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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소뵈르 박사의 주말 옮긴이의 말 |
Marie-Aude Mur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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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앓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한
소뵈르 박사의 치료는 계속된다 2015년은 프랑스에서 샤를리 에브도 테러가 일어난 해일 뿐 아니라 유럽의 난민 문제가 최고조에 달한 해로도 기억된다. 다섯 살짜리 시리아 난민 쿠르디의 시신이 지중해 터키 해변에 밀려와 전세계에 충격을 주었던 바로 그 해다. 안데르센상 수상 작가 뮈라이유는 따뜻한 인공조명에 비친 세계를 그리면서도 결코 비극적 현실을 잊지 않는다. 이번에는 이라크에서 탈출한 하다드 가족을 등장시켜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도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려는 가족 개개인의 어려움을 그려낸다. 끔찍한 사건을 겪고 고향을 상실한 뒤 새 삶을 시작해야 하는 가족만큼 적극적으로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이 또 있을까. 소뵈르는 하다드 가족에게 손을 내밀어 흑백의 세상에 갖혀 지내던 어린 라자를 빛의 세계로 이끌어내고 새로운 문화에 적응해가는 젊은 엄마 디나에게도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한편, 디지털 문화의 부상으로 빚어지는 갖가지 혼란도 중요하게 그려진다. 게임을 하느라 걸핏하면 수업을 빼먹거나 부모의 말보다 유튜브 영상을 신봉하는 아이들, 학생들을 따라잡기 버거워 자신의 낡은 교수법에 대해 회의하는 초등 교사 등은 전세계가 맞닥뜨리고 있는 정신적 위기의 한 축을 보여준다. 그러나 아이들에게서 디지털 기기를 빼앗는 것이 해답일 리 없다. 소뵈르는 아이들이 어른들과 엄연히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전제를 받아들인다. 성정체성 혼란으로 남자아이가 되고 싶은 엘라와 심란한 가족 문제를 어수선한 과잉 행동으로 넘겨보려는 블랑딘은 비교적 진부한 문제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지만 소뵈르가 찾은 해결책은 결코 뻔하지 않다. 소뵈르는 엘라가 엘리오트라는 남성형 필명으로 소설을 쓰고 블랑딘이 유튜브 인형극을 제작하는 모습을 주의깊게 관찰하며 아이들의 창작 의지가 훌륭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음을 간파한다. 비록 지금은 문제상황에 처해 있지만 창의적인 어린 내담자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극복해 나갈 것이며 언젠가 근사한 창작자가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이다. 『소뵈르 박사의 주말』에서 주인공 소뵈르가 각각의 내담자들과 나누는 대화를 들여다보면 저마다 다른 상황에 맞는 이야기의 흐름에 감탄하게 되는 동시에, 모든 사람들이 처한 문제들이 얼마나 복잡하고 심란한지 이해하게 된다. 소뵈르와 루이즈의 관계나 레즈비언 커플의 비배우자 인공수정 같은 소재는 꽤나 급진적이라 머나먼 의제처럼 보이지만 여러 질문들을 던져볼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 어딘가 상처 입고 슬픈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이다. 정체성을 찾아 헤매는 아이들과 이혼이나 재결합 문제로 혼란스러워하는 가족들, 스스로 초래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 늘상 존재하면서도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은 소뵈르 앞에서 비로소 이름을 얻고 출구를 찾는다. 부서진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짊어진 '구원자'의 역할에 대해 고뇌하면서도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곁을 내주는 소뵈르는 여전히 상담 중이다. 마리 오드 뮈라이유의 이 깊은 휴머니즘이야말로 이 시리즈가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