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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 (친필 사인본)
박상영
래빗홀 20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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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박상영이 그려낸 탐욕, 복수, 그리고 사랑
어느 날, 평범한 직장인 송하나는 어머니의 유언을 듣게 된다. 그 한마디를 따라 진실을 쫓는 그녀 앞에,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해 온 여성들의 얽히고설킨 서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불타버린 죽음 속에서 건져 올린, 스펙터클한 미스터리.
2026.07.28. 소설/시 PD 김유리

상세 이미지

책소개

목차

1부 타오르는 집
2부 요정의 세계
3부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저자 소개 1

198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에서 프랑스어문학과 신문방송학을, 동국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공부했다. 스물여섯 살 때 첫 직장에 들어간 이후 잡지사, 광고 대행사, 컨설팅 펌 등 다양한 업계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넘나들며 7년 동안 일했으나, 단 한 순간도 이곳이 내가 있을 곳이라는 확신을 가진 적은 없다. 노동은 숭고하며 직업은 생계유지 수단이자 자아실현의 장이라고 학습받고 자랐지만, 자아실현은커녕 회사살이가 개집살이라는 깨달음만을 얻은 후 퇴사를 꿈꿨다. 스무 살 때부터 온갖 나라를 쏘다녔지만,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쓰고, 말하고, 남 웃겨주는 것을 숙
198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에서 프랑스어문학과 신문방송학을, 동국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공부했다. 스물여섯 살 때 첫 직장에 들어간 이후 잡지사, 광고 대행사, 컨설팅 펌 등 다양한 업계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넘나들며 7년 동안 일했으나, 단 한 순간도 이곳이 내가 있을 곳이라는 확신을 가진 적은 없다. 노동은 숭고하며 직업은 생계유지 수단이자 자아실현의 장이라고 학습받고 자랐지만, 자아실현은커녕 회사살이가 개집살이라는 깨달음만을 얻은 후 퇴사를 꿈꿨다. 스무 살 때부터 온갖 나라를 쏘다녔지만,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쓰고, 말하고, 남 웃겨주는 것을 숙명으로 여기며 살다가, 2016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작가로 데뷔했을 때 더 이상의 출퇴근은 없을 줄 알았으나 생활고는 개선되지 않았고, 계속해서 회사를 다니며 글을 썼다. 현재는 그토록 염원하던 전업 작가로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믿음에 대하여』, 장편소설 『1차원이 되고 싶어』, 에세이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를 썼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2023년 국제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젊은작가상 대상, 허균문학작가상,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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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134*200*30mm
ISBN13
2519385154300

책 속으로

짧은 틈을 타 하나는 엄마에게 바짝 다가섰다. 엄마가 하나를 향해 힘겹게 손을 뻗고 있었다. 하나는 그 손을 붙잡고 떨리는 입술에 귀를 가져다 댔다.
“하…… 하나야.”
“응 엄마, 나야.”
“하나야…… 윤동주를…… 세일백화점의 윤동주 회장을 찾아가…….”
“어?”
“진실을…… 알아내. 이 모든 일을…… 되돌려.”
---p.13~14

“엄마, 그때 일은…… 그냥 사고야.”
“너 정말 제정신이니? 위험하다고 엄마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
“10년이야. 아무도 우릴 모르고, 우리에게 관심 없어.”
“그때 너 죽을 뻔했어. 엄만 아직도 매일 그날 꿈을 꿔.”
“도대체 언제까지 이러고 살 거야? 정신 좀 차려!”
“차라리 날 죽이고 가! 죽여!”
---p.29~30

“아줌마…… 저는요, 지난 26년 동안 그림자처럼 살았어요. 그 누구의 눈에도 띄면 안 됐고, 그래서 언제나 고개를 숙인 채 걸어 다녔어요. 누가 목을 조르고 있는 것처럼 숨소리조차 죽이고 살았어요. 내내 알고 싶었어요. 우리 모녀가 왜 숨어 지내야 하는지, 누가 우리 집에 불을 질렀는지, 도대체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 아줌마, 뭔가 알고 계신거 맞죠?”
---p.96

웃음이 나오더라. 내가 한심해서, 내 꼴이 우습고 가련해서. 나라는 사람이 믿고 있던 행복이 얼마나 연약한지 깨달아버렸지. 배를 잡으며 웃다 보니 마음속 어딘가가 죽어버렸다는 것을 알겠더구나.
---p.132

