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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 Au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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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1775∼1817)의 《오만과 편견》(1813)이 봄날의 싱그러움을 담고 있다면, 《설득》(1818)은 가을의 애상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여기에는 맑은 가을 햇살이 비치는 켈린치 장원을 회한에 잠겨 쓸쓸히 산책하는 앤 엘리엇이 있고, 11월의 가을비에 젖어 우중충한 어퍼크로스 마을을 떠나면서 아쉬움과 체념을 달래는 앤 엘리엇이 있다.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 베넷이 쉽게 단정하고 거침없이 비판하는 젊음의 생기발랄함을 보여준다면, 앤 엘리엇은 젊음의 좌절을 경험하고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이처럼 자기 성찰적인 인물이다.이런 분위기의 변화는 작가의 경험에 따른 시각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스물한 살의 나이에 《첫 인상》이라는 제목으로 집필하기 시작한 《오만과 편견》이나 스무 살에 《엘리너와 마리앤》이라는 제목으로 저술한 《분별력과 감수성》(1811)과 달리, 《설득》은 오스틴이 죽음을 맞기 2년 전인 마흔 살 나이에 쓰기 시작했고 사후에 출간된 작품이다. 오스틴의 초기 작품들이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경쾌하지만 비교적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면, 후기 작품들인 《맨스필드 파크》(1814), 《에마》(1815), 특히 마지막 작품인 《설득》에서는 보다 원숙한 시각으로 삶과 화해하면서 그 의미와 가치를 조용히 찾아가려는 작가의 태도가 엿보인다.인물을 제시하는 서술 기법에서도 《설득》은 이전 작품들과 상당히 다른 접근을 보인다. 초기 작품들에서 오스틴이 여주인공들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들의 결점이나 과오를 가차 없이 드러내고 유쾌하게 조롱했다면, 이 작품에서 작가는 앤의 마음에 더욱 공감적으로 접근하고 그녀의 의식을 자유로이 넘나들면서 ‘내면으로의 항해’를 그려낸다. 그러므로 이전 작품들에서 반짝이던 풍자와 아이러니, 극적(劇的)인 묘사가 물러나는 대신, 자기반성적인 내면 의식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런 점에서 이 소설은 인물들의 행동이나 사건을 외적으로 묘사하면서 조롱과 풍자를 일삼던 18세기의 영국 소설에서 개인의 내면세계를 탐구한 19세기 소설로의 전환점을 기록하면서, 이후의 영국 소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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