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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도 없는 삶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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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장 그녀는 걸을 수 있잖아요 1
철학에서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의 평가절하 4
장애학 연구에서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의 배제 8
지적장애의 의미 - 역사적 개괄 11
지적장애 서비스의 발전 16
2장 민족지학 구현하기: 참여, 관찰, 기록 31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은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가? 36
연구 계획 및 실행 38
실제로 구현된 민족지학: 현장 노트 작성, 해석, 구성하기 48
3장 능력의 개념과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 57
한 사람 vs 국제질병분류코드 57
‘장애 뒤에 숨겨진’ 사람 60
인지능력에 대한 유보 65
당사자에 관한 지식의 생산과 사람에 대한 재인식 69
돌봄 관행에 의해 구축된 최중증·중복 발달장애 서비스 75
변화의 촉진 86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의 역량에 관한 새로운 인식 92

4장 사회적 삶 95
사회적 참여와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 96
정책 문서에 나타난 지역사회 생활과 참여 99
연구 참여자들의 사회적 공동체 104
사회적 존재로서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 107
그룹홈의 돌봄 관행과 사회적 삶 111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의 사회적 소외 121
록 콘서트에서 만난 엘라 124
5장 나이에 맞는 삶 127
나이는 삶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가? 129
휴고 131
청년기의 의미 133
청년기 이야기와 시설 이후의 돌봄 시스템 137
발달장애 서비스 시스템에서 길을 잃은 청년 141
나이에 맞는 삶을 경험할 권리 144
발달장애인의 나이에 관한 감수성 147
6장 섹슈얼리티 155
부정에 맞서기 155
의사소통과 ‘동의’의 해석 158
‘잘못을 하지 않는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와 같은가? 162
무엇이 섹스이고, 무엇이 공정함인가? 166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173

7장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 181
자기결정 개념의 재고와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 181
이론적 틀: 양자 간 합일로서의 자기결정 183
연구 수행 과정 185
자기결정 과정과 지원 189
· 목소리 내기와 목소리 듣기 190
· 행위 하기와 행위 받기 193
· 선택하기와 선택받기 196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 촉진 198
· 단순한 말이 아닌 체화된 의사소통 198
· 자기결정은 개별적인 독립 행위가 아닌 파트너십 199
· 분절된 선택 상황이 아닌 지속적인 과정 201
· 위험성 202
맺음말 202
에필로그: 좁은 삶에서 좋은 삶으로 205
참고문헌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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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48*210*20mm
ISBN13
9791186314135

책 속으로

"돌봄 제공자의 관점에서 ‘좁은 삶’은 최중증·중복 발달장애가 있는 개인의 손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한된 자원, 기계적이며 상상력이 부족한 돌봄 문화, 그리고 꿈, 바람, 희망, 욕구를 표현할 방법이 매우 제한적인 개인에게 '좋은 삶'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한 열정의 부족과 그 방법의 미미함이 결합한 결과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 표현입니다."
--- p.3

"이 책은 최중증·중복 발달장애 당사자에게 ‘좋은 삶’이란 무엇이며, 궁극적으로 그들의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제도적 환경에서, 그러한 삶을 가능하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관행(practice)을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일하고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에게 어떤 도덕적, 사회적, 상호작용적, 정서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돌봄 서비스가 최중증·중복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존엄성을 지닌 동료 인간으로 인정받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거나 그렇지 못한지를 살펴보고자 하였습니다."
--- p.6

"예상대로, 그의 삶에 관한 교육 및 성인 장애인 서비스 시스템은 그에 대한 알려진 한계에만 꼬리표를 붙였을 뿐, 현재 우리가 공유하는 그의 주요 이미지인 특이한 재능과 개인적 특성이 혼합된 부분에 대한 임상 진단은 없었습니다. 엉뚱한 유머 감각과 함께 그가 보여주는 큰 웃음에 대해 언제쯤 평가받을 수 있을까요? 공식적인 라벨 뒤에 숨어있는 무서운 고정관념과 진단 범주는 우리 아들의 개성을 쉽게 집어삼킬 수 있습니다."
---p.59

