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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에서 세상의 구석으로
1부 미란다 덕후, 1인 출판사를 세우다 드라마 폐인, 미란다 덕후가 되다 변두리 편집자의 실없는 상상 어차피 안 팔리니까 만들고 싶은 책을 만들자 난생처음 번역 판권 계약 번역 프로젝트: 미란다에 빙의하라 마음을 다해 대충 만든 책 편집자는 책과 함께 굴러간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마련하다 독립일꾼에서 자유일꾼으로 2부 내 방식대로 만들어 팔기 책 한 권 만들어 파는 데 필요한 돈 진짜 책이 만들어지는 것은 지금부터 책도 집이 필요하다, 물류창고 유통, 책은 어떻게 독자를 찾아갈까? 갑갑해도 갑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책 한 권 낸 출판인의 하루 책 못 파는 출판인의 생존 전략 Such Fun한 책 팔기 그러니까 중쇄를 찍자 3부 내가 연결하는 책세계 독자와의 새로운 연결고리를 찾아서 작은 책방과의 접속 동네책방에 가는 이유 포항은 책방이다, 달팽이책방 속초의 평범하고 특별한 서점, 동아서점 이웃사촌이 된 책방, 번역가의 서재 읽기로 세상을 바꾸는 독서 공동체, 땡땡책협동조합 4부 지도는 없지만 발걸음을 옮기자 다음 책은 언제 나와요? 웃기는 여자들이 세상을 뒤집는다, 코믹 릴리프 시리즈 세상 어딘가 존재하는 너드걸에게 닿기를 책덕의 산물과 부산물 5년마다 생사의 기로에 서는 번역서의 운명 장애인 코미디언의 책을 만들다 ‘책+일’은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까? 책덕 다용도실 13년 동안 책을 만들며 내가 얻은 것 이것도 출판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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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번역하려면 방법은 딱 한 가지뿐이었다. 바로 직접 출판을 하는 것.
--- p.33 역시 어디를 봐도 흔쾌히 출판을 하라는 말은 없었다. ‘책이 안 팔린다’는 말은 너무 당연해서 새삼스럽게 입 밖에 내기도 민망했다. 그런데 이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묘한 감정이 저 밑에서 올라왔다. ‘그래? 그럼 뭘 만들어도 안 팔릴 테니 내가 만들고 싶은 책을 내 마음대로 한번 만들어 보지, 뭐’라는 반발심이 생기는 것이었다. 하지 말아야 할 조건처럼 보이던 것이 뒤집으면 못 할 것도 없는 조건이 되는 아이러니. --- p.40 나의 첫 프로젝트는 아슬아슬하게 100%를 넘어 109%를 달성했다. 차곡차곡 쌓인 후원자들의 이름을 책 뒤에 실었다. 모두 84명. 처음으로 내가 만든 책의 존재를 알고 후원해 준 사람들의 숫자다. --- p.78 하지만 모두가 일을 하는 최고의 목표로 돈을 추구할 때야말로 자유일꾼은 그보다 우선되는 가치를 좇는 사람이어야 했다. 그 가치를 버리고 돈을 따라가는 순간 자유일꾼의 여정은 끝날 테니까. 이 여정을 이어가려면 혼자서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24년에는 나 혼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공감하고 탐색해 나갈 수 있는 자유일꾼의 공간을 만들어 보려고 책덕 다용도실이라는 공간을 열고 자유일꾼클럽을 만들었다. 과연 세상에 더 많은 자유일꾼을 퍼뜨린다는 이 계획은 어디까지 실현할 수 있을까? --- p.85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책을 만들어 갈까, 생각해 보니 미란다처럼 ‘웃기는 여자들의 책’을 시리즈로 내면 좋겠다 싶었다. 코믹 릴리프는 미란다가 참여하고 있는 영국의 유명한 자선 단체의 이름이라 알게 되었는데, 원래는 연극 용어로 ‘비극이나 진실한 테마를 가진 희곡에 삽입하여 관객의 긴장을 일시적으로 풀기 위한 희극적 장면 또는 사건’을 뜻한다. 당시에 즐겨 보던 시트콤들이 여성 제작자와 배우가 참여한 작품이 많았는데, 그때 여성 코미디언들에게서 심각한 갈등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돌파하는 힘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고 더 나아가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해 주는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생의 심각한 순간에도 유머가 필요하다.’ 그런 메시지를 담은 시리즈를 만들고 싶었다. --- p.119 내가 파는 것의 가치를 알아보고 기꺼이 돈을 지불할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마을시장에서 책을 팔고 보니 남들이 원래 팔던 방식, 원래 하던 영업 말고 다른 길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다른 방식, 다른 방법으로, 나니까 할 수 있는 것들. 