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서문_박제된 과거에서 미래의 자원으로
Ⅰ 거대한 전환 화석에서 그릇으로 1장 BTS가 쏘아 올린 광화문 네 개의 문, 네 개의 시간축, 네 개의 서사 광화문 - 완성되지 않은 6중 지층이 품은 생명력 천안문 - 봉인된 국가 기호와 시민 기억의 이중주 개선문 - 영광과 추모, 일상과 예술의 화해 브란덴부르크문 - 분단의 봉인에서 통일의 상징으로 그리고 광화문 - 600년 만의 화답 의미의 흐름이 멈추는 순간, 유산도 멈춘다 2장 문화재청은 왜 유산청이 되었나 연기 속에서 태어난 단어 차가운 정치적 발명품 - 문화재라는 재화 70년 만의 극복 ‘헤리티지’에 담긴 경고와 가능성 유네스코 용어 이동 - property에서 heritage로 보호할 ‘재산’에서 함께 누리는 ‘유산’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낳는 창의적 자원 3장 탁월한 보편적 가치라는 마법 ‘인류의 도서관’에 꽂힌 매혹적인 새 책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가야고분군 - ‘연맹’이라는 단어 한 개가 만든 등재 반구천 암각화 - 7,000년 된 고래가 깨어나다 리버풀 - 등재가 영원하지 않다는 충격 그래서 - 누가 그 책을 쓰는가 보존이 아닌 해석이 유산을 만든다 Ⅱ 통합된 서사 실타래에서 융단으로 4장 도서관 칸막이에 갇힌 유산 세 개의 도서관에 나뉘어 안치된 잉카의 영혼 첫 번째 도서관 - 1972년, 장소의 협약 두 번째 도서관 - 2003년, 살아 움직이는 것의 협약 세 번째 도서관 - 1992년, 세계의 기억 프로그램 불타는 노트르담 - 세 도서관이 손을 잡을 때 종묘와 해인사 - 가장 무겁고도 아름다운 과제 유산 리터러시라는 새로운 교양 5장 어둠의 유산이 빛나는 이유 리야드의 뜨거운 오후, 인류의 가장 어두운 기억의 증명 불협화음의 유산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숙명 아우슈비츠 - 등재 명칭에 새겨진 가해의 주체 히로시마 원폭돔 - 등재 자체가 외교였던 사례 만델라의 감옥, 로벤섬 - 절망의 성채가 자유의 무대로 르완다 - 지속가능발전목표라는 새로운 좌표 세계시민이 함께 읽어야 할 피란 도시 부산 연대기 유산이라는 거대한 금고의 비밀번호 6장 유산이라는 거대 금고와 전승 회로 1,000년 전 무속이 K-pop과 만난 데몬 헌터스 ‘살아있는 유산’이라는 문화자본의 무한가치 요이크 - 금지되었던 노래가 〈겨울왕국〉 음악이 되기까지 오페라 400년 - 한 형식의 끝없는 갱신 놀리우드 - 사막의 구전 신화에서 글로벌 영상 산업으로 K-콘텐츠 - 유산 회로의 압도적 가속도 전승 회로가 지닌 두 개의 얼굴 실타래에서 융단으로 Ⅲ 유산 2.0의 프런티어 AI, 기후, 토큰화 7장 시가총액, 그 너머 측정 불가능한 자산 가격을 매긴 적 없는 것에 일어난 24시간의 경이 비사용가치 - 존재만으로 충만한 영혼의 가치 노트르담의 24시간을 다시 읽기 베네치아 - 사용가치 과잉의 잔혹한 약탈의 풍경 앙코르와트 - 보존과 활용 사이에서 공존을 설계하기 전 세계 시가총액을 압도하는 유산의 가치 AI 시대, 켜켜이 쌓인 서사의 가치는 왜 폭증하는가 세계시민은 세계유산을 상속받은 공동 소유자 8장 지도 위의 공백 ‘인류 도서관’ 지도에 겹쳐진 등재 격차 격차를 읽어내는 날카로운 관점들 인류 문화의 다양성을 찬양하는 질적 혁명 베냉 청동상 - 새로운 관계 윤리의 시작 메이지 산업유산과 사도광산 - 해석을 둘러싼 갈등 유산의 지도를 바꾼다는 것은 세계유산은 미래의 공동 자산 9장 100년 후의 유산 850년의 돌, 그리고 10억 개의 데이터 미래 유산학의 세 좌표 시간의 디지털 지층 - 850년이 14,000건의 주석으로 투발루 - 가라앉는 국가가 디지털로 자신을 백업하다 런던에 세워진 팔미라 개선문 - 디지털 재현의 윤리 토큰화 - 유산이 자산이 되는 새로운 시장 회로 부산이 발신할 선언문의 가치, 협업 거대한 매듭, 22세기의 인류가 마주할 우리의 오늘 참고 자료 |
|
유산은 흔히 ‘오래된 것’ 혹은 ‘보존해야 할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광화문이 600년 동안 ‘같은 광화문’이었던 적 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사실, 천안문이 20세기에도 새로운 의미를 떠안아 왔다는 사실, 개선문이 처음의 군사적 영광 위에 무명의 슬픔을 덧입혀 왔다는 사실, 그리고 브란덴부르크문이 28년 만에 통일의 상징이 된 사실은 ‘오래된 것’과 ‘유산’이 동의어가 아님을 증언한다.