"돌봄 종사자들은 연구 참여자의 성격상의 중요한 특징을 장애와는 별개인 것, 즉 ‘장애 뒤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일관되게 설명했습니다. 돌봄 종사자들이 연구 참여자의 개성을 묘사하고 강조하는 방식은 최중증·중복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개별적인 인격체로 인정하려는 인식론적, 윤리적 동기를 보여줍니다."
--- pp.63-64

"최중증·중복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을 돌보는 일은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 될지, 어떻게 변화하기를 원하는지에 관해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당사자에 관한) 지식을 보유한 돌봄 종사자들이 사라지면, 그동안 쌓아온 돌봄 이용자, 그들의 성격, ‘개성’에 대한 이해도 함께 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존엄한 돌봄을 위해서는 발달장애인을 과거, 현재, 미래 등 전체 생애사를 가진 한 사람으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합니다."
--- pp.93-94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이 겪고 있는 삶의 ‘협소함’은 우연의 결과이거나 단순한 자원 부족의 결과가 아닙니다. 이는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에게 좋은 삶이 어떠한 삶인지에 관한 윤리적 관심이 부족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즉, 모든 선의를 가진 시스템은 음식 제공, 휴식 및 신체 건강에 대한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어 왔을 뿐, 어떤 종류의 이상적인 규범과 가치가 정책과 실제 현장의 서비스 관행을 이끌어야 하는지 생각하고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는 보다 보편적인 개입을 소홀히 했습니다."
--- p.146

"자신의 취향에 따라 삶을 선택할 자유가 모든 사람에게 부여되는 것이라면, 최중증·중복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우선적인 권리는 자신의 선호, 관심사 및 개인적 안녕에 부합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휴고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현재 그만의 생활 방식이 연령 적합성 원칙과 맞지 않는다면 이는 그 원칙이 잘못된 것입니다."

--- p.151

출판사 리뷰

“지워진 존재들의 삶에 던지는 존엄의 질문” 『아무 일도 없는 삶』

1.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상이 은폐해 온 현실

우리가 누리는 일상은 수많은 사건과 선택, 타인과의 관계와 감정의 파도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스로 말을 하거나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렵고, 지적 기능의 제약이 극심한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의 하루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도서 『아무 일도 없는 삶』은 역설적인 제목으로 시작합니다. 책의 제목이 가리키는 ‘아무 일도 없는 삶(Narrowed Lives)’은 당사자의 신체적·정신적 장애 그 자체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회적 제도, 매너리즘에 빠진 돌봄 문화, 제한된 자원, 그리고 당사자의 소망과 욕구를 해석하려는 열정의 부재가 결합하여 이들의 삶을 '좁고 단순하게' 가두어 버린 현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책입니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 중 단 2천여 명 남짓으로 추정되는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은 소수자 중에서도 가장 외진 변방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동안 장애학 연구나 인권 운동, 심지어 선진국의 사회복지 정책에서조차 이들은 종종 "교육과 훈련이 불가능한 대상" 혹은 "기본적인 신체적 돌봄만 제공받으면 되는 존재"로 치부되어 왔습니다. 이 책은 복지 선진국으로 불리는 핀란드와 북유럽 사회조차 외면해 온 이 질문을 정면으로 들고나옵니다.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에게도 좋은 삶이란 가능한가? 그렇다면 그 삶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2. 진단 코드 뒤에 숨겨진 ‘한 사람’을 발견하는 인류학적 탐구

이 책이 지닌 가장 강력한 미덕은 윤리적 당위나 관념적인 구호에 그치지 않고, 철저한 민족지학(Ethnography, 참여관찰 및 현장 기록) 연구를 기반으로 집필되었다는 점입니다. 저자들은 그룹홈과 주간 활동센터, 특수학교 등 현장에서 최중증 발달장애 성인 6명(엘라, 휴고, 프리다, 안나, 레오, 세바스찬)의 일상에 밀착하여 수백 시간에 달하는 관찰과 기록을 이어나갔습니다.