책 한 권 팔려고 별짓을 다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별짓 하려고 시작한 거니까, 뭐. --- p.147 나는 정말 웃기는 여자들이 세상을 뒤집고 있다고 믿는다. 나와 코믹 릴리프 시리즈의 존재가 그 증거다. --- p.217 세상에 존재하는 너드걸의 숫자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사람들의 책이 저마다의 색깔로 빛났으면 좋겠다. 바로 지금 자신만의 이상하고 놀라운 무언가를 찾고 있을 너드걸을 위하여. --- p.223 이 책에는 스물일곱 살에 시작한 일을 마흔 살까지 끌고오기까지의 과정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 어떤 시절은 줌을 당긴 것처럼 세밀하게 담았고, 어떤 시절은 건너뛰기를 한 것처럼 생략되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하며 겪은 나의 진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보니, 사실 부끄러워서 지워버리고 싶은 부분도 많다. 특히 초창기에 확신이 부족해 변명을 늘어놓으며 찌질하게 굴던 내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좀 당당해져라!’하고 소리를 치고 싶을 정도다. 그럼에도 이 기록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세상에 내놓는 이유가 있다. 날 때부터 자신감 넘치는 사람도 있겠지만, 자기 선택을 쌓아가며 비로소 그렇게 되어가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 p.245 어쩌면 책덕의 출판 과정은 내 인생 전반부에 받았던 작용에 대한 반작용 같다. 살면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그건 싫어. 나라면 이렇게 할 거야’라고 생각만 했던 것을 직접 시도해 본 것이다.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말에 대한 반작용, 재미없는 일에 대한 반작용, 노동 착취에 대한 반작용, 겉포장에만 신경 쓴 책에 대한 반작용, 과도한 광고비로 독자의 선택권을 앗아가는 홍보에 대한 반작용, 그리고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나 자신에 대한 반작용. --- p.250 나에게 이상한 눈빛을 보내는 사람의 머릿속에는 아마 이런 말이 떠다니지 않을까. ‘이것도 출판이라고 하나?’ 누군가의 머릿속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내 머릿속에도 항상 이런 식으로 나 자신에게 딴지를 거는 말들이 계속 떠다닌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항상 올바르고 성공적일 순 없더라도 최대한 나의 신념과 마음을 존중하며 일을 하고 있다고 나 자신을 설득한다. 무슨 일이 닥치더라도 내가 기댈 수 있는 것은 오직 그것뿐이니까. 그래서 오늘은 입 밖에 내어 대답해 본다. “이것도 출판이라고.” --- p.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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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번역하려면 방법은 딱 한 가지뿐이었다.
바로 직접 출판을 하는 것.” 600만 원 가지고 시작한 출판 프로젝트 그 생생한 도전기 IT 전문서 편집자 3년 차,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저자는 영국 시트콤 〈미란다〉를 만나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사회가 요구하는 어른다움을 유쾌하게 비트는 미란다에 공감한 저자는 우연히 미란다의 에세이 원서를 발견한다. “이 책을 직접 번역해 보면 어떨까?”라는 ‘덕후’의 상상은 곧 결심으로 이어졌고, 저자는 직접 영국 출판사에 메일을 보낸다. 그렇게 번역부터 제작, 인쇄, 유통, 정산까지 1인 출판의 전 과정을 기록한 이 책은 처음 출판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실용적인 내용이 많다. 번역 판권 계약은 어떻게 진행하는지, 계약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는지, 제작비는 얼마나 드는지, 책을 팔면 얼마나 남는지 등 구체적인 실무 정보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초판 당시를 돌아보며 더하고 싶은 이야기와 시간이 지나 새롭게 알게 된 점들을 담은 ‘A/S’ 코너를 추가했다. 13년간 출판사를 운영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을 보강하였다. "책 한 권 내고 망해도 좋다"는 마음으로 퇴직금 600만 원을 들고 시작한 출판이 어느덧 13년. 