼새 머리뼈의 대화』는 그간 ‘모습’이 보여 온 신비롭고 몽환적인 작품 세계와 궤를 같이한다. 여기에 실재와 상상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승민의 이야기에, 제주의 선과 색을 담아낸 선경의 수채화가 더해지며 ‘모습’의 세계를 더욱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구현해 냈다.
“모른다는 것에 이렇게 안도하기는 처음이다. 조금 알수록 모르는 것이 많아지는 이 세계가 처음으로 마음에 들었다.” 『거북복과 물떼새 머리뼈의 대화』는 산 자의 입을 빌려 죽은 존재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하지만 삶의 소중함을 강조하거나 죽음 앞에 초연함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저 삶과 죽음이 단절된 것이 아닌 이어져 있음을 고요히 말하고 있다. 결국 이 그림책은 소중했던 존재들이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알지 못할 저 너머의 세계를 유추하며, 이별의 두려움과 슬픔을 희석시키고자 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작가후기 승민 그녀는 작고 조용하지만 우리와 달리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 수 있는 사람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건 꽤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나는 어떤 이에게 호감을 느껴도 한 발짝도 먼저 다가가지 못한다. 삶을 건조하게 하고 언젠가 스스로를 무척 외롭게 만들 성정이란 걸 알지만 타고난 거라며 체념해 버렸다. 그런 우리를 일부러 찾아와 준 그녀가 고마웠다. 스쳐 가는 길이라 그저 스쳐 가 버렸다면 이 이야기도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먼저 말을 건넨 건 그녀지만 어느 순간 깨닫고 보니 우리는 술에 취하듯 재잘거리고 있었다. 숨기고 싶던 일을 고백하고, 바보 같은 자랑까지 늘어놓아 버려서 부끄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그 방면의 도사였던 것이다. 작은 뼈들에게도 수다를 떨게 만드는. 선경 글이 현실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바라보려 했듯이, 그림은 글 안에서 표현되지 않은 것들을 상상하고 드러내려 했습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세계가 반씩 섞여 만들어진 것이 ‘모습’이고, 그게 조금 더 재미있으니까요. 거북복과 물떼새 머리뼈의 대화 속에서 등장했던 ‘이상한 아이들’은 그녀가 떠난 뒤 우리들의 공간 이곳저곳에서도 나타납니다. 그리면서 즐거웠던 그 아이들을 그림 한구석에서 발견해 주신다면, 책을 다 본 후 늘 보던 풍경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고, 저 어슴푸레함 속에 뭔가 있는 것 같은데… 하는 기분이 드신다면 반갑고 기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