유산heritage은 박제된 과거의 시제(時制)가 아니라 미래로 흘러가는 시제다. 매 시대가 자신의 손길을 그 위에 더하도록 허락된 살아있는 유기체다. 이것이 여기서 정의하고자 하는 ‘유산 2.0’의 출발점이다. --- pp.18-19 문화재라는 단어 앞에서 한국 시민은 ‘손대지 말아야 할 것’ 앞에 서는 자세를 취해왔다. 그 자세는 60년 동안 한국 유산을 지켜냈다. 그러나 유산 앞에서 한국 시민이 취하게 될 자세는 다르다. “내가 누리고, 함께 만들고, 다음 세대에 물려줄 것”으로 호명되는 그 태도와 관점이 만들어낼 변화는 한 세대가 흐른 뒤에야 분명해질 것이다. 재(財)에서 산(産)으로 바뀐 한 글자 이동은 작아 보인다. 그러나 그 한 글자 안에는 70년 동안 동아시아를 넘어 넓은 세계로 확장된 정책 개념 체계의 종언이 들어 있다. --- pp.63-67 우리는 보존이라는 이름의 차가운 정지 작업이 유산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해석이라는 이름의 뜨거운 숨결이 유산을 만든다는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오래된 무덤과 바위가 단지 그 자리에 오래 존재해 왔다는 사실만으로는 세계유산의 책장에 꽂힐 수 없다. 그것들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던지는지 끊임없이 새로 읽어내고 목소리를 부여하는 인간의 치열한 해석 작업이 있을 때만, 유산은 비로소 화석의 잠에서 깨 어나 살아있는 생명체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 p.90 기록은 단순히 종이 위에 찍힌 먹물이 아니다. 그것은 망각에 저항하려는 인간의 가장 처절한 ‘기억의 의지’ 그 자체다. 2015년 유네스코가 채택한 〈디지털 형태를 포함한 기록유산 보존 과 접근에 관한 권고Recommendation concerning the preservation of, and access to, documentary heritage including in digital form〉는 비록 국제법적인 강제력은 없을지라도, 전 세계 회원국들의 서가를 정기적으로 비교하고 감시하는 느슨하지만 끈질긴 도덕적 압력으로 작동하며 이 세 번째 도서관의 영토를 지켜가고 있다. 기록유산은 앞선 두 도서관이 결코 할 수 없는 위대한 일을 해낸다. 무형유산이 살아 움직이는 ‘오늘의 축제’를 보여준다면, 기록유산은 그 축제가 매번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천해 왔는지를 증명하는 ‘과거의 DNA’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기록이 없다면 오늘의 고궁과 의례가 진짜 조상의 영혼을 이어받은 것인지 확인할 길은 영원히 막히고 만다. --- pp.107-108 우리가 호흡하는 현재의 세계 역시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가자 지구의 불길 속에서 수천만 명의 난민들이 삶의 자리를 잃고 방황하는 잔인한 ‘피란의 세기’를 통과하고 있다. 이 시기에 한 도시가 어떻게 국가의 시스템을 사수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켜낼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부산의 연대기는 세계시민 전체가 함께 읽어야 할 위대한 인류의 텍스트다. --- pp.145-146 과거의 미래라는 거대한 전제 아래, 과거는 박제된 화석이 아니라 매번 새로운 세대의 손길에 의해 호출될 때마다 찬란한 미래의 지평을 열어젖히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라는 진실이 마침내 완성된다. 그리고 이 호출의 회로가 더 정당하고 평등하게 작동하기 위해 우리는 이제 글로벌 다자 시스템이 쌓아 올린 언어의 성벽 자체를 새로 짜야 한다. --- p.175 AI와 디지털 혁명의 시대에 유산의 가치는 결코 하락하지 않는다. 그것은 도리어 형태로 환원되지 않고 켜켜이 쌓인 시간의 서사를 지닌 위대한 유산의 가치가, 시장의 숫자를 비웃으며 무한대를 향해 폭증하는 ‘유산 자산의 전성시대’다. 형태가 무한히 흔해지고 가벼워질수록, 시간은 무한히 귀해지고 묵직해진다. --- p.209 세계유산 목록은 완성된 인류의 자기 초상이 아니라 매년 다시 그려지는 인류의 자기 인식이다. 그 자기 인식이 충분히 균형 잡혀 있지 않을 때, 우리는 그것을 비난하는 대신 다시 그릴 수 있다. 다시 그리는 작업은 한 국가나 한 지역의 단독 사업이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펼치는 다자적 공동작업이고, 그 작업의 결과는 모든 참여자의 미래 자산을 동시에 늘리게 된다. 이것이 21세기 유산 외교의 가장 깊은 의미다. --- p.242 유산은 이제 시간의 단면을 나누는 차가운 사물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서사가 가상 공간 안에서 동시에 소통하는 연결의 흐름이 된다. 다가올 미래의 어느 날, 이 땅의 위대한 성채와 고궁들이 다시 한번 뜻밖의 위협에 직면하게 될지라도 더 이상한 학자의 고독한 드라이브 장치에 문명의 운명을 구걸할 필요가 없다. 다음 세대의 유산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가상의 디지털 트윈을 동반자로 삼아, AI 인프라의 삼엄한 보호 아래 위험을 예방하고 비상사태에 대응하며 소멸하지 않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 pp.251-252 |
|
“경제적 가치는 화폐에, 문화적 가치는 유산에 저장된다.”