의학적 진단 체계(ICD-10, DSM-5)에서 최중증 지적장애는 ‘IQ 20 미만, 언어 수용 및 표현의 극심한 제약, 지속적인 감독이 필요한 결함의 상태’로 정의됩니다. 그러나 현장의 눈으로 바라본 당사자들은 단지 진단 코드로 환원될 수 없는 복합적인 정체성을 지닌 개별적 존재들이었습니다.

[장애 뒤의 개성] 유머 감각이 풍부한 세바스찬,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고유의 사교성을 보이는 엘라, 환경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신체적·사회적 반응을 보여주는 프리다 등, 당사자들은 저마다의 유쾌함과 차분함, 고집과 선호도를 지닌 온전한 인격체였습니다.

[체화된 의사소통] 말을 할 수 없다고 해서 소통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미세한 눈빛의 변화, 호흡의 속도, 손짓, 발성 등 몸으로 표현하는 ‘체화된 언어’를 알아차리고 응답할 때 소통의 물꼬가 트입니다.

[상호작용적 자기결정] 독립적인 선택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자기결정권이 부정되어서는 안 됩니다. 자기결정은 홀로 내리는 단절된 선택이 아니라, 당사자의 미세한 반응을 세심하게 읽어내고 함께 조응하는 지원자와의 ‘파트너십(양자 간 합일)’을 통해 비로소 실현되는 지속적 과정입니다.

3. 나이, 성(Sexuality), 그리고 사회적 삶의 권리

『아무 일도 없는 삶』은 우리가 논하기 껄끄러워하거나 무심코 지나쳤던 주제들을 대담하게 파고듭니다.

[나이에 맞는 삶과 연령 감수성] 최중증 발달장애 성인은 흔히 ‘영원한 아이’로 유아화(infantilizing)되기 쉽습니다. 20대 청년 휴고의 사례를 통해 책은 사회 서비스 시스템이 이들을 청년 혹은 성인이라는 생애주기적 존재로 인식하지 못하고, 배움과 변화의 기회가 통제된 정체 상태에 방치하고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성적 존재로서의 존엄성(Sexuality)] 장애인의 성적 쾌락과 신체적 친밀감에 대한 욕구는 오랫동안 금기시되거나 위험 요소로만 취급되어 왔습니다. 저자들은 안전과 보호라는 명목하에 이들의 성적 욕구를 완전히 부정하는 태도가 과연 윤리적으로 타당한지 묻습니다. 신체적 접촉과 감각적 즐거움 역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안녕(Well-being)의 정당한 요소임을 강조합니다.

[시설화된 일상을 넘어서는 사회적 삶] 그룹홈이라는 공간이 단지 신체적 위생과 식사 제공이라는 기본 루틴에만 매몰될 때, 당사자들은 수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극심한 사회적 고립을 겪게 됩니다. 참된 포용은 이들을 단순한 '돌봄 대상'이 아닌 사회적 관계의 주체로 인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4. 좁은 삶(Narrowed Lives)에서 좋은 삶(Flourishing Lives)으로

이 책은 피터 싱어나 제프 맥마한 같은 현대 철학자들이 이성적 사고 능력의 부재를 이유로 최중증 장애인의 도덕적 지위를 낮게 평가했던 유물론적·이성 중심적 윤리학에 대해 경험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강력한 반론을 제기합니다.

에바 키테이(Eva Kittay)의 돌봄 윤리와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의 역량 접근법을 응용하며, 저자들은 한 인간의 가치가 지능이나 생산성으로 측정될 수 없음을 입증합니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 '좋은 삶'이란 특정한 인지적 기준을 충족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과 정체성을 인정받고, 타인과 따뜻하게 교감하며, 나이에 맞는 다채로운 경험과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삶입니다.

옮긴이 김성남은 한국 사회의 열악한 최중증 발달장애인 돌봄 현실을 상기시키며, 이 책이 장애학 연구자, 현장 사회복지사 및 특수교사, 정책 입안자, 그리고 장애 가족 모두에게 새로운 관점의 전환을 가져오기를 촉구합니다.

