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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유성상
1장 도산 안창호: 민족운동과 공화주의 민족교육사상/ 이윤갑 2장 차미리사: 남녀평등 이념과 민족 교육 운동/ 한상권 3장 리만규: 『조선교육사』와 진보적 민족주의 교육/ 이길상 4장 소파 방정환: 아동 중심 교육철학과 그 의의/ 김용휘 5장 함석헌: 씨사상과 인간중심교육/ 김상봉 6장 오천석: 해방 후 민주주의와 민주교육론/ 오성철 7장 이오덕: 생명을 해방하는 참교육, 삶을 가꾸는 교육/ 이부영 8장 성내운: 민주교육과 참교육운동/ 이주영 9장 이규환: 비판적 교육사회학과 앙가주망/ 강순원 10장 김정환: 삶과 전인적·비판적 교육사상/ 심성보 11장 한국교육사상, 무엇을,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유성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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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공리공담을 배격하면서 민족교육에서 지행합일, “무실역행”에 진력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조선의 국가 지도층들이 권력 독점을 위해 당쟁을 벌이느라 공리공담에 매몰된 탓에 결국 주권을 강탈당하는 망국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안창호는 현실의 모순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참되고 내실 있는 실천과 직결되지 않는 논의는 결국 망국에 이르는 거짓된 공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고, 자주독립의 주체가 될 민족을 형성하는 국민 교육에서는 애초 이를 철저히 배격하고 대신 “무실역행”, 곧 참된 합리를 궁구하여 실천궁행하는 실천적 교육문화가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생각했다.
--- p.59 이와 달리 교육의 참 의의가 “인격 함양과 개성의 발휘”에 있다고 생각한 차미리사는 학생들을 개성에 눈뜨는 여성이 되도록 가르쳤다. 근화여학교 학생들은 얌전하다는 평보다는 활발하다는 평을 받았다. 근화여학교의 별명은 ‘수선장이’ 학교였다. 스스로의 힘으로 학교 운영경비를 마련하느라 연극회나 음악회 등을 열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며 수선을 떨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수선장이는 근화여학교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앞날을 개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별명이다. --- p.103-104 리만규가 큰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던 조선어 표준화 작업 등 일제의 방해를 받으면 추진이 어려웠던 일들을 성취하기 위한 기획적 타협 혹은 의도적 타협으로 볼 수도 있다. 이런 타협적 태도조차 쉽게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킨 것이 조선어학회사건이다. 이 사건 이후 한동안 리만규는 총독부 정책에 대한 순응적 태도를 숨긴 채 『조선교육사』 집필에 몰두한다. 교육자로서 자신의 모습을 반추하는 고뇌의 시간이었다. --- p.131 함석헌의 교육사상은 너무도 반시대적이어서 우리에게 낯설게 다가오지만, 그 낯설음이란 그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책임이다. 그 낯설음의 거리는 우리가 교육의 본질에서 얼마나 멀어져 있는가를 보여주는 척도와 같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교육의 토대를 파괴해 놓고, 교육의 위기와 학교의 붕괴를 자기가 아니라 남이 초래한 일인 듯이 놀라워한다. 그러나 진정 교육의 위기를 염려하는 사람이라면, 이제는 원래 교육이 무언인지를 생각할 때다. 함석헌의 교육사상은 그렇게 근원을 생각하는 사람을 위한 이정표다. --- p.202 결과적으로 오천석의 민주교육론은 … ‘지식 중심 교육’, ‘교과서 중심 교육’ 등을 부정하고 방법론적 대안을 모색하는 일종의 ‘교수법적 담론’으로 국부화·왜소화되고, 탈정치화될 여지마저 있었다. 무엇보다도 민주교육의 이념은 학교교육을 지배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을 지니는 국가권력과의 긴장·대결 관계에서 현실화하는 것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이상에서 언급한 오천석의 민주교육론의 탈정치적 성격이 내재적 한계로 작동했을 수 있다. --- p.224 이오덕은 아이들을 자꾸 가르치려 하지 말고, 가르칠 것과 가르치는 방법을 밖에서 찾지 말고, 아이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아이들에게 배우라고 한다. 이오덕이 이루어낸 일은 모두 국내외 유명한 학자들의 책이나 논문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학급에서 만난 아이들을 보고 아이들에게 배운 것이다. 