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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못 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13
1장. 아직 - 바다와 삶 앞에서 서툰 사람 시린 꽃동산의 추억: 섬유세닐말미잘 22 은비가 내리는 바다: 멸치 떼 30 거리두기의 달인: 가든일 38 일상 수행자: 멍게 45 개복치를 기다리는 마음: 개복치 51 기역자로 헤엄치는 바다코뿔소: 갑오징어 58 2장. 상어에게 - 가까이 다가가며 알게 된 것들 아는 물고기: 레드투스트리거피시 66 다정한 관찰자: 청줄청소놀래기 74 이름 부르는 이 누구인가: 붉은동갈새우붙이망둑 80 야금야금 삼킨 삶의 조각: 갯민숭달팽이 87 마법 양탄자와 투 머치 토커: 만타가오리 93 평생 버디와 유영하기: 파이어다트피시 101 체중과 비례하는 부성애: 줄도화돔 108 3장. 물린 적은 - 두려움을 마주하는 법 나의 문어 선배님: 문어 116 한낮에 상어와 나란히 눕기: 상어 121 가장 약한 것을 지키는 이빨: 타이탄트리거피시 130 인류에게 하강하는 거대한 괴물: 노무라입깃해파리 136 서로 다른 숨의 방식: 바다거북 142 아이러니한 삶의 무게: 소라 149 잃어버린 존엄을 찾아서: 클라운피시 154 4장. 없는데요, - 돌고 돌아 다시 바다 경이로운 생의 무리: 범프헤드패럿피시 160 그 계절의 숲: 모자반 167 적막 속에서 길 찾기: 산호 175 나만의 최애 물고기: 띠볼락 183 우리에게도 측선이 있다면: 전갱이 떼 191 노란 물음표의 로그북: 트럼펫피시 198 참고한 책과 자료 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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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다이빙을 할 땐 섬유세닐말미잘이 피었나 안 피었나로 추위를 가늠한다. 말미잘이
안 피었다고 하면 안도하며 아쉬워하고, 피었다고 하면 두려워하며 기대한다. 변태와 성격이상자 사이가 이쯤 되겠다. ---p.27 「시린 꽃동산의 추억: 섬유세닐말미잘」 중에서 점멸하는 작은 빛이 차르르 움직이자 어디선가 풍경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차르르 차르르. 별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환영처럼 스쳐 지나갔다. 작은 빛무리가 파도처럼 일렁였다. 수천 개의 깜빡거림이 일제히 같은 방향으로 갔다가 다시 방향을 틀자, 빛 물살이 느껴지는 듯했다. 나의 감각은 온통 군무를 추는 멸치 떼에 사로잡혔다. 추위도 찝찝함도 짜증도 모두 지워졌다. 물속에는 나와, 일렁이는 반짝임으로 메워진 찬란한 은빛 별만 있었다. ---p.33 「은비가 내리는 바다: 멸치 떼」 중에서 며칠 후 한국에 돌아오니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전 세계에 전염병이 창궐했고 이제 모두가 거리를 두고 생활해야 한다고 했다. 집 밖으로 나오지도 말고 사람들과 어울리지도 말라니. 타인이 위협이 되고 만남이 곧 위험이 되는 세상. 살기 위해 모두가 겁을 집어먹고 각자의 굴속으로 숨어버린 모습은 스산했던 가든일의 정원을 보는 듯했다. 마지막으로 본 물고기가 가든일인 건 우연인가 필연인가? ---p.43 「거리두기의 달인: 가든일」 중에서 모랫바닥 구석에서 엄지손가락만 한 아기 갑오징어를 만났다. 녀석은 마치 크리스마스 전구가 꺼졌다 켜졌다 하는 것처럼 몸을 ‘깜빡깜빡’거리고 있었다. 변신 연습을 하는 거였다. 파르르 헤엄치다 몸을 통통 튀기며 이리저리 색을 바꾸는데, 아기의 걸음마 연습을 보는 것 같았다. 아기는 뒤뚱뒤뚱, 아기 갑오징어는 깜빡깜빡. ‘처음’의 그 모습이 어설퍼서 더 눈길이 갔다. 처음은 다 그렇게 서툴고 웃긴 것 아닌가. ---p.63 「기역자로 헤엄치는 바다코뿔소: 갑오징어」 중에서 불판을 준비하는 사람들 뒤로 조용히 빠져나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바다를 바라봤다. 저 친구들을 먹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 갈치, 고등어는 잘도 먹어놓고 레드투스트리거피시는 뭐가 다르다고. 위선적이고 일관되지 않은 나의 사고가 이해되지 않았다. 다른 건 하나밖에 없었다. 내가 파란 친구들을 좀 ‘알게’ 되었다는 거였다. ---p.72 「아는 물고기: 레드투스트리거피시」 중에서 너스샤크 뒤에 서서히 가라앉았다. 기분이 이상하고 간질간질했다. 모랫바닥에서 상어와 나란히 한낮의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들은 나에게 더 이상 흉포함의 대명사가 아니었다. 