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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글머리 Chapter 1 01. 공공기관 02. 공공기관 경영평가 03. 우리나라 국가 R&D 04. 단순 연구를 넘어 정책 연구로, 연구의 효율성과 창의성 존중 Chapter 2 05. 우파와 좌파, 보수와 진보 06. 중도 정당? 다당제? 국민 통합? 07. 헌법 ? 준법 의무, 차별금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08. 우리나라 최고의 이익집단, 대한의사협회 Chapter 3 09. 노동 운동은 정치 운동이다 10. 공공기관의 노동조합 11. 노동조합, 집행부, 노사 문제 Chapter 4 12. AI와 로봇 13. 인간관계, 능력주의, 개인주의 14. 실패사례 공유의 중요성 15. 삶의 태도 - 결과보다는 과정을 맺음말 - 철학과 출신 부록 - 학사 졸업 논문 초안: ‘은둔주의에서 벗어난 장자’ 주석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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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이 태어나는 자리에는 한 사람이 지나온 시간이 있다. 배준경 저자의 『살아온 어제, 살아가는 오늘, 살아갈 내일』은 공공기관에서 20여 년을 일해 온 사람의 경험,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마주한 현장의 고민, 철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오래 붙들어 온 질문이 함께 담긴 책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국가 R&D, 정치와 헌법, 노동조합, AI와 로봇, 능력주의와 실패, 삶의 태도까지 주제는 넓지만, 그 안을 흐르는 시선은 한결같다. 제도와 정책을 말하면서도 끝내 사람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이다. 저자는 이 책이 “작은 생각의 실마리가 되어 대화의 창을 여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쓴다. 이 문장은 이 책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살아오며 보고 듣고 부딪힌 문제들을 독자의 앞에 차분히 놓아둔다. 때로는 직설적으로 묻고, 때로는 냉정하게 따지며, 때로는 순응하며 살아가는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일터와 사회, 제도와 인간, 오늘의 선택과 내일의 방향을 함께 생각하게 하는 성실한 기록으로 읽힌다. 책의 앞부분에서 저자는 공공기관을 둘러싼 오해와 현실을 짚는다. “공공기관 종사자는 공무원이 아니다”라는 문장, 그 안에는 공공기관이라는 이름 아래 쉽게 묶이고 판단되어 온 사람들의 실제 조건을 봐달라는 요청이 들어있다. 그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정부 지침, 인건비와 복리후생, 조직 운영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익숙하게 받아들였던 ‘철밥통’이나 ‘신의 직장’이라는 표현 뒤에 얼마나 복잡한 제도와 노동의 현실이 놓여 있는지 다시 보게 된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어느 한 집단의 억울함에 갇히지 않는다. 제도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면, 그 제도 안에서 일하는 사람의 삶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기본을 환기한다. 국가 R&D와 정책 연구를 다루는 대목에서는 저자의 시선이 더 넓은 곳으로 향한다. 그는 성공할 수 있는 연구, 돈이 되는 연구만 좇는 방식이 국가의 장기적 역량을 약하게 만든다고 본다. 실패를 허락하지 않는 사회, 단기 성과에 매달리는 행정, 창의성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안전한 결과만 요구하는 구조를 그는 차분히 비판한다. “유연함이 강함을 이긴다”는 말은 이 책이 지닌 중요한 메시지다. 경직된 제도와 조직 안에서도 더 나은 준비, 더 넓은 상상력, 더 깊은 신뢰가 필요하다는 믿음이 그 안에 있다. 정치와 헌법, 노동운동을 다루는 장에서는 저자의 목소리가 한층 선명해진다. 보수와 진보, 중도와 통합, 헌법과 차별금지, 노동과 정치의 관계를 말하면서 그는 우리 사회가 너무 쉽게 편을 나누고, 너무 빨리 결론을 내리며, 너무 자주 대화를 잃어버린다고 느낀다. 특히 통합보다 화합을 말하는 대목에서 이 책의 방향은 분명해진다. 서로 다른 것을 억지로 하나로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자리에 선 사람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잃지 않은 채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사회를 향한 비판이면서 동시에 대화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다. 노동조합에 관한 장들은 이 책에서 가장 생생한 부분이다. 저자는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노동조합의 주인이라는 원칙, 집행부가 감당해야 하는 외로움, 사측과의 교섭에서 마주하는 한계, 세대가 바뀌며 달라진 참여 방식까지 솔직하게 보여준다. 어느 한쪽을 아름답게만 그리려 하지 않기에 이 대목은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 노동은 특정한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 책은 사회 비평에서 삶의 태도로 천천히 옮겨간다. AI와 로봇의 시대를 말하면서도 저자는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이 바꾸어 놓을 노동과 분배, 인간의 존엄을 묻는다. 능력주의를 다루는 장에서는 시험과 성과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의 차가움을 돌아본다. 실패를 말하는 장에서는 “누구나 실패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역으로 실패에서 배운다면 누구나 승리자가 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적는다. 실패를 미화하지 않으면서도, 실패한 사람을 너무 빨리 버리지 않는 사회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살아온 어제는 사라진 시간이 아니라 오늘의 판단을 만든 바탕이고, 살아가는 오늘은 살아갈 내일을 준비하는 자리다. 저자가 말하는 삶의 태도는 거창하지 않다. 자기 일을 성실히 해내고, 주위를 돌아보고, 실패 앞에서 완전히 주저앉지 않으며, 냉소보다 질문을 선택하는 태도다. 그런 태도가 개인의 삶을 바꾸고, 일터의 공기를 바꾸며, 사회의 방향도 아주 조금씩 움직일 수 있다는 믿음이 이 책을 끝까지 지탱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