“우연일까?”
“우연이 이렇게 자주 겹치면, 그건 필연이지.”
준호가 침을 꿀꺽 삼킨 뒤 조심스레 물었다.
“너희 모녀를,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누군지…… 짐작이 가?”
---p.146

“후회는 이미 오래전에 다 써버렸어.”
당신이 내 손을 잡았다. 나 역시 당신의 차가운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 손을 절대 놓지 않을 거라 다짐했다.
---p.238

“지난 시간만으로도 충분해. 내 인생에 허락된 행복을 다 써버린 걸로, 그렇게 생각할게.”
---p.296

그 모든 죄와 사랑의 한중간에 함께했던 그 이름을, 지금도 어딘가에서 숨 쉬고 있을 당신의 이름을 조용히,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게 불러본다.

---p.302

출판사 리뷰

“되갚는다고 해서 나쁜 일이 아닌 건 아니잖아.”
“더러워져야만 비로소 붙잡을 수 있는 것들도 있어.”

26년 만에 재가 되어 돌아온 여자
작은 상자에 담긴 뜨거운 진실 혹은 사랑의 기록

한 사람에게는 구원이었던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는 것. 그 둘이 같은 사람일 수도 있다는 아이러니가 오랫동안 나를 사로잡아왔다. (‘작가의 말’ 중에서)

2026년, 데뷔 10년 차를 맞은 소설가 박상영이 재벌 일가를 둘러싼 치정과 야욕을 다루는 미스터리소설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로 돌아왔다. 『믿음에 대하여』로부터 4년 만의 신작이며, 장편소설로는 『1차원이 되고 싶어』 이후 5년 만이다. 끔찍한 화재 사고와 죽음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속도감 있게 여러 겹으로 싸인 비밀을 찾아가며 읽는 이를 정신없이 빨아들인다. 짜릿한 미스터리뿐 아니라 묵직한 주제들을 경유해가며 질문이 이어지며 내면의 불화와 세계의 부조리 또한 착실하게 포착한다. 우리 사회의 발전 논리 이면에 가려진 담합과 부패, 소수가 축적한 막대한 재화에 틈입한 지독한 욕망, 여성이라는 이유로 박탈당해야 했던 삶의 주도권, 그리고 차가운 모략 속에 피어나버린 뒤틀린 사랑의 장면들을 담아내며 이야기는 정신없이 뒤집어지길 반복한다.

“송하나 씨, 도망쳐요.”
어디에도 발붙일 수 없었던 자이니치의 딸
어머니의 죽음을 묻지 못하다

‘세일백화점 윤동주 사장과 초대 미스 세일 마츠노 사치코 양.’
입자가 거친 흑백사진 속 얼굴은 흐릿했지만 분명히 엄마가 맞았다. 엄마가 미인 대회의 우승자였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p. 45)

평범한 회사원 마츠노 하나에게 어머니 마츠노 사치코가 화재로 인해 중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날아든다. 수술실 앞에서 숯덩이가 된 어머니에게 들은 유일한 유언은 “세일백화점의 윤동주 회장 찾아가”. 하나는 일본으로 이주하기 직전인 열 살 무렵에 서울에서 겪은 화재 사건을 상기하며 이번 일이 단순 사고나 혐오범죄가 아님을 직감한다. 대학 시절 교환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친구가 된 기자 맹준호의 도움으로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과거 세일백화점의 미인 대회 우승자였음을 알게 되고, 한국으로 건너가 마츠노 사치코와 윤동주 그리고 세일그룹 일가에 얽힌 사연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끝내 가장 외면하고 싶은 사실을 발견하게 된 하나의 귓속에 맴도는 말은 “도망쳐요”, 하나는 자신의 익숙한 삶으로 돌아갈 것인지를 고민하다가, 끝내 안식을 얻지 못한 채 캐리어에 담겨 온 어머니의 유해에 시선이 머문다. 평생 소박하고 부끄러움이 많던 어머니 마츠노 사치코는 어째서 자신에게 이런 고통스러운 유산을 남기게 된 것인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벌 총수 자리에 오른 윤동주라는 인물은 어머니에게 친구였는지 악마였는지, 하나는 질문을 멈출 수가 없다.