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시작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먼저 한 걸음을 내딛는 일이라는 것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누구보다 잘할 수는 없지만 누구보다 나답게” ‘자유일꾼’이 책을 만들고 파는 방식 “내가 왜 회사를 나왔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혼자 모든 걸 해내려고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니었고, 오히려 다른 사람과 함께 더 즐겁게 일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었다. 누군가 시켜서, 돈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규칙 때문에 하기 싫은 일을 하기 싫은 사람과 하는 게 아니라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자유로운 방식으로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과 연결되기 위해 독립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새로 찍은 명함의 직함은 ‘자유일꾼’이 되었다.” _83쪽 조직에서 나와 혼자 일하는 사람을 보통 프리랜서라고 부른다. 1인 출판사를 세웠다면 출판사 대표 또는 실장.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원하는 방식으로 하고 싶어 새로운 시작을 선택한 저자는 직업 이름 또한 원하는 대로 짓는다. 자칭 자유일꾼. 자유일꾼이 일하는 방식은 어떨까. 2부 ‘내 방식대로 만들어 팔기’에서 저자는 직접 세운 출판 규칙, 기존 공급률 관행에 대한 도전, 책 판매를 위한 ‘책덕 좌판’ 열기 등 자유일꾼으로서 자신과 책세계를 존중하는 마음을 지키기 위해 특별한 경험을 쌓아간다. 4부 ‘지도는 없지만 발걸음을 옮기자’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유일꾼의 세계가 어떻게 확장되는지, 책을 매개로 어떤 새로운 출판실험을 이어가는지 만나볼 수 있다. “내가 일하는 곳이 단순히 ‘출판 산업’이라는 틀 안에 갇혀 있는 게 아니라, 더 넓은 ‘책세계’에 있다는 마음이 커진 것이다. 나는 그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손에 잡힐 듯 보여주고 싶었다.” _242쪽 “세상 어딘가 존재하는 너드걸에게 닿기를” 책덕이 만들어가고 싶은 책세계 “움츠러든 어깨로 자신의 가능성을 외면하던 어릴 적 내 모습을 떠올리면 더 다양한 ‘웃기는 여성’들이 쓴 책을 번역하고 싶다.” _222쪽 코믹릴리프란, 비극적이거나 진지한 장면에서 관객의 정서적 긴장을 일시적으로 풀기 위해 삽입하는 희극적 장면이나 사건, 캐릭터를 뜻하는 연극 용어이다. 코믹릴리프와 같이 ‘빡빡하게 짜인 사회의 틈을 유머로 확 뒤집어엎는 기술’이 자신에게도, 세상에도 더 많이 필요하다고 느낀 저자는 이어서 여성 코미디언 에세이 시리즈를 기획한다. 자신과 같은 ‘너드걸’을 위하여. 너드는 ‘찐따’ 혹은 괴짜처럼 좋은 이미지가 아니었다. 특히나 사회 분위기상 여성은 남성보다 늘 성숙한 사회성을 요구받기에 ‘너드걸’들은 어느 순간 자신의 모습을 숨기게 된다. 어렸을 때 더 다양한 ‘너드걸’을 보고 자랄 수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저자의 상상은 다시 한번 새로운 출판 프로젝트로 이어진다. “어릴 때부터 책 자체보다 책세계가 더 좋았던 이유는 그 안에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책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책세계에는 우스운 책도, 괴상한 책도, 이상한 책도 공존하며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마저도 좋다.” _16쪽 저자가 사랑하는 책세계란 멋지고 세련된 책들만 존재하는 곳이 아니라 ‘너드걸’처럼 독특하고, 괴짜스럽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책들이 함께 공존하는 세계다. 책 말미에 등장하는 ‘책을 잘못 고를 기회를 드립니다’ 캠페인 또한 같은 맥락이다. 언뜻 도발적으로 보이는 이름의 이 포스터에는 독자들이 필독서나 베스트셀러만이 아니라 더 다양한 책과 만날 기회를 충분히 누리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것이 책덕이 책세계에 보내는 애정 어린 유머일 것이다. 첫 번역서 출간에서 여성 코미디언 에세이 시리즈, 그리고 다양한 출판실험까지. 책덕은 자신이 사랑하는 책세계가 더 다채로운 색으로 빛나길 바라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라면 어느새 다음 발걸음을 준비하는 책덕의 여정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