아이들을 보고 배운 것을 다시 연구하면서 실천한 것을 글로 써서 정리해 놓고, 쓴 글을 다른 사람과 나누어서 배운 것이다. --- p.276 그러나 담임교사는 작은 물꼬를 터준 것일 뿐, 그 물길을 스스로 찾아서 더 참되고 크게 개척한 것은 성내운 자신이고, 성내운 안에 그런 씨앗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담임교사는 성내운 내면에 싹트고 있던 그 씨앗, 또는 그 새싹을 보았기에 자기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은밀하게 불러서 가르쳐 준 것이다. 네가 품고 있는 씨앗을 너답게 싹틔워서 살아가는 게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이라고. --- p.322 인간성 회복이 되지 않고서 민족이 바로 설 수 없고, 민주주의가 잘 될 수 없다. 인간성이 완성되지 않으면 제도가 타락할 가능성을 낳아 반동화의 위험이 있으며, 시민사회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낼 것이며, 경직된 국가주의를 낳게 될 것이다. 환경의 혁명적 변화가 사회혁명이라면, 인간 활동의 혁명적 변화는 인간혁명이기에 양자의 일치만이 온전한 혁명적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혁명과 사회혁명은 분리되지 않고 함께 이루어져야 하기에 ‘전인교육’을 더욱 필요로 한다. 이것이 페스탈로치 교육사상을 계승한 김정환의 관점이다. --- p.420 안타깝고 유감스럽게도 많은 교육연구자들이 연구에서 괴리되어 있다는 두 개념, 곧 ‘이론’과 ‘실천’에 대해 별다른 분석적 접근을 하지 않는다. 너무도 상식적인 차원에서 ‘이론’과 ‘실천’을 이해하고 인식하고 수용한다. 교육학이 학문의 장이라 할 때, 교육 연구 공동체는 이것이 공유하는 문제의식이 있는가? 다시 말해, ‘교육이 무엇인지, 어떻게 교육을 좋게 만들 것인지, (흔한 이야기로) 교육의 본질을 회복한다는 것이 뭘 의미하고,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과연 이에 관심은 있는지’에 대해 공유할 만한 토대가 있는가? --- p.4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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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바꾸는 힘, 앞으로 만들어 갈 교육의 미래를
함께 생각하게 하는 귀중한 기록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교육사상을 추상적인 이론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각 인물이 시대의 어려움 속에서 어떤 고민을 했으며, 그 고민을 어떻게 교육으로 풀어냈는지를 삶의 이야기와 함께 보여준다. 한 사람 한 시림의 생애를 따라가며 우리는 그의 교육철학이 형성된 과정을 이해하고, 교육이 현실과 분리될 수 없음을 깨닫는다. 또한 각 장 마지막에서는 오늘날 한국 교육에 주는 시사점을 통해 과거의 사상이 현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교육의 역사를 과거의 기록으로만 보지 않는다. 책임편집자 유성상(서울대 교수)은 서문에서 “교육사상가들의 삶을 살펴보는 이유는 과거의 답을 그대로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의 교육을 새롭게 성찰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한다. 교육은 제도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과 실천 속에서 완성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교육사상가들의 삶이 우리에게 여전히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다양한 교육 문제를 안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 책은 교육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시대는 달라졌지만 사람을 존중하고 공동체를 위해 함께 성장하는 교육의 가치만큼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이 책에 담긴 교육사상가들의 삶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며, 미래 교육을 위한 나침반이라고 할 수 있다. ※ 이 책은 2021년부터 계속된 ‘교육사상학교’의 성과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사)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와 한국교육개혁전략포럼, (사)마을교육공동체포럼이 함께 추진한 교육사상학교는 서양 교육사상가를 다룬 두 차례의 강좌에 이어 한국 교육사상가들을 집중 조명하며 우리 교육의 토착적 사상과 실천을 재발견하는 작업을 해 왔다. 이 책은 그 연구와 강연의 성과를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정리한 첫 번째 한국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