그저 모랫바닥에서 잠시 쉬어 가는 온순하고 평화로운 존재들이었다. ---p.126 「한낮에 상어와 나란히 눕기: 상어」 중에서 해파리는 한 해 정도 살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해수가 차가워지면 자연스럽게 활동을 줄이고 사라졌다가 계절이 바뀌면 다시 나타나는 게 순리다. 하지만 높아지는 수온 탓에 해파리는 사라져야 할 때에도 바다 곳곳을 둥둥 떠다닌다. 이건 우리 바다뿐만 아니라 모든 바다의 일이다. 해파리가 진짜 크라겐이 돼 버리는 걸까. 우리가 뜨겁게 달군 바다 위로 떠오른 수천 마리의 크라겐이 인류를 향해 서서히 하강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p.141 「인류에게 하강하는 거대한 괴물: 노무라입깃해파리」 중에서 바다는 고요했다. 육지의 시끄러운 소리는 음소거되고 물소리만 내내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부력만 잘 맞추면 나는 무중력 상태가 되었다. 가라앉지도 떠오르지도 않은 채 어디로든 향할 수 있는 몸은 자유를 느꼈다. 호흡기를 물고 있으면 진짜 숨을 쉬는 것 같았다. 바다에 들어가 육지에서 다 뱉어내지 못한 숨을 비로소 뱉어냈다. ---p.148 「서로 다른 숨의 방식: 바다거북」 중에서 “물결이 일렁이네, 추억이 일렁이네…… 나는 바다다. 나는 엄마다. 나는 소녀다. 나는 해녀이다.” 어린 소녀였던 그녀들이 바다에 들어가 추위를 견디고, 해녀가 되고, 엄마가 되고, 거센 바람과 파도를 견딘 할머니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일렁였다. 소라는 연해서 껍데기를 만들었고 해녀는 살아야 해서 단단해졌다. 단단함은 타고난 성질이 아니라 오래 견딘 삶의 흔적이자 훈장이었다. ---p.153 「아이러니한 삶의 무게: 소라」 중에서 범프헤드패럿피시가 산호를 부숴 먹고 소화한 뒤에 나온 똥은, 한 마리가 매년 수백 킬로그램씩 쏟아내는 이 하얀 가루는 쌓이고 쌓여 산호섬 모래사장의 재료가 된다. 그들의 하얀 똥은 생명의 쉼터이자 생이 다시 길러지는 곳으로 펼쳐진다. 건강한 똥은 건강한 삶을 만들어 나간다. 생의 경이로움이 여기에 있었다. 순환하는 삶. 건강하게 먹고 건강하게 소화하고 건강하게 배출하는 삶. 그게 살아가는 거구나. ---p.166 「경이로운 생의 무리: 범프헤드패럿피시」 중에서 저인망 어선이 바닥을 긁으며 지나가면 해저에 있는 산호와 지형이 통째로 갈아엎어지고, 그물에 닿는 온갖 종류의 물고기가 한꺼번에 끌려 올라온다. 도망칠 수 없는 물고기와 제자리에 붙어 사는 산호는 꼼짝없이 휩쓸려 나간다. 수백 년 전 육지에서 벌어진 학살과 너무나도 닮았다. 평화롭게 살던 원주민들이 침략자들의 신식 무기에 무너지던 모습 말이다. 사람이 바다 생물로, 육지가 바다로 바뀌었을 뿐 똑같은 폭력이 반복되고 있다. ---p.194 「우리에게도 측선이 있다면: 전갱이 떼」 중에서 우리나라의 한 수중 촬영 감독은 현존하는 최고 해상도의 카메라로 바다를 담는다. 그는 지금의 화면이 그가 찍은 영상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해도 가장 좋은 성능의 카메라로 촬영할 거라고 했다. 그러면 다음 세대가 좋은 화질로 지금의 바다를 볼 수 있고 제대로 알게 되기 때문이라고. 그 역시 최선을 다해 그가 만난 신비의 바다를, 의문의 바다를 선명하게 기록하여 다음 세대를 위해 남겨둔다. ---p.204 「노란 물음표의 로그북: 트럼펫피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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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선명한 해상도로 바닷속 생명을 담은 에세이
『아직 상어에게 물린 적은 없는데요,』는 시리도록 푸른 동해부터 황금빛 몰디브 바다까지, 스쿠버다이버인 저자가 바닷속 생명들과 눈을 맞추며 건져 올린 26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각 생물의 생물학적 특성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과 절묘하게 엮어낸다. 덕분에 독자는 어디 가서 바다 생물 좀 안다고 얘기할 수 있는 입담이 생길뿐더러, 여태 가본 적 없는 먼바다에 다정한 친구가 생긴 듯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섬유세닐말미잘부터 트럼펫피시까지 26가지 바다 생물에게 배우는 '삶'의 태도 "가만히 들여다보니 개개의 생명이 저마다의 모습으로 제 몫의 삶을 살아내고 있었다. 그들의 삶에서 내 생을 들여다보게 됐다."라는 저자의 고백처럼, 바다를 알아가는 과정은 결국 삶을 알아가는 여정과 연결되어 있다. 모두가 움츠러드는 추위 속에서 화려한 꽃을 피워내는 섬유세닐말미잘, 불필요한 고뇌를 덜어내고 "오직 할 뿐"이라는 태도로 묵묵히 살아가는 바다의 수행자 멍게, 야금야금 가리지 않고 먹은 것들로 나만의 고유성을 만들어가는 갯민숭달팽이, 강렬한 생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범프헤드페럿피시, 영리하고 위트있게 핸디캡을 극복하는 트럼펫피시까지. 