과거가 쌓여 거대한 미래 자원이 되는 경로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책! 오래된 것은 왜 보존해야 하는가. 그저 오래되었기 때문이라면 세계유산은 시간이 멈춘 박물관과 다르지 않다. 고궁과 성벽, 기록과 예술이 오늘의 삶과 대화를 멈추는 순간, 그것은 물리적 사물에 머물 뿐이다. 유산의 진정한 가치는 그 안에 켜켜이 축적된 인간의 생각과 삶, 공동체의 정체성, 예술적 성취와 시대의 메시지에 있다. 경제적 가치가 화폐에 저장된다면, 문화적 가치는 유산에 저장된다. 『과거의 미래』는 이 명제에서 출발해 세계유산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2024년 대한민국의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었다. ‘오래되었으니 보존해야 할 문화재’에서 ‘인류가 물려받아 그 가치를 해석하고 다음 세대로 확장할 유산’으로 관점이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변화였다. 저자 강상규는 이러한 전환을 ‘유산 2.0’이라 명명한다. 이 책의 의미는 세계유산을 단순히 ‘보존에서 활용으로’ 확장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유형유산·무형유산·기록유산으로 나뉜 제도적 경계를 넘어, 인류가 남긴 유산을 하나의 살아 있는 서사로 읽어내는 새로운 유산 리터러시를 제안한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는 기록(document)이 되고, 그 생각이 공동체에 전달되어 현실에서 구현되면 공간과 유적(monument)이 된다. 여기에 세대를 거쳐 전승된 기억과 예술, 의례와 삶의 방식이 더해지며 하나의 문명적 드라마가 완성된다. 과거는 사라진 시간이 아니다. 인류가 수천 년에 걸쳐 축적해온 거대한 가치의 저장고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우리에게 유산을 발견하고 사랑하는 눈을 열어주었다면, 『과거의 미래』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 유산에 저장된 엄청난 문화자본을 어떻게 읽고, 연결하고, 미래 자산으로 바꿀 것인가를 묻는다. 그 가능성은 이미 K-컬처가 보여주었다. 오래된 문화적 기억과 상징은 K-팝과 영화, 애니메이션과 디자인을 만나 세계인이 함께 향유하는 새로운 문화가 되었다. K-컬처는 유산을 소비한 것이 아니라, 유산에 저장된 가치를 발견하고 증폭시켰다. 문화자본의 특별함은 여기에 있다. 경제적 자본은 소유하고 소비하면 줄어들지만, 문화자본은 읽고 공유하고 연결할수록 커진다. 창작자에게는 이야기의 원천이 되고, 기업에는 브랜드가 되며, 도시에는 정체성과 경쟁력이 된다. 교육을 만나면 다음 세대의 상상력이 되고, AI와 디지털 기술을 만나면 새로운 경험으로 재탄생한다. 그러나 이 책은 유산의 가치를 경제적 효용으로만 환산하지 않는다. 세계유산은 인류 모두가 함께 물려받은 공동의 문화자본이다. ‘나 역시 이 유산의 공동 상속인’이라는 자각은 국가의 경계를 넘어 세계시민의 정체성으로 이어진다. 유산을 물려받았다는 것은 그 가치를 누릴 권리와 함께, 새롭게 해석하고 다음 세대에 더 풍요롭게 물려줄 책임까지 상속받았다는 뜻이다. 2026년 7월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세계유산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중요한 논의에 이루어졌다. 기후변화와 인공지능, 국가 간 개발격차가 유산의 보존과 활용 방식까지 바꾸는 시대, 『과거의 미래』는 박제된 과거시제의 유산에서 다음 세대의 자원이 되는 미래시제의 유산으로 나아가는 지적 좌표를 제시한다.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최재헌 위원장은 “세계유산의 최신 흐름과 한국 문화를 창의적으로 융합한 의미 있는 저작”이라고 평가했고, 강동진 국가유산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장은 “엄청난 내공이 쌓인 멋진 책, 세계유산의 얼굴이 새롭게 보인다”고 추천했다. 과거는 사라지지 않는다. 유산에 저장된다. 그리고 그 가치를 읽고 연결하는 사람에 의해 미래의 자산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 책은 바로 그 거대한 가치 전환의 경로를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