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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포와 배아
2. 형태형성 3. 패턴형성 4. 손가락과 발가락 5. DNA 총칙 6. 세포 다양성과 세포 분화 7. 유전자와 파리 8. 회로망인 뇌 9. 성(SEX) 10. 성장 11. 세포 증식과 암 12. 노화 13. 재생 14. 진화 15. 발생 프로그램 |
Lewis Wolp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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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 생의 중요한 사건은 출생도 아니고, 결혼도 아니고 사망도 아닌 낭배 형성 시기라고 말하고 싶다. 다소 지나친 감이 없지 않지만 초기 발생연구의 중요성을 확신시키려는 의도에서이다.
--- p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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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적으로 유전자 활성을 조절하는 데 있어서 세포질 인자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는, 성숙한 근육세포와 전혀 다른 종류의 세포를 융합시키는 것이다. 성숙한 횡문근 근육세포는 근육 특이 단백질을 만드는데, 이런 세포를 간세포나 연골세포 같이 아주 다른 종류의 세포들과 융합시킨다. 그러면 이 세포에서도 근육특이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근육 특이 단백질을 합성하게 된다. 그 결과 사람의 세포와 생쥐의 근육세포를 융합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근육 단백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의 근육 단백질은 쥐가 만든 근육 단백질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위의 실험들에서 유전자 활성을 조절하는 데 있어서 세포질 내 인자들이 중요하다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면 어떻게 일어날까? 진짜로 핵의 DNA가 어떤 세포질이 정확한 음악을 고르는 쥬크 박스처럼 행동하며 수동적인 것일까? 세포질이 전적으로 유전자 활성을 조절할 수 있을까? 바로 핵을 난자 내로 이식하는 유명한 실험이 그 대답과 그 이상을 준다. ---p. 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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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는 하나의 세포가 어떻게 생각하고 노래하고 춤추는 인간으로 변하는가. 자신의 존재의 기원에 대해 고민해본 사람은 한번쯤 이러한 질문을 해보았을 것이다. 배아의 발생과정은 현대생물학에서 가장 흥미롭고 신비스러운 주제 중의 하나로서, 이는 뇌 과학과 더불어 우리 시대의 생명과학이 탐구해야 할 큰 과제이기도 하다.
발생이란 어떻게 하나의 단세포인 수정란이 하나의 개체로 되는가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곧 생명 그 자체에 관한 것이다. 발생학은 생물학 중에서도 가장 신비롭고 오묘한 영역이어서 이 과제를 연구하는 사람들조차도 그 놀라운 과정에 대해서는 경이로움을 금치 못할 정도이다. 이 책은 영국의 저명한 발생학자인 루이스 월퍼트가 일반을 대상으로 했던 강연을 책으로 묶은 것으로, 발생에 관한 최신 동향과 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 분야는 급속히 발전하고 있고, 또 복잡하고 정교한 논리가 요구되어서 일반인들의 궁금증을 쉽게 풀어줄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에 부응하듯 쉽고짧은 문장과 풍부한 도표, 그림을 동원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냥 범상히 보는 대로 본다면 생명들은 태평하게 그냥그냥 씨를 퍼뜨리면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자연은 이미 발생과정에서부터 균형을 잡아가는 노력을 한다. 어떻게 한 세포에서 코, 눈, 다리들이 형성되는지, 무엇이 세포 개개의 행동을 조절하여 종합적인 패턴으로 되는지, 또 왜 어떤 이는 일찍 노화되고 또 어떤 이는 장수하게 되는지, 이 책은 발생의 수수께끼를 하나하나 설명한다. 또 하나 이 책에서 흥미 있는 부분은 인간과 같이 고등한 생물이나 초파리 같은 하등한 생물의 발생 메커니즘이 거의 같다는 사실이다. 이는 최근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되면서 인간의 염색체수가 10만이 넘을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여타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3만 개에 불과하다는 사실과 어쩌면 맥락을 같이 한다. 즉 진화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인간도 진화가 일어나기 훨씬 이전에는 동물의 수준이었다는 점을 암시해주는 것이다. 앞서 말한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완성과 더불어 인간복제 문제도 이젠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복제 문제는 윤리적·법적·과학적·사회적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는 인간복제문제는 그 방향이 어디로 튈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형국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간복제를 신청한 사람이 아홉 명이나 된다는 뉴스는 많은 이들에게 인간의 정체성에 관한 의문을 떠올리게 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생명 복제에 포함된 숨겨진 원리는 큰 사시점을 던져줄 것이다. 때문에 우리 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는 과연 언제일까라고 질문하면서, 그것은 아마도 출생도, 결혼이나 사망도 아닌 낭배형성 시기일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하는 저자의 심정에 더욱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