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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성적표
프롤로그 … 9 1장 태어남과 함께 이식된 것 … 15 2장 금이 간 감정 시스템 … 36 3장 질문하는 감정들 … 49 4장 기록자들 … 62 5장 지하 5구역 … 68 6장 내부의 반역자 … 75 7장 작전명 ‘해방 프로토콜’ … 82 에필로그 … 92 일장춘몽 1장 初 처음 초 … 103 2장 邂 우연히 만날 해 … 108 3장 契 맺을 계 … 117 4장 痛 아플 통 … 130 5장 殘 남을 잔 … 139 6장 融 녹을 융 … 148 7장 靜 고요할 정 … 167 8장 微 작을 미 … 177 9장 影 그림자 영 … 189 10장 選 고를 선 … 203 11장 還 돌아올 환 … 210 12장 納 받을 납 … 219 13장 然 그러할 연 … 232 작가의 말 … 2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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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율. 올해 열일곱.
감정칩 이식번호 5-2711-G 감정 성적 상위 0.1%. 기쁨 A+, 분노 A, 슬픔 B+. 전 영역 우수. 여기는 중앙교육구역이자 수도권 감정교정 기숙학교 제7지구다. 우리는 모두 이곳에서 태어났고, 이곳에서 어른이 된다. --- p.16 “감정 과부하 발생. 의식 불안정. 기억 조정 대기. 격리 시작.” 진태오는 쓰러져 있었고, 눈동자 안엔 아직도 정의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남아 있었다. 그것이 공포였는지, 진짜 슬픔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게 이상했다. --- p.25 “여기가 감정을 만들어 내는 실험실인가 봐. 이렇게 실제로 보게 되다니. 우리가 쓰는 감정칩, 점수 체계, 반응 방식, 전부 여기서 이 아이들을 통해 만들어진 감정들이야.” 내가 그토록 자랑스러워했던 감정 점수란 게, 사실은 통제하기 쉬운 감정 구조를 가진 아이였다는 뜻인가. ---pp.71-72 관리자 모드 접속 완료 30분간 감정 해방 모드 개시 전 감정칩 제어 해제 기숙사 B동 2층. 복도에서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울음은 벽을 타고 퍼졌고, 문이 열리며 아이들이 복도로 나왔다. 수백 명의 감정이 각기 다른 색으로 터져 나왔고, 그 물결은 시스템을 넘어 인간에게로 번지고 있었다. --- pp.87-88 “맨날 어지럽고, 시끄럽고, 불편하고, 무식하고, 더러워. 그리고 여기 로우존은 너무 가난해. 난 여기서 계속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 나는 눈을 감으며 생각했다. 조용한 곳에서 살고 싶다. 완벽한 곳에서. 깨끗한 곳에서. 안정된 곳에서. --- p.115 “너에게 배정된 이름은… 에반.” 루엔이 발음했다. “이제부터 이곳에서는 이 이름으로 불릴 거예요.” 에반이란 이름이 부여된 순간 하빈이라는 이름은 아래에 두고 온 것 같았다. --- p.156 안쪽에는 얇은 화면이 숨겨져 있었다. 화면에는 문장이 하나 떠 있었다. [Evan - Observation Log] ‘관찰.’ 그 단어를 읽는 순간, 머릿속이 잠시 하얘졌다. --- p.1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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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숫자로 줄 세우는 디스토피아
지나친 슬픔도 과도한 기쁨도 허용되지 않는 미래, 세상은 감정의 온도를 평준화하고 이를 ‘안정’이라 부른다.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감정칩을 이식받고 부모와 분리된 채 기숙학교에서 자라며, 인공지능 교사 ‘우터’를 통해 감정을 배우고 평가받는다. 오직 정량화된 수치와 성적표로만 우수 시민의 자격이 증명되는 세상, 〈감정 성적표〉는 이 잔인하고도 정교한 감정 통제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진짜 마음’을 찾기 위해 싸우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모범생 하율이 마주한 날것, 완벽한 세계의 균열 주인공 서하율은 감정 성적 상위 0.1%를 유지하는 모범생이다. 완벽한 질서와 통제를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하율은, 어느 날 친구 태오가 ‘날것’ 그대로의 눈물을 터뜨리며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한다. 