저자의 섬세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미처 몰랐던 바다 친구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들의 삶에서 깊은 영감을 받게 된다. 서툰 다이버의 좌충우돌 성장과 무르익는 사유 이 책에는 흥미로운 생태 지식만 담긴 것이 아니다. 눈썰미 없는 서툰 다이버가 바닷속 생물들을 관찰하며 겪는 좌충우돌 성장 과정과, 한 인간으로서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무르익어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낯설게 느꼈던 바다 생물들의 삶이 우리네 삶과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독자는 바다라는 거대한 학교 앞에서 삶에 대한 보편적 성찰과 깊은 위로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개인의 삶을 넘어 해양 문제, 연대로 이어지는 예리한 시선 저자의 사유는 개인의 성찰을 넘어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사회와 지구 공동체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여성이자 엄마로서 결혼과 출산을 둘러싼 사회 시선을 돌아보는 한편, 사라져 가는 모자반, 산호의 백화 현상, 해파리 출몰 등 기후 변화의 최전선이 된 바다를 예리한 눈으로 바라본다. 이는 해양 문제에 대한 경각심과 생태 감수성을 자연스럽게 일깨운다. 저자는 '무언가를 안다는 것'이 곧 '삶의 해상도를 높이는 일'이라 믿는다. 책의 마지막에서 물음표 가득한 로그북을 채워가는 저자의 모습은, 우리가 세상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찾는 것을 멈추지 않는 한 나와 세계는 더욱더 선명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바다는 저자에게 거대한 학교였다. 그 장엄한 인생 학교에서 얻은 기록은, 저마다의 바다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숨 쉬며 유영하는 독자들에게 웃음과 위로, 공존의 감각을 선물할 것이다. 우리는 매일 인간의 일에 몰두하며 살아간다. 눈을 조금만 돌려 바다를 바라보면, 삶의 현장이 한층 더 넓어지는 특별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지금 당장 바다에 달려갈 수 없다면, 책 속 바다에 뛰어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 당신의 세계도 한층 더 선명한 해상도로 바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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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바다를 함께 살아가는 세계로 바라본다. 멸치 떼가 만들어내는 은빛 물결, 서로를 돌보며 살아가는 작은 물고기들 그리고 개복치를 기다리는 마음까지도. 책 속에는 단순한 생태 지식을 넘어, 바다를 오래 바라본 사람만이 품을 수 있는 애정과 기다림이 담겨 있다. - 김동식 (자연다큐멘터리 수중촬영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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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사는 일이 즐거운데요, 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이 책의 제목이. 그리고 이건 자랑이 아니라 삶과 세상의 비밀스러운 즐거움과 반짝임에 대한 소개와 초대에 가깝다. - 이서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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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울의 공기도 없는 곳에서 숨이 트인 사람. 무한의 아름다움을 보고만 사람. 이름을 부르는 생명들에 영원한 고백. 파도가 높게 치는 어느 날, 다시 들여다보게 될 글로 쓴 버블. - 고명효 (3대 제주 해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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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리뷰를 요약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