“윤동주요? 아주…… 미친년이죠.”
재벌집 맏딸로 태어나 대기업 총수에 이른 여자
치밀한 한판승을 설계하다

그가 그토록 집착했던 돈과 권력을, 세일그룹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겠다, 아버지를 증오하는 마음을 동력 삼아 그가 만든 세계를 완벽히 집어삼켜버리겠다, 그렇게 결심했지요. (p. 78)

윤동주는 어디에도 없는 광기의 집념을 가진 인물이지만, 어디에나 있는 현대사 속 유능하고 불행한 여성이기도 하다. 누구의 딸도 아니면서 모든 딸의 얼굴을 가진 여자. 1950년에 태어나 한심한 남동생들의 그늘에 가려진 채 경쟁할 기회조차 없어 보였던 그녀가 경영권 승계 전쟁에서 어떻게 승리를 거머쥔 것일까. 품어온 수많은 사랑을 잃으면서도 끝내 놓지 않았던 치밀한 복수의 계획이 다양한 입장의 인터뷰와 증언, 기록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풀려나온다.

이 소설은 윤동주 회장의 과거사를 조명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의 산업 구조 변화와 경제 사건들을 다루어 역사소설의 맛도 살려낸다. 전쟁 후 미국의 원조에 기대어 자본을 축적하고 신분 상승을 꾀한 산업가들, 문어발처럼 계열사를 뻗어가며 경제를 통째로 삼켜버린 집단, 수익과 효율에 가려져 죽고 다친 이들의 기록되지 못한 숫자……. 이 소설은 찬란한 발전사에 가려진 한국 현대사의 뒤통수를 복원하면서 동주가 이 어두운 길을 한 발 한 발 통과해 얻어낸 왕관이 얼마나 초라한 ‘지푸라기’에 불과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치코, 이 가엽고 순진한 것.”
빈곤과 고독 속에서도 높은 곳을 꿈꾼 여자
후회 없이 사랑과 삶을 태우다

당신과 함께라면 이 물이 턱끝까지 차올라도 견딜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어쩌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영원히. (p. 238)

박상영은 2부 〈요정의 세계〉에서 죽은 마츠노 사치코에게 생생한 목소리를 부여하고 그녀의 입으로 직접 잃어버린 시절의 기록을 복원하여 이 소설에 빛을 더한다. 자이니치의 신분으로 일본에서 편견과 차별을 견디며 ‘송행자(松幸子)’가 아닌 ‘마츠노 사치코’라고 불려온 여자. 행복한 사람이 되라는 이름을 받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조실부모하고 빚을 안은 채 가난한 생활을 견뎌야 했던 그녀는, 고등학생 때 한국에서 열리는 세일백화점의 미인 대회에 당선되며 갑자기 삶에 큰 변화를 맞는다. 빛나는 무대에 올랐지만 여전히 곤궁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주어진 생활에 절박하게 임해야 했던 사치코. 그녀가 어떻게 하나를 갖게 되고 어떠한 일을 하다가 요코하마의 작은 도시락 가게에 닿게 되었는지, 읽는 이는 기구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함께 빨려들면서 사치코가 인생에서 품어본 단 한 번의 곡진한 사랑에 저절로 녹아들게 된다. 26년 만에 까만 재가 되어 한국에 돌아왔지만, 이제야 드디어 열어보는 그녀의 솔직한 마음이 불보다 뜨겁고 빛보다 밝다.

화염이 삼켜버린 여자, 불타버린 진실, 완수된 복수. 비정한 시간들을 지나오면서도 차가운 손을 맞잡는 의지가 남아 『지푸라기 왕관을 쓴 여자』는 의 마음에 작은 자국을 남긴다. 이 소설은 오직 박상영만이 쓸 수 있는 미스터리로 기억되며, 당신의 책장에 대체 불가능한 단 한 권으로 남을 것이다.

추천평

찬란한 성공 신화 뒤에 숨겨진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민낯을 이토록 압도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이 또 있을까. 결코 주인공이 될 수 없으리라 여겨졌던 '여자'들이 마침내 무대를 장악하는 순간, 이 소설은 예상치 못한 반전과 전례 없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 김은희 (드라마 작가)
사랑과 집착으로 빚어진 처절한 비극이지만, 허무에 머무리지 않는다. 가장 망가진 자리에서 가장 강인한 삶과 사랑을 길어 올리며, 욕망의 굴레를 넘어 스스로 일어서는 현대적 영웅서사로 나아간다. 그렇게 여자들의 사랑이 비로소 진짜 얼굴을 드러낸다. - 심은경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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