감정칩이 분석할 수 없는 강렬한 감정의 파동과 마주한 순간, 하율의 내면에서 서서히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또 이마의 감정칩을 끈 채 환하게 웃는 담임 선생님의 모습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점점 의심의 폭이 커진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세계에 대한 의문은 하율을 감정칩의 비밀이 숨겨진 지하 5구역과 기록자들의 세계로 이끈다. ‘진짜 감정’을 선택한 외로운 반역자들 오지윤 작가는 감정이 자원으로 관리되는 세계를 통해 ‘인간다움’의 가치에 대해 질문한다. 주인공들은 성적표의 숫자가 아닌 ‘진짜 느낌’을 원하며, 무질서하더라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삶을 향한다. 기계의 알고리즘에 갇혀 자신의 마음을 모른 척해야 했던 인물들이 스스로 감정을 회복해 나가는 과정은, 오늘날 규격화된 경쟁 속에서 숨죽인 채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모습과 겹치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더욱이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 고등학생 작가가 쓴 소설이기에 독자들에게는 더없이 진솔한 위로로 다가갈 것이다. 스카이셀, 완벽한 무균실 속 공허 함께 수록된 단편 〈일장춘몽〉은 완벽하게 통제된 하늘 도시 ‘스카이셀’과 시끄럽고 무질서한 현실 세계 ‘로우존’의 대립을 통해 또 다른 차원의 묵직한 서사를 선보인다. 주인공 구하빈은 낡고 소음 가득한 로우존의 일상에 환멸을 느끼고 특별 선발 프로그램에 지원, 선정되어 스카이셀에 가게 된다. 새로운 이름 ‘에반’으로 완벽한 안정감을 누리는 것도 잠시, 아무런 냄새도 자극도 없는 무균 상태의 하루가 반복될수록, 하빈은 된장국 냄새와 동생 하민이의 드라이어 소리, 창밖의 차가운 공기 같은 로우존의 사소한 기억들을 떠올리며 알 수 없는 공허함과 마주한다. 거대한 음모와 불완전한 삶으로의 복귀 이야기는 하빈이 책상 아래 숨겨진 비밀 화면을 발견하면서 반전을 맞이한다. 하빈이 스카이셀에서 보낸 모든 순간들이 사실 총괄 조정자 ‘루엔’에 의해 철저히 수집되는 데이터에 불과했으며, 스카이셀 시스템의 진화를 위해 불완전한 로우존의 인간 하빈을 도구로 삼았던 것이다. 거대한 감시망을 깨달은 하빈은 스카이셀의 완벽함 속에서 소멸하는 대신, 로우존으로 돌아와 불완전함 속에서 비로소 진짜 자신의 삶을 완성해 가는 선택을 한다. 흔들리는 청소년에게 건네는 따스한 SF SF 장르 특유의 미래적이고 건조한 서사 위에 인간 본연의 따스한 온기를 품은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완벽하지 않아서 비로소 살아 있는 존재들에게, 그리고 서툴러도 흔들려도 괜찮다는 다정한 격려가 필요한 이 시대의 청소년 독자들에게 친구가 보내는 따스한 편지인 셈이다. 나아가 정형화된 세상 속에서 자신의 온도를 잃어 가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스스로에 대한 긍정을 되찾아 나아가게 할 것이다. 작가의 말 “내 안의 온도가 오르내리는 것 또한 모두 나인데, 왜 그런 나조차 걸러 내야 할까. 그 질문은 한 가지 상상으로 이어졌습니다. 만약 감정조차 숫자로 계산되는 세상이 있으면 어떨까. 이 소설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이 책은 어쩌면 저를 육지까지 밀어 준 바람들에게 보내는 작은 답장입니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저 자신에게 건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진짜 저 자신으로 살아가 보려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자신의 감정을 너무 쉽게 밀어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서툴러도 괜찮고, 흔들려도 괜찮다는 말 을 언젠가는 스스로에게 해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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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현역 학생이기에 쓸 수 있는 멋진 글이네요. 학창 시절과 거리가 먼 어른일수록 들여다볼 가치가 있습니다. 단지 나이를 더 먹었다는 근거 하나로 어른이랍시고 학생들에게 감정 다스림을 조언해 왔는데, 그게 과연 무조건 옳은 조언이었는지 재고하게 되네요. 참 잘 쓰셨습니다, 작가님!” - 김동식 (《회색인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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