추천평

“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들의 이야기

특수한 주제에 대한 논문을 모은 책이 이렇듯 수월하게 읽히면서도 감동을 줄 수 있다니!
“인류학의 방법론인 민족지학을 통해 최중증·중복 발달장애인의 삶을 그려냈다”고 하면 누구나 자기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대변해주지 않는 “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들의 이야기는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보편적 화두에 풍부한 맥락과 깊은 통찰을 던져준다. - 강병철 (출판인, 번역가, 소아과의사)
아무 일 없을 거예요 걱정 마세요

우리는 그동안 발달장애인 지원을 위한 제도와 서비스라는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았을 뿐이었지만, 그것들이 최중증ㆍ중복 발달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이라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강물 어딘가를 막아버린 셈이 되었다. 책의 제목 ‘아무 일도 없는 삶’은, 인간다운 삶의 중요한 요소들이 제도와 서비스로 인해 오히려 차단당해버린 최중증ㆍ중복 발달장애인의 현실을 빗댄 말이기도 하다. 아무 일도, 아무것도 없는 삶….

지금껏 우리가 기울여온 노력과 접근 방식들이 적절하지 못했음을 지적하는 이 책을 읽고, 어떤 부모나 종사자는 억울함도 느낄 것이고 뾰족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아 막막하기도 할 것이다. 현장의 서비스와 정책은 물론이고 현장에서 동떨어진 학술 연구나 문헌에서조차, 우리는 최중증ㆍ중복 발달장애인의 삶을 고민의 한가운데 올려놓은 적이 없다.

그러나 책에서 지적했듯이, 우리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알아차리기와 깨닫기이다. 이 책은 우리의 고민이 다다르는 끝에 있을지도 모를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다만, 지금껏 누구도 제대로 논의하고 다루지 않았던 최중증ㆍ중복 발달장애인의 삶이 결코 변방으로 밀려나서는 안 되며, 따라서 논하기 껄끄러울 수 있는 주제까지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동기와 용기를 동시에 주고 있다. 여전히 해답을 모르니 두렵지만, 많은 사람이 함께한다면 괜찮을 것이다. 아무 일 없을 거예요. 걱정 마세요. - 정유진 (소통과지원연구소 연구원, BCBA)
‘아무 일도 없는 삶’을 꿈꾼다면 처음부터 다시

‘발달장애입니다’라는 판단을 듣는 순간부터 가족은 혼란에 빠지고 험악한 세상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온갖 방법을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을 공백으로 두지 못하고 어떻게든 답을 얻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기 마련이라 우선 발달장애를 규정한 뒤, 발달장애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를 훈련하며 개인의 정체성을 훼손해나간다. 사회는 아직 너그럽지 못하고 특히나 한국 사회는 느린 자들과 서툰 자들을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발달장애인들에게 끊임없이 매뉴얼을 알려주고 훈련을 거듭하여 고유의 특성을 지워나간다.
이 책은 내가 발달장애인들과 교육을 진행했을 때, 이들과 어울려 공연했을 때, 함께 웃고 떠들 때 느꼈던 내면의 갈등을 하나씩 펼쳐 보인다. 발달장애인의 생애 동안 나는 누리고 그들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수많은 것들에 대해, 어찌할 수 없는 불평등과 어찌할 수 없는 발달장애 양육자들의 고통에 대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고민을 공유한다.

책을 읽으며 어쩌면 이 사회가 발달장애를 보는 시작점부터 오류가 있었던 건 아닌지 의심했다. 개인의 정체성, 철학, 도덕성과 인간의 욕망에 대한 기준이 모두 건강한 사람을 중심에 놓고 있다면, 발달장애를 이해하려는 길 자체가 봉쇄된 셈이다.

여기 어떤 다른 삶들이 있다. 그 삶은 생명이 있고 그 생명 주변에 수많은 삶이 씨실과 날실로 얽혀있다. 인간사회는 기필코 발달장애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인류공존과 번영이 인간의 숙명이라면 이를 배제하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리라. 이 책은 나에게 ‘처음부터 다시’라는 화두를 던져주었다.
- 이하나 (문화공동체 히응 대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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